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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 ‘성평등’ 적극 다뤄야
공영방송 KBS ‘성평등’ 적극 다뤄야
KBS방송문화연구소, 사내 최초 ‘KBS와 페미니즘’ 포럼, 뉴스·시사·생활정보·예능 ‘성역할 고정관념’ 여전, ‘양성평등 가이드라인’ 무용지물

KBS가 처음으로 ‘KBS와 페미니즘’ 주제 포럼을 열고 KBS에 내재된 성차별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했다. 

KBS방송문화연구소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대회의실에서 페미니즘을 주제로 월간 공영방송포럼을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KBS 예능과 생활정보 프로그램, 뉴스·시사 프로그램 출연자가 특정 성별에 치우쳤다고 비판했다. ‘페미니즘 관점에서 본 공영방송 콘텐츠’를 주제로 발제한 김수아 교수는 지난 5월 2주간 실시한 ‘방송프로그램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KBS 방송의 성차별 요소를 분석했다. 

우선 KBS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 성비는 여성 33.1%, 남성 66.9%였다. 9개 방송사 대비 KBS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의 역할을 살펴본 결과 사회 및 고정출연도 남성이 압도적이었다. 고정출연자의 경우 여성이 12%에 그친 반면 남성은 43.7%에 달했다. 다만 생활정보 프로그램은 여성 52.8%, 남성 47.2%로 남성보다 여성이 조금 많았다. 대부분 주시청자를 여성으로 하는 프로그램 성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KBS방송문화연구소가 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KBS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공영방송포럼을 진행했다. 사진=노지민 기자
▲ KBS방송문화연구소가 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KBS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공영방송포럼을 진행했다. 사진=노지민 기자

외모지상주의 강화도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의 고질적 문제다. 예컨대 KBS 개그콘서트 ‘기울어家’를 비롯한 개그 코너들이 비만인 여성 희극인들의 체중을 웃음 요소로 사용하는 것은 ‘뚱뚱한 사람은 놀림거리’라는 인식에 기반한다. 김 교수는 “아무 맥락 없이 비만 여성 신체를 개그 코드로 많이 소비한다”며 “(비만이) 놀림의 대상이기에 생기는 사회적 낙인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뉴스·시사프로그램 역시 구분된 성역할을 확대·재생산해왔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미디어에 의한 성차별 모니터링’(심미선, 김경희, 강혜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뉴스의 경우 오프닝 멘트 65.2%는 남성 앵커가 담당하고 주요 뉴스를 다루는 앞 순서 아이템들은 남성앵커가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 앵커는 약 80%가 30대 이하, 남성 앵커는 약 90%가 40대 이상이었다.

이는 지난 4일 KBS 메인뉴스 ‘뉴스9’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북핵 관련 이슈가 톱 아이템이었던 이날 뉴스 오프닝은 남성인 김철민 앵커가 맡았다. 이어진 남북 관련 리포트 3개,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 관련 리포트 2개 등 상위 5개 아이템은 모두 남성인 김철민 앵커가 소개했다. 중요하고 무게감 있는 뉴스를 남성 앵커 몫인 관행을 그대로 따랐다.

뉴스·시사프로그램 출연자 성비도 남성이 우세하다. 지난해 6월 기준 KBS·MBC·SBS·JTBC에 등장한 방송사별 뉴스·시사프로그램 출연자 성별의 경우 KBS는 여성 25.8%로 SBS(24%)에 비해 두 번째로 적었다. 반면 남성은 74.2%로 SBS(76.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유네스코 ‘미디어 다양성과 성평등’ 원칙은 미디어가 주요 출연진 뿐 아니라 인용된 정보원, 전문가, 대변인, 일반인, 공적 영역 참여자, 경성 뉴스와 연성 뉴스 전달자 성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권고한다. 여성이 희생자·생존자로 묘사되는 비율,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이미지 제공 비율, 진행자와 인터뷰 대상자로부터 성차별적 발언이 나오는 비율도 강조한다.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발간했지만 지켜지지 않아 무용지물이다. 황경아 경희대 언론정보학 박사는 “제작 현장에 있는 분들이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방송에 적용할지 결정권자분들이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실제 여성단체 등 모니터링 담당자 분들은 늘 문제를 얘기해왔지만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가이드라인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성평등하지 않은 현실과 달리 의도적으로 출연진 성비를 맞출 경우 ‘착시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이에 김수아 교수는 ‘스컬리효과’를 언급했다. 미국 드라마 ‘X파일’에 여성 FBI요원 캐릭터 스컬리(Scully)가 등장한 뒤 여성 과학자들의 비중이 증가한 현상이다.

▲ 김수아 교수가 5일 '페미니즘 관점에서 본 공영방송 콘테츠'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 김수아 교수가 5일 '페미니즘 관점에서 본 공영방송 콘테츠'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김수아 교수는 “BBC에서 아동 프로그램 MC로 팔 없는 장애인을 출연시켰다. 시청자 항의에도 불구하고 그의 출연을 관철시켜, 어린이가 장애인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이게 했다”며 “KBS라면 이런 프로그램을 하나는 만들 수 있지 않겠나”라고 주문했다.

백미숙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적극 공론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경우 ‘소라넷’, ‘웹하드’(불법 동영상 공유) 등 논쟁적인 주제를 다뤘으나 비슷한 시기 KBS 시사프로그램은 이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정치·경제 영역만 중요하게 볼 게 아니라 일상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황용호 KBS 방송본부장은 “성평등 이야기는 KBS가 지향하는 가치와 맥락에 놓여 있다. 그러나 공영방송으로서 KBS가 소홀했던 부분이 있다”고 전한 뒤 “KBS 1TV는 평균적으로 59세, 2TV는 51세가 주 시청자 연령대다. 현실적으로 어떠한 개혁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라는 만만치 않은 숙제가 있다”며 “KBS가 젊어지는 것과 성평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 KBS.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KBS.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KBS 주요 임원들이 성평등 문화 확립을 약속했으나, 정작 KBS 구성원들부터 성평등 이슈에 둔감하다는 자성도 나왔다. 이날 포럼 발제자와 토론자, 내빈 등을 제외한 참석자는 10명 안팎에 그쳤다. 이강택 KBS 방송문화연구소장은 “평소에 내부에서 포럼을 열면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온다”며 “지금 이 자리의 모습이 KBS와 페미니즘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 보여준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초대 센터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이윤상 KBS 성평등센터장은 “KBS는 방송국이면서 공기업이다.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역할을 하기에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굉장히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KBS 조직 문화가 성평등하고 인권친화적, 탈권위적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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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8-10-08 17:41:53
방송과 언론에서 성폭력을 직접 밀어내지 않고, 말과 글로만 국민에게 떠드는 것은 진정한 방송/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다.

관심 과다 2018-10-08 17:38:45
미디어 오늘은 잘~나가다가 페미니즘 이슈만 나오면 불공정해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