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이렇게 어설픈가.”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이 이재홍 TV조선 사회부장을 질타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7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해 대선 때 김정숙 여사가 지지자들을 만나는 영상을 왜곡한 보도를 심의했다.

TV조선 ‘뉴스9’은 지난 4월17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광주 경선장과 고척돔에서 열린 서울 경선장을 한 공간처럼 왜곡했다. 광주에서 김정숙 여사 옆에 김경수 전 의원이 있었고, 고척돔 현장에서 김정숙 여사는 “경인선으로 가자”라고 말했다. 별개의 영상을 하나로 합치면서 ‘그림’을 만들기 위해 조작을 한 것 아니냐는 민원을 받았다. TV조선은 이틀 뒤 4월19일 정정보도했다.

▲ 지난 4월19일 TV조선의 정정보도.
▲ 지난 4월19일 TV조선의 정정보도.

방통심의위에 출석한 이재홍 TV조선 사회부장은 “두 장소가 같은 곳인줄 알았다. 목적을 갖고 그런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사회부장은 “저 같으면 한번 더 확인했을텐데 어린 기자들은…”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체육관) 색깔도 비슷했다. 유튜브 영상도 너무 어두워 그런 거다. 김정숙 여사, 김경수 전 의원을 엮으려고 한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자출신인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은 “뭐가 이렇게 어설픈가. 이런 현장은 정치부가 챙기고, 사회부는 현장에 안 가지 않느냐. 현장 확인도 못하면서 단독병 걸려서 이러는 거 같은데 단독 못해 죽은 귀신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김정숙 여사와 드루킹 의혹을 엮는 보도 방향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 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후보나 후보 부인은 차에 타라고 하면 타고 사람 있으면 무조건 인사하게 돼 있다. 드루킹과 경인선을 취재하는 거면 그들이 주가 돼야 한다. 오히려 이들이 영부인까지 동원해 모임을 홍보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보도 자체가 어설프고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 지난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방통심의위 제공.
▲ 지난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방통심의위 제공.

위원 논의 끝에 다수 의견으로 방송사 재승인 심사 때 반영되는 방송평가 감점 1점을 받는 중징계인 ‘주의’가 건의됐다. 최종 제재 수위는 전체회의에서 결정되는데 소위원회 다수 의견이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방송소위는 이날 4월19일 방영된 KBS ‘뉴스9’에도 ‘주의’를 건의했다. 원본 영상은 김정숙 여사가 지지자들과 악수한 다음 “경인선도 가야지”라고 발언하는 내용인데 KBS는 순서를 바꿔 “경인선도 가야지” 발언을 먼저 보여주고 다른 지지자들을 만난 영상을 그 다음에 배치해 경인선을 만나 악수하는 것처럼 왜곡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전후를 바꾸면서 심각하게 오해할 수 있는 편집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TV조선과 KBS가 유튜브에 올라온 경인선 영상을 쓰면서도 출처를 언급하지 않은 점도 제재에 반영됐다. 반면 같은 영상을 보도한 MBC는 청와대측 반론을 보도에 반영하고 영상 출처를 명시해 제재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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