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MBC 정상화위 ‘성과 미진’ 질타
방문진, MBC 정상화위 ‘성과 미진’ 질타
출범 6개월 100명 조사, 결과는 2건… 당사자 진술 거부에 속수무책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노사 공동 MBC 정상화위원회 성과가 예상보다 미진하다며 조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불공정 보도와 제작 자율성 침해 등 과거 진상을 밝히고자 출범한 MBC 정상화위는 지난 1월 출범 이래 2건의 조사 결과 발표에 그쳤다. 1년 활동 기간의 절반을 보낸 만큼 효율적 조사 진행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형일 정상화위 사측 위원장(MBC 보도본부장)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방문진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 출석해 그간 정상화위 활동 경과를 보고했다. 정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들에게 이미 조사 결과가 발표된 사안들의 조사 개요와 결과를 설명했다.

정상화위가 조사를 마무리한 사안은 △2012년 10월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보도 △2016년 8월 이른바 ‘우병우 지키기’ 보도 등이다.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방송문화진흥회. 사진=김도연 기자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방송문화진흥회. 사진=김도연 기자
먼저 안 후보 논문 표절 의혹 보도에 정상화위는 제보 검증 부재, 공정성 외면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사실상 조작 보도로 판단했다. 당시 정치부장은 MBC를 망가뜨렸다는 비판 속에 해임된 김장겸 전 사장으로, 정상화위 조사 과정에서 그가 안 후보 측에 반론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기사를 작성한 현원섭 기자는 인사위에서 해고됐다.

‘우병우 지키기’ 보도는 당사자들이 입을 열지 않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2016년 MBC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찰하며 관련 내용을 모 언론사 기자에게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특감이 사퇴하면서 MBC는 박근혜 정권 실세인 우 전 수석을 보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이 전 특감의 감찰 기밀 유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정상화위는 지난 4월 두 사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추가적인 조사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보고한 활동 경과 대부분은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 보고를 받은 방문진 이사들은 정 위원장에게 답답함을 전했다.

이완기 이사는 “출범 6개월이 돼 가는데 보고한 사안은 2건이고 복잡하지도 않은 내용이다. 비효율적인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정 본부장은 “3~4건의 조사 보고서가 추가로 나올 예정”이라며 “조사 대상자가 진술을 거부하면 밝히기 어렵다. 한 사안을 두고도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문제 당사자와 주변 관련자까지 100여 명을 조사했다고도 밝혔다.

정상화위에 조사 강제력이 없다는 점은 출범 직후부터 한계로 예견됐다. 이진순 이사는 “진술 거부에 대해 일반적인 지시 불이행 수준으로만 책임을 묻는다면 조사에 응하겠느냐”며 “조사나 진술 거부 시 강력한 제재를 취한다거나 성실하게 답변하고 재발 방지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사람에겐 인사위에서 정상 참작하는 등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사 불응자들이 의도적으로 조사를 피하는 일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완기 이사는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휴가를 내는 일은 엄연한 사규 위반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단서도 허위 작성하고, 휴가와 병가에 육아휴직을 내면서 조사를 피하는 사례 등이 인정되면 회사 조직을 운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전원구조 오보’ 책임자로 꼽히는 박상후 전 MBC 전국부장의 경우 잇단 정상화위 진술 거부로 지난 3월 3개월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박 전 부장이 조사에 응하지 않자 MBC는 대기발령 장소를 정상화위 사무실로 지정했고, 박 전 부장은 휴가를 사용했다. 과거 경영진과의 결탁 의혹을 받는 MBC노동조합(제3노조) 위원장 출신 김세의 기자도 조사 불응으로 대기발령을 받았지만 가족돌봄휴직을 냈다.

구 여권 이사들은 조사 대상자 인권 침해를 우려했다. 김광동 이사는 정 위원장에게 “특정 직원에게 조사 기관에 출근하라고 발령 내는 것 자체가 이미 그 사람에 대한 징계나 인권 침해라고 판단하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유기철 이사는 “가해자 대 피해자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 한다”며 “과거 경영진 시절 MBC 구성원들 인권을 유린하고 탄압을 방조했던 사람들이 세상이 바뀌니 정 반대 목소리를 낸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MBC 뉴스데스크가 최근 2%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MBC 보도본부장이기도 한 정 위원장은 “원상회복이 안 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8명의 뉴스 혁신 TF를 구성해 (개편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면 다른 모습의 뉴스를 선보이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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