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일고시원 49재 “최저주거 기준, 강제해야”
국일고시원 49재 “최저주거 기준, 강제해야”
생존자 “참사 때만 관심 반짝, 재발방지대책 지극히 미흡”

국일고시원 참사 생존자들이 희생자 49재를 올리기 전 참사 현장에서 “재발방지를 논하려면 최저주거 기준부터 법으로 강제하라”며 정부·국회에 입법 논의를 촉구했다.

피해생존자들과 2018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주거권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9일이 지나는 동안 어떤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고 생존자들 회복도 요원하다”며 정부기관에 근본 대책을 요구했다. 27일은 고시원 화재 참사로 입주자 7명이 사망한 지 49일이 되는 날이다.

▲ 국일고시원 참사 생존자와 2018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등은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참사 현장 인근에 임시 분향소를 설치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 국일고시원 참사 생존자와 2018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등은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참사 현장 인근에 임시 분향소를 설치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이들은 최저주거 기준 강행규정 도입을 주장했다. 법상 최저주거기준을 심각히 위반하면 상한선 없는 벌금을 부과하는 영국과 달리 2015년 제정된 한국 주거기준법은 처벌조항 없는 권고규정만 둔다.

회견에 참가한 박동수 서울세입자협회 대표는 “전 국민이 최저기준 이상의 주택에서 생활하는게 고시원 참사를 제대로 막는 길”이라며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최저임금을 정하고 건강권·생명권을 위해 산업재해보상법 시행령을 개정하듯이 최저주거 기준을 강행규정으로 입법해 취약계층 삶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거취약계층에 관심은 참사 때만 집중됐지 피해자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단 증언도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참사 바로 다음 날 발표한 긴급주거지원 대책이 예다. 국토부는 피해 생존자에 6개월 긴급 임대주택을 제공한 후 20년간 매입임대주택으로 옮기도록 지원하겠다 밝혔다. 그러나 대책은 구청·동주민센터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데다 동주민센터는 피해자들에 충분한 설명없이 ‘6개월 임대주택에 살 거냐, 말 거냐’만 물어 입주를 포기한 피해자가 생겼다.

이동연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아무것도 없는 생존자들이 텔레비전, 냉장고 등 세간살이를 사서 들어갔는데 6개월 이후 퇴거당해야 한다면 누가 가겠느냐”며 “20년 동안 지원될 임대주택은 대부분 경기도 근처 외곽지역에 있다. 도시빈민의 삶은 교통의 요지에 주거지를 둘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긴급거처로 임대주택을 택한 사람은 32명 중 10여명 수준인 걸로 파악된다. 나머지는 여전히 고시원에 삶을 욱여넣고 있다”고 말했다.

▲ 2018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주거권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 2018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주거권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 참사 후 국일고시원 3층 입구 풍경. 사진=손가영 기자
▲ 참사 후 국일고시원 3층 입구 풍경. 사진=손가영 기자

참사 직후 피해자들은 시·구청에 ‘피해자들이 모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들을 도와준 지자체 기관은 없었다. 알음알음 모인 피해자 12명은 참사 한달 후쯤 건물주, 고시원장, 소방당국 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논의하는 대책모임을 만들었다.

이동연 활동가는 “생존자, 유가족의 원성이 가장 높은 부분이다. 트라우마 치유에도 피해자들이 함께 모이는 것은 중요하다”며 “문제가 있으면 권한을 행사하게 신호등 역할을 하는 게 행정기관이 할 일”이라 지적했다.

고시원 3층에서 최후로 탈출한 이춘삼씨는 소방당국의 실책을 탓했다. 이씨는 “소방대원들이 20여 분간 소방수를 뿌리지도 못하고, 구조 사다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걸 목격자들이 똑똑히 봤다. 이삿짐 하나 올리는데도 사다리로 쭉 올린다. 초동조치가 잘 됐다면 희생자 절반은 살 수 있었다. 이 점이 개선돼야 2·3번째 국일고시원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원하는 오세범 대한변호사협회 생명존중재난안전특위 위원장도 “소방당국의 대처를 목격한 생존자들이 이렇게 여기서 떠날 순 없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진상이 밝혀지길 요구하고 있다”며 “소방당국에 평균적으로 기대하는 적절한 조치를 해줄 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참사 현장 앞 인도엔 2평 규모의 임시 분향소가 설치됐다. 피해자들은 참사 직후 고인의 억울한 처지를 달래고 장례라도 제대로 치르도록 임시분향소 설치를 계획했지만 ‘민원이 들어오면 바로 철거해야 한다’는 제도적 문제로 설치를 미뤄왔다.

피해생존자와 2018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등은 일일 임시 분향소 설치를 시작으로 오후 6시30분 49재를 올린 뒤 7시부터 추모문화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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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 2018-12-28 11:55:34
최저 주거 기준을 강제.... 좋은 말이다. 좋은 시설을 강제하여 고시텔도, 원룸도 시설 개선을 강제 해야 한다.
그래서 비싸지면 안되니까 월세도 얼마이상은 못받게 강제 해야 한다. 다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
그러면 저런 나쁜 주거시설은 없어질 것이다.
아니면 저런 형태의 고시텔, 원룸등의 주거시설 자체가 다 없어지거나..... 그러면 돈없는 사람은 어디가지......
어디가긴 노숙이나 해야지... 아니면 값싼 여인숙 월세방이나... 아참 여인숙도 주거시설이니 좋은 시설로 강제해야지...

바람 2018-12-27 19:02:03
안타깝다.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국토부에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넣어서 재발방지 입법을 부탁하는 방법이나 국회의원을 찾아갈 수 밖에. 이렇게 국민들의 삶이 어렵다. 이럴때일수록 더욱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