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일보 60기 수습기자 2명이 KBS로 이직한 것을 두고 조선일보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방송사 최종 실무평가에 응시하기 위해 조선일보 최종 면접에 불참한 사례도 나타나 “인재들이 조선일보를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선일보 60기 수습기자 11명은 지난 3일 입사했다. 이 가운데 KBS 신입 공채에 합격한 수습기자는 3명. 이 중 2명이 KBS로 이직하고 나머지 합격자 1명은 조선일보에 남았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 전현석)이 지난 20일 발행한 노보에는 인재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일보 상황이 담겼다. 조선일보에 남기로 한 수습기자에 한 조합원은 “KBS 처우가 더 나을텐데 가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했고, 다른 조합원은 “조선일보, 그리고 신문의 자존심을 그나마 살려줬다”고 평했다.

방송사 최종 실무평가에 응시하기 위해 조선일보 최종 면접에 불참한 사례도 있었다. 노조에 따르면 이 가운데 조선일보 인턴 출신도 있었다. 한 조합원은 이에 “언론 지망생들이 신문보다 방송을 더 선호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면서도 “본지에서 인턴까지 한 지원자들이 최종 면접 대신 방송사 실무평가를 택한 건 씁쓸한 일”이라고 말했다.

▲ 조선일보 사옥 간판. 사진=미디어오늘
▲ 조선일보 사옥 간판. 사진=미디어오늘
조선일보는 수습뿐 아니라 경력기자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편집국의 한 부서는 약 한 달 간 시도 끝에 경력기자를 뽑을 수 있었다.

노조는 “과거에는 조선일보 경력기자 채용 소문이 나면 지원자가 몰렸는데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는 한 조합원 발언을 인용한 뒤, “지난 수년간 경력기자 연봉 책정 시 본지 동기 기준이 아니라 원래 다니던 회사 월급에 일정 금액을 더 주는 방식으로 했는데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경력기자를 차별한다’는 소문이 돈 게 원인 중 하나로 알려졌다”고 분석했다.

노보에 따르면, 한 조합원은 “조선일보 조직 문화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도 인재 채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테면 ‘조선일보에는 출입처에서 잠을 자며 일하는 기자가 있다’, ‘아직도 고성 막말을 하는 부장이 있다’, ‘일 때문에 휴가도 못 가게 한다’ 등의 이야기들이 언론 지망생과 기자들 사이에 돌고 있다는 것.

노조는 한 조합원 발언을 인용해 “조합원 처우 개선과 함께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회사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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