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정밀기계 회사 ‘허위자료’ 논란에도 찬반투표
한화정밀기계 회사 ‘허위자료’ 논란에도 찬반투표
다수노조, ‘임금 누락’ 의혹에도 임금협상안 찬반투표 시작
소수노조 삼성테크윈지회 “재교섭한다던 입장 바꿔 강행”

국내 1위 방위산업체 한화그룹의 한화정밀기계가 노사 교섭에서 임금체계 자료를 허위로 제시해 반발이 일고 있다. 대표교섭노조인 한화테크윈노조(기업노조)는 이 사실을 알고도 16일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소수노조인 금속노동조합 삼성테크윈지회는 14일 ‘사측이 실제로는 생산직 임금을 사무직 동급보다 적게 매긴 뒤, 교섭자료에선 사실과 다른 수치를 제시했다’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한화정밀기계는 한화그룹 방산계열사 가운데 하나다. 한화그룹은 2015년 방산업체 삼성테크윈을 인수한 뒤 5개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지상방산‧한화정밀기계‧한화파워시스템‧한화테크윈)로 분할했다. 5개사는 모두 복수노조 사업장으로, 한화정밀기계의 경우 기업노조인 한화테크윈노조가 회사와 교섭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소수노조다.

삼성테크윈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2017·2018년 임금‧단체협약안은 한 차례 부결됐다. 임금협약안에서 생산직 조합원(기감)의 임금 인상률이 동급 사무직(과장)보다 낮고, 10명 중 1명에게 하위고과를 강제로 배분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후 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임금 비교표가 문제가 됐다. 지난 8일 한화정밀기계 측은 ‘사무직과 생산직은 임금체계가 달라 절대비교할 수 없다’며 기감(고참 생산직)의 임금 신상분이 과장보다 많게 표시된 비교표를 제시했다. 기업노조인 한화테크윈노조는 이를 받아들여 임단협안에 잠정합의했다.

삼성테크윈지회는 사측이 사무직(과장) 임금상승 수치에서 호봉승급액을 빼, 마치 기감이 더 많은 임금을 받게 되는 것처럼 표기했다고 지적했다. 삼성테크윈지회는 14일 낸 보도자료에서 “임금상승액은 기감이 더 높은데, (수치를 조작하지 않은) 임금 인상률은 과장이 더 높은 까닭이 여기 있다”고 밝혔다.

▲ 삼성테크윈지회가 확인한 실제 사무직·생산직 임금비교표. 삼성테크윈지회는 사측이 사무직 ‘호봉승급’ 액수를 빈칸으로 제시했다고 말한다. 삼성테크윈지회 제공
▲ 삼성테크윈지회가 확인한 실제 사무직·생산직 임금비교표. 삼성테크윈지회는 사측이 사무직 ‘호봉승급’ 액수를 빈칸으로 제시했다고 말한다. 삼성테크윈지회 제공

삼성테크윈지회는 대표교섭노조가 이를 확인하고도 찬반투표를 강행한다고 주장한다. 삼성테크윈지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화테크윈노조 조재희 지부장은 양대노조 설명회에서 수치 누락 지적을 받아들이고 사측에 “잘못된 임금이기 때문에 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고 알렸다. 그러나 다음날인 13일 오전 한화테크윈노조가 다시 입장을 바꿔 잠정합의안대로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6일 현재 아침 7시부터 찬반투표가 진행 중이다.

한화테크윈노조는 미디어오늘에 모든 사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삼성테크윈지회 권오택 사무장은 “기업노조에서 투표를 (예정대로) 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다만 사측이 제시한 자료는 참고용일 뿐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장점합의안에 ‘하위고과 강제배분’ 조항이 들어간 점도 문제가 됐다. 단체협약안에 직원 100명 가운데 5~10명에게 무조건 하위고과를 매기는 제도가 포함됐다. 15일 오후 이를 두고 지적이 나오자 한화테크윈노조는 ‘임금협약은 진행하되 단체협약은 다시 교섭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다 다시 입장을 바꿨다. 같은 날 저녁 ‘원래 일정대로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동시에 찬반투표에 부치겠다’고 다시 공고를 냈다. 삼성테크윈지회측은 “그 사이 한화측 인사팀이 기업노조 사무실을 찾았다는 목격 증언이 나왔다”고 했다.

▲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가 3일 오후 한화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지난해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장기화하는 본사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가 3일 오후 한화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지난해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장기화하는 본사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삼성테크윈지회 권 사무장은 “소수노조가 투표를 거부해도 기업노조 참여만으로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달 임단협안이 1차로 부결된 뒤 기업노조는 조합원 20명을 추가로 받아들였다. 삼성테크윈지회는 “노동자이자 교섭대표답게 교섭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측과 기업노조의 협상에 법적 조치하겠다”고 했다.

한화정밀기계 측은 ‘의도적 수치 누락’ 지적을 두고 “내부 급여에 대해 상세하게 알리기 어렵다. 공통직(사무직)과 생산직은 임금체계가 달라 단순비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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