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자사 오보에 지난 11일 공식 사과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지면에서 “사실을 오인해 고인과 유족, 그리고 독자 여러분께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보도는 지난달 21일자 “노동자 대변한다면서 아내의 운전기사는 웬일인가요”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노 의원이 사망하기 이틀 전 보도였다.
이혜운 조선일보 기자는 이 칼럼에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비판하면서 “아내 운전기사까지 둔 원내대표의 당이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1일 ‘토일 섹션’인 ‘Why?’ 2면에서 ‘바로잡습니다’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밝혔다.
“Why?는 여름철 정기 휴간 직전 호인 7월 21일자 B2면에서 1단으로 ‘노동자 대변한다면서 아내의 운전기사는 웬일인가요’ 제하의 기사를 썼습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비판하면서, 아내 전용 운전기사까지 둔 원내대표의 당을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담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의당은 ‘고 노회찬 의원의 부인은 전용 기사를 둔 적이 없으며, 2016년 총선 기간 후보 부인을 수행하는 자원봉사자가 20일가량 선거운동을 도왔을 뿐’이라고 알려왔기에 이번 복간호에 바로잡습니다. 사실을 오인해 고인과 유족, 그리고 독자 여러분께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현재 이 보도 온라인 제목에는 “[정정내용 있음]”이라는 고지가 달려 있다. 온라인 기사 말미에도 지면에 실린 것과 같은 입장과 정정 보도 내용이 첨부돼 있다.
미디어오늘은 어수웅 조선일보 주말뉴스부장에게 이번 오보에 대한 입장을 물으려 했으나 그는 13일 오후 통화에서 긴급한 개인 사유로 연락을 받지 못한다고 했다. 기사를 쓴 이혜운 기자는 지난달부터 미디어오늘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 내부에서도 이 칼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조선일보 기자들의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서 한 기자는 “‘노회찬 부인 운전기사’ 칼럼은 팩트체크 좀 하지 그랬나. 동네방네 신나게 까이고 있으니 스트레스 받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