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신재생학회 원전 여론조사 큰 차이 왜?
원자력-신재생학회 원전 여론조사 큰 차이 왜?
원전 찬성 69.5% vs 원전 반대 57.4%… 산업부 “이해관계자 조사, 문항 따라 다 달라”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두고 한국원자력학회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의 여론조사 결과가 제각각이어서 그 배경이 의문이다.

이해관계에 있는 조사주체가 어떤 문항을 구성해 질의하느냐에 따라 조사결과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 원자력학회는 친원전 학계의 대표적인 집단이며, 신재생학회는 그 반대 입장에 있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한국원자력학회(회장 김명현 교수)와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공동대표 이덕환)는 지난 19일 ‘2차 2018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결과’에서 전기 생산 수단으로 원자력발전을 이용하는 것을 응답자의 69.5%가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들은 ‘현재 원전은 우리나라 전기생산의 약 30%를 정도를 담당하는데, 앞으로 원전이 차지하는 전기생산 비중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7.9%가 ‘유지하거나 늘려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28.5%는 ‘줄여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원자력학회는 ‘현재보다 많이 늘려야 한다’ 16.9%, ‘현재보다 약간 늘려야 한다’ 18.5%,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32.5%를 유지하거나 늘려야 한다(67.9%)고 세가지의 답변 비율을 묶어서 집계했다. 반면, 줄여야 한다는 항목은 ‘현재보다 약간 줄여야 한다’ 15.9%와 ‘현재보다 많이 줄여야 한다’ 12.6% 등 두 개의 답변(28.5%)만 묶었다.

▲ 한국원자력학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원자력 국민의식조사결과 그래프
▲ 한국원자력학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원자력 국민의식조사결과 그래프
▲ 한국갤럽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진=갤럽 여론조사 갈무리
▲ 한국갤럽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진=갤럽 여론조사 갈무리
다만 이들의 조사결과 우리나라 전기생산에 가장 적합한 발전원으로 응답자의 43.5%가 ‘태양광’을, 33.5%가 ‘원자력’을 꼽았다. 다음으로 ‘풍력’(10.2%), ‘가스(LNG)’(8.4%), ‘석탄’(1.7%)순이었다.

원자력발전 정보나 메시지와 관련해 신뢰하는 기관을 물어본 결과, ‘한국수력원자력’이 59.0%로 높게 나타났고, ‘원자력학계’ 58.4%, ‘환경단체’ 51.4%, ‘정부’ 48.1%, ‘언론’ 27.1%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두달 전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회장 진우삼)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이 학회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가 지난 9월17일 발표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발전소를 추가적으로 건설해야 할 때 어떤 발전소를 기피하는지’를 물은 결과 ‘원자력 발전소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47.1%로 가장 높았다. 이 학회는 석탄 발전소 35.6%였다고 밝혔다.

이 학회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발전소가 건설된다는 조건에서는 원자력발전소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57.4%였고, 석탄 발전소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30.0%였다고 전했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 6월26~28일 전국 성인 1001명에게 국내 원자력발전 방향을 물은 결과 14%가 ‘확대’, 32%가 ‘축소’, 40%는 ‘현재 수준 유지’라 답했고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특히 갤럽이 ‘원자력과 석탄화력 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묻자 응답자의 72%가 ‘찬성’ 답변을 한 반면, ‘반대’ 답변은 15%에 불과했으며 12%는 판단을 유보했다. 원자력학회의 질문 문항에는 ‘원자력 화력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정책’이라는 설명이 전혀 없었다.

▲ 원자력학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원자력 국민의식조사 7번 문항. 사진=보고서 갈무리
▲ 원자력학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원자력 국민의식조사 7번 문항. 사진=보고서 갈무리
▲ 한국갤럽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와 문항. 사진=갤럽 여론조사 갈무리
▲ 한국갤럽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와 문항. 사진=갤럽 여론조사 갈무리
이를 두고 산업통상자원부도 20일 해명자료를 통해 “설문조사는 조사주체, 목적, 설문내용, 표본추출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발표된 다른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이번 원자력학회 설문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온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과거 네 차례의 조사에서 원전비중을 확대한다는 응답은 모두 10% 내외에 불과했다고 밝혔다.(지난해 9월 신고리 공론화 조사 12.9%, 지난 6월 갤럽 조사 14%, 같은달 현대경제연구원 조사 10.4%인데 반해 이번 원자력학회 조사만 35.4%.)

산업부는 원자력학회 조사결과 적합한 발전원으로 태양광(43.5%)이 1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으로 이해된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설문결과 중에서 정부는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이 36.8%에 달하고, 원전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위험을 끼치는 중대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응답이 78.3%에 달한 점, 사용후핵연료 등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가 까다롭다는 응답이 82.6%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한국원자력학회는 반박입장을 내어 “설문조사 의뢰기관이 이해관계자라는 사실 하나만을 놓고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같은 논리라면 이전 환경단체에서 실시한 다른 설문조사도 신뢰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원자력학회는 “우리 학회가 2차례에 걸쳐 조사한 국민 인식과 현정부가 판단하는 국민 인식 간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어느 것이 진짜 국민 인식인지를 확인하고자 한다는 산업부의 뜻을 존중한다”며 “탈원전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가치중립적인 기관에 맡겨 우리 학회와 산업부가 공동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가 지난 9월17일 실시한 국민의식조사결과. 사진=조사결과 갈무리
▲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가 지난 9월17일 실시한 국민의식조사결과. 사진=조사결과 갈무리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구방법론 2018-12-02 17:13:31
연구방법론 교과서에서 설문 문항 작성할 때 한번에 한가지만 질문하라고 가르칩니다(더블배럴 회피). 이 문항( "원자력과 석탄화력 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은 전형적인 더블배럴 사례입니다. 이 문항에 찬성한 사람이 원자력발전 축소에 찬성한 것인지, 화력발전 축소에 찬성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핵발전 2018-11-29 11:36:04
핵 발전소가 바로 사라지긴 어렵죠 현재 차지하는 비율이 얼만데. 그런데 장기적으론 사라져야하는데, 대안을 세우고 대안부터 실현하면서 서서히 없애야하는데 핵 발전소 먼저 없앤다고 하고 대안을 찾으려니 사람들이 더 헷깔려합니다. 도시 전체가 신재생에너지로 돌아가는 곳이 있는데 이걸 국가단위에서 하려니 어렵죠. 핵발전소 짓는걸 막는건 당연한데 더 큰 문제는 핵폐기물 어찌할건지 폐기비용이 얼만지 최대한 상세히 들이밀면서 핵발전이 왜 없어져야하는지 다시 설명해줬으면 하네요 핵발전... 미래에 쓰일 비용에서 끌어써놓고 내 자식은 그걸 어찌 감당하라는건가요

평화 2018-11-29 09:47:22
땅도 좁은 한국에서 체르노빌처럼 사고 나면 그 지역은 평생 못산다. 요즘 추세를 보면, 언제나 매출/수익만 따지고 부작용/단점을 생각 하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