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가짜 휴게시간에 공짜노동 만연”
보육교사 “가짜 휴게시간에 공짜노동 만연”
고용노동부에 107곳 어린이집 특별근로감독 촉구… “보육교사 처우 개선, 체불임금 지급부터 하라”

10년차 보육교사 이아영씨(41·가명)는 “근로계약서에 적힌 휴게시간은 가짜 휴게시간”이라고 말했다. 근로계약서엔 아침 9시부터 9시간 일하고, 1시간은 쉰다고 적혀있다. 이씨는 일 시작하고 계약서대로 쉰 적이 한 번도 없다.

점심시간은 아이들 밥 먹여야 해 다른 보육시간보다 더 바쁘다. 이후 이어지는 낮잠시간도 교사에겐 업무시간이다. 아이들 상태를 확인해야 해 교실을 비울 수 없다. 낮잠시간 대부분을 학부모에게 줄 일지와 평가인증제 서류를 작성하는데 보낸다. 휴게시간은 반납하고 일 하지만 기본급만 받을 뿐 연장수당을 받은 적은 없다. 짧으면 9시간, 길면 16시간을 연속근무하는 셈이다.

▲ 전국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보육지부 준비위원회는 29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지청 앞에서 전국 107개 어린이집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청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 전국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보육지부 준비위원회는 29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지청 앞에서 전국 107개 어린이집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청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보육교사들이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원장이 교사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거나 이에 해당하는 연장노동 수당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보육지부 준비위원회(이하 보육협의회)는 29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청에 전국 107개 어린이집의 특별근로감독 청원서를 제출했다. 보육협의회는 “가짜 휴게시간에 현장 보육교사의 신고가 끊이지 않았다. 짧은 기간 100곳이 넘는 어린이집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대 인력 없는 보육교사는 휴게시간 사용이 불가능하다. 보육교사는 그동안 하루에 9시간 넘게 일하면서 임금은 8시간치만 받았다. 명백한 임금체불”이라고 말했다.

한 달 치 휴게시간 수당은 25만원 가량이다. 한 달 22일 근무 기준으로 하루 1시간씩 최저임금 7530원에 연장노동수당 할증 1.5배를 곱하면 24만8천원이 된다. 1년 하면 3백여 만원, 4년치는 천여 만원이 넘는다. 한 12년차 보육교사가 지난 3년 간의 휴게시간 연장노동 수당을 계산해본 결과 2800만원이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 교사 수는 23만여 명(2017년 기준)이다.

보육 교사들은 정부기관이 돌봄노동을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지침을 내 낮잠시간, 특별활동시간 동안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진숙 보육협의회 의장은 “보육 특성상 낮잠·점심·특별활동시간 동안 교사는 아이들과 떨어지기 힘들다. 점심시간은 아이들 식사습관을 가르치고 낮잠 시간은 아이들을 돌보며 정서적 안정감을 줘야 할 시간”이라며 “무엇보다 교사 지원 업무를 맡은 보조교사에게도 이전에 시키지 않았던 보육 책임까지 지웠다. 사고가 나면 보조교사가 책임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 전국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보육지부 준비위원회는 29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지청 앞에서 전국 107개 어린이집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청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 전국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보육지부 준비위원회는 29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지청 앞에서 전국 107개 어린이집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청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12년차 교사 이현림 보육지부추진위원장은 “수원시청과 소송을 했는데, 시청 담당 주무관이 법정에서 ‘휴게시간을 주장하는 사람은 보육교사 자질이 없다’고 진술했다. 지방정부 공무원이 노동권 주장 보육교사를 곧 자질없는 교사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어린이집 특별근로감독 실시 △3년치 체불임금 지급 △보건복지부 ‘탁상공론’ 지침 폐기 및 전면 2교대제 실시 등을 주장했다.

한편 한국어린이집연합회는 7월1일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에 보조교사 배치 의무화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회는 “전국 4만여명의 어린이집원장은 오는 7월1일자부터 시행되는 법을 위반하는 범법자가 될 위기에 놓일 수 밖에 없다”며 정부에 모든 어린이집에 최소 1인 이상의 보조교사를 의무 배치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또한 어린이집 법정 운영시간을 기존 12시간에서 8시간으로 조정하고 보육교사가 영유아 보육에만 전념하게끔 과도한 평가인증 지표를 간소화하라고 촉구했다.

보육교사들은 이와 관련해 연합회에 ‘사과’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교사들은 “지금껏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온 사실을 인정하고 ‘가짜 휴게시간’에 미지급된 체불 임금을 교사들에게 즉각 지급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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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2018-06-30 18:44:59
보육교사로 대전에서 보조교사를 했는데 대전은 다 휴계시간포함5시간이라고 하시더군요 아니꼬우면 취업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근로계약서는 4시간 측정하시고...보조교사는 처우도 없어요 ㅜ1시간 무료봉사네요 ;;;; 최저임금에 ...한국의 어린이집 눈가리고 아웅하는건 고쳐져야 하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