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악성댓글 게시로 입건된 피의자 중 한 명이 현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서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김지은씨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된 A씨는 지난 6월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B의원실 비서다. A씨는 김지은씨 후임으로 안 전 지사 수행비서가 된 인물로 이 사건 1심 재판에서 안 전 지사 측 증인으로 나와 증언하기도 했다.

▲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나오고 있다.ⓒ민중의소리
▲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나오고 있다.ⓒ민중의소리

A씨는 김씨를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이하 전성협)가 지난 5월18일 경찰에 실명으로 고발한 인물이다. A씨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게재 기사에 자신의 실제 아이디로 김씨를 원색적으로 모욕한 댓글을 단 혐의를 산다. A씨는 문제 댓글에서 자신이 ‘전직 수행비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B의원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1여 년 간 안 전 지사 정무비서관을 역임한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논란이 된 안 전 지사 차명폰을 개설해 준 인물이다.

전성협은 A씨와 동일하게 실명으로 악성댓글을 쓴 홍보사이트 운영자 C씨와 지난 대선 경선캠프 SNS 팀장 출신 D씨를 함께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2일 A씨와 C씨를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 밝혔다.

앞서 전성협은 3월에도 악성 지라시 및 댓글 작성·유포자를 고발했다. 김씨에 대한 음해성 정보를 담은 악성 지라시는 김씨의 JTBC 인터뷰 바로 다음 날인 3월6일부터 유포됐다. 지라시는 ‘불륜관계였다’는 내용을 원색적으로 담았고, 김씨의 이력·학교·가족 등 신상정보와 평소 근무 및 행실에 대한 악의적 평가를 담는 등 다양했다.

경찰은 수사가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났으나 지라시 최초 유포자를 아직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협 관계자는 “악성댓글 작성자 수사는 진행 중이라 통보받았지만, 최초 생산자에 대한 수사 상황은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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