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소장 위조 검사 기소만하고 끝인가?
검찰, 고소장 위조 검사 기소만하고 끝인가?
대검감찰본부 “사표수리, 감찰 안해…비위로 보기 어려워” 주광덕 의원 “검찰 상급자들 왜 묵인했는지도 감찰해야”

검찰이 2년 전 발생한 고소장 위조한 검사를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정작 내부감찰은 여전히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소장 위조 같은 공문서 위조 혐의는 징역형 만이 가능해 처벌이 무겁다. 이런 혐의를 처벌해달라고 기소한 검찰은 해당 검사 뿐 아니라 지휘 선상에 있는 검찰 간부 누구도 책임을 묻지 않아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12월 경 부산지검 소속 윤아무개 검사가 고소인의 고소장을 다른 사건 고소장으로 바꿔치기한 뒤 무혐의로 종결했으나, 고소인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윤 검사는 2016년 3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부산지검은 윤 검사와 지휘라인에 있는 간부 누구도 감찰조사를 하지 않은채 사표를 수리하고 종결했다. 이 사실은 조선비즈가 그해 7월12일 첫 보도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윤 검사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검찰(부산지검)은 2년 여 동안 이 사건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달 1일에야 공문서 위조 및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로 윤 검사를 기소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최근 “사표를 받았을 때 사직사유가 있다고 봤고, 고발은 그 이후에 들어왔다”며 “그 후 수사가 마무리돼 기소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공문서 위조가 벌금형이 없는 최하가 징역형인 무거운 범죄인데도 검찰은 기소만 했을 뿐 내부감찰은 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검찰은 일반인이 아닌 검사가 이런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여전히 당시 ‘경징계 수준으로 보고 사표를 수리했다’는 판단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7일 대검 감찰본부에 확인한 결과 사표수리가 비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감찰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당시 윤 전 검사의 행위를 경징계 사안으로 판단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는 설명이다.

대검 관계자는 ‘기소했다는 건 처벌해달라고 요구한 것인데 당연히 내부감찰을 통해 경위파악 및 책임자 조치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당시 사표 수리가 중징계 사안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징계라는 것은 당시 시점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그 판단이 옳았는지 여부는 당시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래도 지금 기소했다면 당시 비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잘못했는지 지휘책임은 없는지라고 조사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그때 시점에서 그 때 판단을 평가해야 한다. 당시엔 중징계 사안 단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 지난달 2일 방송된 KNN 뉴스. 사진=뉴스화면 갈무리
▲ 지난달 2일 방송된 KNN 뉴스. 사진=뉴스화면 갈무리
검찰은 상급자의 지휘책임도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시 윤 검사의 직속상관은 정승면 부장검사(현 면직, 퇴직)-송삼현 차장검사(현 제주지검장)-황철규 부산지검장(현 부산고검장)이다.

이를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자 검사 출신인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제 기소할 정도면 당시 중징계 했어야 한다.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감찰해서 징계절차를 선행했어야 한다. 그런데 2년 지나서 기소하는 것은 또 뭔가”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당시 (직속)상급자들의 직무상 문제를 감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맞는 얘기라 본다. 윤 검사가 낸 사표가 수리됐으니 당사자 감찰은 할 수 없지만 그 검사가 아닌 그 사건을 둘러싼 결재라인에 있는 윗사람이 묵인했는지 여부, 사표를 수리한 간부 등 사건 전반의 경위를 파악한 뒤 문제가 있으면 ‘왜 보류 하지 않고 징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감찰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 배경이 윤 전 검사의 부친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 의원은 강조했다. 주 의원은 “(국내 유력 금융지주회사의 회장과의 관련성에 대해) 일정 부분 의심이 가는데, 증거는 없다. 다만 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이 사건의 징계 절차를 밟지 않고 이제야 한 것은 아닌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혹시 검사의 아버지와 검찰간부와 부탁이나 고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 사표냈을 당시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 등 의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부산지검 관계자는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기소가 늦어지는데) 피의자 부친까지 고려하지 않는다. 피의자 (부친과의 관계 등) 신분 고려가 있었단 것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윤 전 검사의 첫 공판에서 피고인 윤 전 검사가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이달 28일로 연기됐다. 피고의 변호인들은 현재 모두 사임한 상태이다.

▲ 부산지방검찰청사. 지난달 2일 방송된 KNN 뉴스. 사진=뉴스화면 갈무리
▲ 부산지방검찰청사. 지난달 2일 방송된 KNN 뉴스. 사진=뉴스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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