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지정 ‘세계 장애인의 날’인 12월3일, 경찰이 국회 앞에서 장애인 복지 예산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 4명을 연행했다. 이들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 5개 장애인권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내년 장애등급제 폐지에 발맞춰 복지 예산 확대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장애인과 보호자 350여명이 국회 앞에 모였다. 그러나 이내 더 많은 경찰 병력에 둘러싸였다.

이날 장애인들은 각 당에 장애인복지 예산 확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장애계는 내년부터 장애등급제 폐지에 맞춰 유형별 장애인복지 수요를 맞추려면 애초 정부안인 2조 7000억원보다 8000억 더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국회 복지위원회는 장애인권 단체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내년도 예산안을 증액해 통과시켰다. 복지위는 활동지원·장애인연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등 영역에서 400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3일 오후 3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3일 오후 3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3일 오후 3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3일 오후 3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3일 오후 3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3일 오후 3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그러나 이 증액분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예산안이 법정 처리시한인 지난 2일을 넘기면서 비공식 회의체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소소위는 법적 근거가 없는 비공개 회의인 데다 속기록을 남기지 않아 밀실야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소소위에는 예결위원장과 여야 예결위 간사, 기획재정부 관계자만 참여한다.

이원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장장 5년 동안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는 투쟁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공약했다. 이 자리까지 와서까지도 예산을 제대로 책정하라며 싸워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노력하겠다는 립서비스는 5년, 10년 전부터 들어왔다. 가만히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장애등급제 폐지를 국민명령 1호 공약으로 지정했다.

집회를 시작한 지 1시간 30분가량 지난 오후 4시30분께 장애인의 부모 등 참가자들이 여야 원내대표와 면담을 요구하며 국회 정문 옆 울타리를 넘으려 했으나 현장 투입된 경찰에 가로막혔다. 영등포경찰서는 울타리를 넘은 부모 3명 등 4명을 현장에서 연행했다. 이들은 경찰서에서 3시간 조사받은 뒤 7시30분께 풀려났다.

▲ 3일 오후 4시30분께 발달장애인 부모 참가자가 국회의사당 정문 옆 울타리를 넘자 경찰이 진압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3일 오후 4시30분께 발달장애인 부모 참가자가 국회의사당 정문 옆 울타리를 넘자 경찰이 진압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3일 오후 4시30분께 발달장애인 부모 참가자가 국회의사당 정문 옆 울타리를 넘으려다 가로막히자 경찰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3일 오후 4시30분께 발달장애인 부모 참가자가 국회의사당 정문 옆 울타리를 넘으려다 가로막히자 경찰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집회 참가자들은 3일 오후 횡단보도와 국회도서관 진입로 등을 점거 농성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집회 참가자들은 3일 오후 횡단보도와 국회도서관 진입로 등을 점거 농성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오후 3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는 7시40분께까지 이어졌다. 사진=김예리 기자
▲ 오후 3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투쟁결의대회’는 7시40분께까지 이어졌다. 사진=김예리 기자

집회 참가자들은 물리적 진압에 항의하며 국회도서관 쪽 횡단보도와 진입로 등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갔다. 이날 집회는 밤 7시40분께 끝났다. 경찰은 이날 투입한 병력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양유진 전장연 활동가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경찰은 왜 울타리를 넘어왔는지 한 마디 묻지 않았고, 결국 결말은 연행으로 맺어졌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31년 만에 폐지되는 장애등급제 예산이 확보될지 알 수도 없고 물을 곳도 없다. 경찰의 물리적 벽뿐 아니라 예산안의 벽에도 가로막혔다고 느낀다”며 “진정한 장애인 복지 시스템을 갖출 예산이 통과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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