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공감한 경향신문, 슬픔이 불편한 조선일보
슬픔에 공감한 경향신문, 슬픔이 불편한 조선일보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신문 약자 위한 ‘4개의 성탄절’, 추모가 불편한 조선일보 “분향소로 뒤덮인 도심”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성탄절.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로 숨진 ‘주거 난민’ 7명을 기리는 거리 추모미사와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서 고공농성 409일째로 세계 신기록을 세운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박준호 사무장과 홍기탁 전 지회장을 위한 캐럴이 울려 퍼졌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숨진 비정규직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미사도 열렸다. 그 옆에선 시리아와 이집트 난민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예배도 열렸다.

사회적 약자 위한 ‘4개의 성탄절’ 다룬 경향신문

▲ 경향신문 26일자 1면 사진기사(위)와 10면 관련기사(아래).
▲ 경향신문 26일자 1면 사진기사(위)와 10면 관련기사(아래).
▲ 한겨레신문 26일자 1면.
▲ 한겨레신문 26일자 1면.
경향신문은 성탄절 다음날인 26일 신문 1면에 이들 4개 미사와 예배 사진을 실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온 예수 탄생의 의미를 기리는 25일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성탄절 미사와 예배 사진으로 2018년 한국의 겨울을 상징했다.

경향신문은 26일자 1면 사진에 이어 10면에도 “여기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 가장 가슴 아픈 이에게 은총을”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파인텍 고공농성장의 성탄’을 다뤘다. 이 기사엔 409일째 고공농성 중인 박준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사무장이 굴뚝 위로 올라온 신부와 목사와 함께 한 의료진에게 건강검진을 받는 사진도 함께 실렸다.

한국일보도 26일자 10면에 파인텍 고공농성장 사진과 함께 ‘기쁜 성탄절, 슬픈 신기록… 굴뚝농성 409일’이란 제목의 기사로 사회적 약자를 다뤘다. 한겨레신문도 26일자 1면에 ‘굴뚝 위 409일…성탄절 슬픈 신기록’이란 제목의 머리기사와 함께 두 사람이 농성하는 굴뚝 사진을 실었다.

추모가 불편한 조선일보 “분향소로 뒤덮인 도심”

조선일보는 다른 신문이 사회적 약자들의 농성과 추모를 불편해 했다. 조선일보는 26일자 12면에 ‘추모 앞세운 또다른 시위… 분향소로 뒤덮인 도심’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국일고시원 희생자 추모미사와 광화문 김용균씨 분향소 등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동화면세점 앞에 보수단체가 세운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분향소를 한꺼번에 소개하며 “서울지하철 광화문역 반경 300m에만 (분향소가) 4곳이다. 죽은 이들을 추모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좌우(左右), 노정(勞政)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26일자 12면.
▲ 조선일보 26일자 12면.

조선일보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과 주거 난민의 죽음을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자살 뒤섞어 좌우 갈등 또는 노정 갈등으로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도심에 들어선 분향소 대부분은 불법”이라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 유일하게 이해 당사자가 아닌 시민의 목소리를 담았는데, 그 시민은 조선일보에 “오랜만에 나온 광화문이 상가(喪家)처럼 변해 있어 마냥 성탄절을 즐기기도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놓치지 않고 ‘시민들, 광화문 상갓집된 듯’이란 작은 제목으로 담았다.

조선일보는 아직 들어서지도 않은 분향소 설치예정에도 불편해 했다. 조선일보는 홈리스공동행동이 27일 국일고시원 앞에 세울 예정이라고 소개한 뒤 곧바로 화재로 7명의 숨진 국일고시원을 운영하던 원장에게 분향소 설치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고시원을 운영하던 원장은 조선일보에 “(분향소 설치를) 고시원 입주민 5~6명이 관여하는 것으로 안다. 그중 2명은 불이 안 난 2층에 살던 주민”이라고 했다. 2명은 당사자도 아닌데 분향소 설치에 관여한다는 불편한 심정이 엿보인다. 날도 추워지는데 거주 난민인 국일고시원 피해자 후속 지원이 어떻게 돼 가는지 취재해야 할 마당에 고시원 운영자의 해명만 들은 셈이다.

한국일보 “발전공기업 외부인력 더 늘렸다”

한국일보는 26일자 8면에 ‘에너지 민영화 정책, 발전공기업 외부인력 더 늘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부의 민영화 정책 때문에 최근 5년 사이 발전공기업들이 외부화 비율을 더 늘렸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비정규직 김용균씨의 안타까운 사고를 추모에만 머물지 않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을 짚었다.

▲ 한국일보 26일자 8면.
▲ 한국일보 26일자 8면.

한국일보는 35개 공기업 임직원 대비 외부인력 비율은 2013년 32.8%에서 2018년 40.6%로 해마다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발전공기업들의 외부인력 비율이 전체 공기업의 외부인력 비율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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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8-12-26 11:36:46
조선일보는 진보/보수 할 것 없이, 시민의 의사 표현이 불편한가 보네. 약자인 국민이 어디에 하소연하겠는가. 저들이 폭력을 행하지도 않았는데, 뭐가 그리 불편할까. 국민이 광화문에서 사라지길 원하는가. 국민의 자유 행위를 막는 것은 공산주의 국가나 가능한 일인데, 조선일보는 도대체 어떤 국가를 원하는 거지? 한국은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 아닌가.

윤영섭 2018-12-26 10:08:25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외에 다른신문은 이런 내용이 거의 없었는데 타언론사는 거론하지 않고 왜 유독 조선일보만을 강조하죠? 언론사마다 각각 보도지침과 편집방향이 있잖아요.미디어오늘은 언론노조와 민노총기관지인터넷매체라라고 들었는데요.오늘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내용들이 매우 편향적입니다.청와대와 여당에는 관대하고 야당과 대기업과 보수진영에는 매우 비판적이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