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2기’ KBS “전사적 조직개편”
‘양승동 2기’ KBS “전사적 조직개편”
콘텐츠투자 위한 살림 감축, 조직 유연화와 직급제 개편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부에서 변화 강요받아”

연임에 성공한 양승동 KBS 사장이 내년 상반기 콘텐츠 중심의 전사적인 조직 및 직급체계 개편 계획을 밝혔다. 보궐 사장이었던 전 임기보다 속도감 있는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BS 내부 구성원들을 향해서는 통합을 강조했다.

양 사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양승동 2기’ KBS를 이끌어갈 로드맵을 밝혔다. 지난 4월 KBS 본관 로비 시청자광장(민주광장)에서 가졌던 23대 취임식과 달리 약 250명의 KBS 임직원들과 차분한 분위기 속에 취임 행사를 가졌다. KBS 이사진과 임원, 계열사 사장단 및 전국 방송총국장과 더불어 사내 직능단체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이경호, 새노조)와 KBS노동조합(위원장 정조인, 구노조) 등 양대 노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양 사장은 이날 “(연임이 결정된 뒤) 가장 많이 해주신 말씀은 ‘이제부터 소신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지난 8개월은 임기가 짧아 쉽지 않았지만 이제 큰 그림을 갖고 KBS 이끌어달라는 당부였다”며 “과거처럼 정권이 개입해 임명한 게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해 뽑은 사장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져달라, KBS 위기를 헤쳐 나가고 제대로 된 공영방송으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전했다.

▲ 12일 제24대 KBS 사장 취임식에 참석한 양승동 사장. 사진=KBS
▲ 12일 제24대 KBS 사장 취임식에 참석한 양승동 사장. 사진=KBS

이날 취임식엔 지난 10월 KBS 사장 후보자 정책설명회에 참석한 시민들 이야기를 엮은 영상이 마련됐다. ‘KBS에 관심을 가진 적 없었다’, ‘수신료 징수의 정당성을 모르겠다’, ‘독립성을 회복·유지하고 신뢰를 회복할 방안이 무엇인가’,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이 궁금하다’,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면서도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을 방법이 있나’, ‘인기 콘텐츠만 남고 다양한 콘텐츠가 사라질까 걱정된다’는 등의 시민 의견이 연이어 나왔다.

양 사장은 이어진 취임사에서 “지난 두 달 간 시민자문단 정책설명회, 국회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KBS 바깥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여야, 진보와 보수를 떠나 국민은 KBS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큰 위기임이 분명하다”면서도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향후 3년 임기 안에 달성한 목표로 △독보적 신뢰도·영향력 확보 △지상파뿐 아니라 온라인·모바일에서도 충분한 도달률 △최대한 효율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변화 등 세 가지를 뽑았다.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 확대를 위해 제작비를 제외한 살림을 감축하겠다는 재정운용계획도 밝혔다. KBS는 올해 간부 업무추진비 및 일부 사업 축소로 200억원대 긴축을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과제의 전제로 대대적 조직 개혁을 예고했다. 내년 상반기 콘텐츠 중심의 전사적인 조직개편 단행 이후 직급체계를 개편하고, 취재·제작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식년제와 명예퇴직 제도를 활용하겠다고도 밝혔다. 상부가 무거운 KBS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 사장은 “직급체계 개편을 통해 경륜 있는 ‘시니어’ 직원들이 적합한 업무에서 자긍심을 갖고 일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직전 임기에서 시작된 정책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양 사장은 “지난 10월 성평등센터가 출범했고 중규직 256명 일반직화에 노사가 합의했다.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외주상생도 KBS가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견인해 간다는 생각으로 앞장서서 실행해 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진실과미래위원회는 일부 논란으로 숨고르기를 해야 했지만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KBS 내부 구성원들을 향한 격려와 당부도 이어졌다. 양 사장은 “지난 8개월 동안 꽤 많은 일을 했다. 제작 자율성이 강화되면서 KBS 뉴스와 프로그램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최근 ‘가장 신뢰받는 미디어’ 2위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순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8위권 밖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라며 “KBS 구성원들에게 큰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 1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제24대 양승동 KBS 사장 취임식이 열렸다. 사진=KBS
▲ 1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제24대 양승동 KBS 사장 취임식이 열렸다. 사진=KBS

다만 그는 “혁신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몸에 밴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지 않으면 혁신은 이루지지 않는다”며 “아직도 지상파 독과점 시대의 사고방식에 젖어있지 않은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부로부터 변화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고 그 고통은 더욱 클 것”이라고 했다.

양 사장은 이어 “고(故) 신영복 선생의 말을 인용하겠다.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이다.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더 단단하다”며 “과거 10년 KBS 내부에 많은 갈등과 파행이 있었다. 이제 넘어서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된다면 진정으로 국민이 기대하는 KBS를 만들 수 있다”고 거듭 ‘하나가 되자’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이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취임식을 마쳤다.

양 사장은 1989년 공채 16기 PD로 입사한 뒤 21대 한국PD연합회장을 지냈다. 지난 2008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전신이 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행동’ 공동대표 출신이라는 점에서 개혁적 인사로 평가됐다. 고대영 전임 사장이 해임된 후 지난 4월부터 23대 사장 잔여 임기를 수행했다. 양 사장의 24대 임기는 오는 2021년 12월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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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8-12-12 12:58:25
양사장의 연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대는 많은것을 해줬고, 난 kbs에서 신뢰를 보았다. 국민의 공공성. 우리는 이번 kt사건과 ktx사태를 보며 느껴야 한다.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인력감축과 조직의 슬림화가 오히려 국민 생활을 위협하고 공공성을 파괴한다는 사실. 공영방송은 기업의 부패를 타겟으로 하고 청렴한 기업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기존 기업이 기분이 나빠 광고를 안줄 수 있다. 공영방송의 수익을 위해 기업과 부동산 광고만 해야하는가. 이번 sbs cnbc가 2억을 받고 부동산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은 개인적으로 충격이 컸다. 수익만 보지말고, 전체적인 균형과 공공성 신뢰회복이 먼저라고 본다. 솔직히 삼성에 미움받으면, 광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게 한국미디어 현실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