새해에도 조선일보는 ‘기승전-반문’
새해에도 조선일보는 ‘기승전-반문’
[비평] 태극기 세력 품는 조선일보…조선 비판했던 친박 인사 “요즘 조선일보답다는 말 들려”

조선일보는 김대중 고문 칼럼으로 새해 아침을 열었다. 김 고문은 지난 1일 칼럼에서 문재인 정부에 “경제는 갈팡질팡이 드러날까 두려워 진흙탕을 텀벙텀벙 가는 형국이고, 안보 분야는 친북원미(親北遠美)로 방향이 정해진 것 같다”면서 “지금대로 가면, 아니 문 정권이 총선에서 이기고 트럼프가 재선되면 한·미 관계는 종말로 간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악담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내며 위기를 조장했다. 그는 “안보 장사꾼인 트럼프는 반미 데모가 횡행하는 데다 방위비 분담마저 인색한 한국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의 중심부에서 연일 반미 데모와 ‘김정은 칭송’ 쇼가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현상은 결국 ‘미국 떠나고 북한 들어오는’ 한반도 정세 역전의 상징적 예고”라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 한 사람이 이렇게 나라를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며 “우리는 생살여탈권을 쥔 것으로 착각하는 또 다른 갑(甲)을 왕(王)으로 뽑은 것”이라고 맹비난을 가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문재인 정부 행보는 “북한의 ‘선의’에 매달리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미소와 아부를 보내는 데 올인했다”고 폄하했다. 2019년에도 이 신문의 ‘반(反) 문재인’ 논조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가늠할 수 있는 칼럼이다. 김 고문은 조선일보 사장실이 있는 ‘본사 6층’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 2019년 1월1일자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 칼럼.
▲ 2019년 1월1일자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 칼럼.
비단 김 고문만이 아니다. 양상훈 주필도 지난해 12월27일자 칼럼에서 문 대통령 인신을 맹공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문제는 지적 능력이 아니라 폐쇄성에 있다. 1970년대 리영희에게 빠진 이후 관심사와 선호가 수십 년째 닫혀 있다. 한국 보수보다 북한을 더 좋아하고 미국보다 중국을 더 좋아한다”고 단정했고, “문 대통령에게 이 세상은 ‘우리 편’과 ‘나쁜 ×들’의 싸움터다. 마음속에 이런 강렬한 적의를 품고 있는 사람은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거의 한 눈은 감고 있는 것과 같다”며 편협한 인물로 묘사했다. 

양 주필 칼럼은 지난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은 뒤 보다 수구화했다는 평가다. 강 의원은 작년 5월 북한의 비핵화 조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양 주필 칼럼에 격분해 “양상훈의 기회주의적 행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중인격자를 두고 있으면 조선일보도 이중인격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런 거짓보수는 당장 파면해야 조선일보의 명예를 지킬 수 있다”고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에게 ‘주필 파면’을 요구했다. 조선일보 일각에서도 이 사건 이후 양 주필이 굴복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다.

조선일보의 ‘문재인 혐오’ 또는 ‘반 문재인 정서’는 새해에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방상훈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조선일보는 일관된 논조와 단합된 힘으로 외풍을 슬기롭게 극복했다”며 “사회 각계각층에서 많은 분들이 ‘조선일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문을 잘 만들고 있다’며 본지를 응원해줬다. 조선일보에 대한 기대와 응원도 과거 어느 때보다 매우 컸던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이는 기존 보수 진영에서 이탈했던 ‘태극기 세력’이 되돌아오는 현상과 맞닿아있다.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조선일보도 박근혜 정부 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립하며 정권과 긴장 관계였다. 특히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이 이끈 특별취재팀은 탐사보도로 ‘최순실 게이트’ 포문을 열었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왼쪽)과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오른쪽). ⓒ연합뉴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왼쪽)과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오른쪽). ⓒ연합뉴스
보수 인터넷 매체들과 극우 인사들은 2016년 8월 대우조선해양 청탁과 접대 논란으로 회사를 떠난 송희영 전 주필을 매개로 조선일보에 맹공을 가했다. 당시 조우석 KBS 이사는 “(송희영 주필이) 쓰는 글의 대부분은 경제민주화 쪽을 지지하는데, 조선일보라는 신문의 정체성과 심하게 부조화스럽다”, “지금 그 신문은 특정 지역 출신들이 논조를 좌우하고 있는데, 송희영 역시 그쪽”이라면서 송 전 주필의 출신지(전남 영암)까지 문제 삼으며 지역주의를 자극했다. 

이진동 전 사회부장은 최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처럼 조선일보와 청와대가 대립하던 때 박근혜 청와대가 방 사장에게 기자 8명을 해고하라는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종합해보면 일련의 사태는 극우 진영과 박근혜 청와대가 한 목소리로 조선일보와 방 사장을 압박한 정황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극우 진영과 조선일보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감지된다. 월간조선 편집장을 지낸 펜앤드마이크 대기자 김용삼씨는 지난해 12월 칼럼에서 “송희영이 조선일보 주필로 활동한 시기와 조선일보가 보수 정론지 입장에서 일탈했던 시기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삼씨는 “요즘 ‘조선일보가 변했다’는 말이 주위에서 들린다. 이제야 ‘조선일보다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두 기둥을 굳건히 지키는 신문으로 어느 정도 선회했음을 피부로 실감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돌아온 태극기’는 조선일보가 ‘반 문재인’ 논조를 강화할 명분이 되고 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8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그럼 2019-01-04 08:21:19
문 정권이 총선에서 이기고 트럼프가 재선
=> 그렇게 생각하면 이기는쪽에 붙으세요 나불거리지말고

누들 2019-01-03 18:20:31
이미 좃선은 맛탱이가 갔어...

ByTGE5 2019-01-03 17:42:12
기승전 친문은 양적폐 끝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