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 1만5000여명 “문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약속 지켜라”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만5000여 명이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는 30일 오후 1시 ‘6·30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를 향해 △최저임금 개정 폐지 △정규직 임금 80% 수준의 공정임금제 도입 △비정규직 완전 철폐를 촉구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이영남 학비노조 충남지부장은 “노조가 생기고 7년 동안 삭발, 노숙 농성, 단식 등 온갖 투쟁으로 겨우 몇 가지 수당과 명절 상여금을 얻어내서 이제야 사람답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노동자 고혈을 짜는 데에는 여야가 없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 최저임금법 개정을 ‘개악’이라 비판한다. 최저임금 계산에 복리후생비와 상여금을 순차적으로 포함해 실질 임금 인상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정부는 연봉 2500만 원 이하 저임금 노동자들은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 했으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3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30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3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30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학교 비정규직 1년차 연봉 2359만원(2018년)을 기준으로 기본급 164만 원에 복리후생수당 19만 원, 명절휴가비 100만 원, 정기상여금 60만 원이 산입범위에 포함되도록 계산했을 때, 2019년에는 75만 원, 2024년에는 228만 원이 임금인상분에서 삭감된다.

이영남 지부장은 “나는 8년차 급식 노동자이자 세 아이 엄마다. 주말이면 온 몸이 아파 방바닥을 기어다닌다. 궂은 날씨에도 여기 나와 간절히 요구한다”며 “다음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이 다르지 않고 구성원 모두 사람 대접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흐름에서도 소외돼 있다고 호소했다. 2018년 3월 말 기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비정규직 전환율은 전체 대상의 24.3%에 달한다. 중앙부처의 경우 49.1%, 공공기관은 33.5%에 달한다. 그러나 학교 비정규직의 기간제 무기계약 전환율은 11.3%에 그치고 있다. 초등스포츠강사 및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광주에서 올라왔다고 밝힌 한 급식 조리사는 “우리 학교에서 급식조리사는 원래 정규직이었다. 나중에 충원하면서 계약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같은 때엔 아침에 출근해 앞치마를 입고 장갑을 낄 때부터 땀이 흐른다. 정규직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지만 임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대화를 나누던 중 집회 무대에선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공정임금을 약속하던 때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그는 “저기도 나오고 있지 않나. 문 대통령이 공약을 공약대로 이행하라”고 말했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3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30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3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30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학비노조 조합원들은 ‘표준임금제 폐지’라고 쓰인 모자형 우산을 머리에 쓰고 있었다. 표준임금제는 정부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5개 직종을 대상으로 근속년수와 직무등급에 따른 기본급을 적용하는 제도다. 청소는 1~2등급, 경비는 2~3등급, 조리·사무는 1~3등급, 시설관리는 1~4등급에 해당한다. 학비노조는 노동부 표준임금제가 적용되면 근속 16년차 이상이 1년차에 비해 약 20만 원 밖에 임금이 인상되지 않는다며, 근속수당이 무력화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금자 학비노조 위원장은 “이제 곧 하반기 학교 비정규직의 임금체계 개편을 놓고 교육부 17개 교육청과 집단교섭이 시작된다 대통령 공약인 정규직 임금의 80%를 실현하기 위한 교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학비노조는 5만 조합원과 함께 모든 것을 걸고 3년 안에 비정규직을 완전히 철폐시키는 것을 목표로 투쟁에 나설 것을 선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조합원들도 참석했다. 이은아 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가장 최근까지 학교비정규직 분들과 마주해왔다. 학생들 입장에서, 같은 노동자 입장에서 함께 연대하며 힘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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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2 2018-07-01 12:53:01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적폐는 비정규직이 근절되지 않는것이다. 대통령은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 보다도 비정규직이 더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잊지마시고 근절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노파심 2018-07-01 12:17:43
박근혜 때 조금만 먹고 살만했어도 그리 촛불을 들었을까? 민주당, 니들이 이뻐서 표를 준 줄 알면 큰 착각이다. 글구 가슴에 손 얹고 생각해보길, 그 어렵던 시절 당신들이 한 일이 뭐가 있는지.

나도비정규직할래 2018-07-01 10:10:25
학교 비정규직들의 막가파식 항의..정말 지겹다.
년봉 2,359 만원?
하기 싫으면 그만 둬라. 내가 할 게.
난 하고 싶어도 빽이 없어 못 들어가고 있는데...
누구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