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김수현 내정에 “관료주도형 경제로 후퇴”
홍남기 김수현 내정에 “관료주도형 경제로 후퇴”
경제부총리, MB박근혜 때 고위관료 “경제관료는 어느정권에도 잘산다?…말 잘듣는 관료중심 경제내각”

문재인 대통령이 2기 경제사령탑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체제를 선택했다.

김동연 장하성 경제팀에서 생긴 불협화음은 없어지는 대신 관료에 의존하는 철저한 관리형 경제내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사실상 경제개혁은 물건너갔다는 실망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재부 경제관료는 정권이 바뀌어도 죽지 않고 승승장구한다는 것을 보여줬고, 노무현 정부 이후 이어진 ‘변양균 라인’이 건재함을 확인시켜준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춘천고 한양대를 나와 29회 행정고시를 통과해 임용됐다. 기획예산처에서 주로 공무원 생활을 했고, 노무현정부 땐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실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땐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통합된 뒤 기획재정부의 대변인과 정책조정국장을 역임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에 임명됐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노무현 정부 당시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을 할 때 홍 후보자는 예산기준과장으로 근무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서울대 도시공학과를 나와 박사학위를 환경대학원 도시및지역계획학으로 받았다.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을 하면서 종합부동산세를 주도했다가 조중동과 경제지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노무현 정부 말기엔 환경부차관을 5개월간 역임했다.

김수현 사회수석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동안 사회수석이 맡았던 탈원전이나 각종 경제개혁 관련 분야업무가 윤종원 경제수석 관할로 이관됐다. 윤종원 수석 역시 기획예산처 경제관료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때 산업경제과장, 청와대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뒤 이명박 정부 때도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 때 OECD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를 맡는 등 안정적인 탄탄대로를 걸어온 경제관료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의 경제정책은 윤 수석이 맡게 돼 사실상 기재부 관료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경제정책은 청와대에서도 정책실장이 아닌 경제수석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실장은 경제를 잘 모르니 윤종원 수석이 하면, 경제라인은 모두 경제관료들이 맡게 된다. 결국 관료주도형 경제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의 구조적인 개혁이나 재벌개혁과 같은 과감한 변화를 포기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특히 박근혜정권 때 정책 재탕으로 가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 대통령의 경제 인식이 안이하다는 것을 보여준 인사다. 경제문제를 돌파하고 분위기 쇄신의 기회를 놓쳤다. 암울한 인사”라고 혹평했다.

그동안 우려됐던 변양균 라인의 건재가 확인됐다는 평가도 했다. 박 교수는 “경제 뿐 아니라 경제수석인 윤종원도 변양균 라인이라는 점에서 변양균이 우리 경제정책의 숨은 그림자 권력 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변양균의 영향력이 크다는 말이 다시 확인된 게 아닌가 본다 ”고 주장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산철에 예산수장을 바꾼 것 자체에 대한 현실적 우려를 내놓았다. 정 위원장은 “예산 통과의 역할을 맡고 있는 기재부 장관을 국회 예결위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교체한 것은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홍남기 후보자는 사람이 온건하고 합리적이면서도 말을 잘 듣는 인사로 보인다. 말 잘 듣는 (관리형) 인사를 뽑은 듯하다”고 해석했다. 홍 후보자의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넘나드는 이력을 두고 정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경제관료들은 기술자이고, 실력이 문제다. 그 실력을 쓰기 나름이다. 하지만 장관이 됐으니 분명한 색깔을 갖고 해야 한다. 차관까지는 기술관료였다해도 이제는 따라만 가서는 안된다. 다만 내공이 얼마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패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패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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