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배달원, 신촌거리에서 “최저임금 삭감법 규탄”
맥도날드 배달원, 신촌거리에서 “최저임금 삭감법 규탄”
알바노동자 “대통령, 최저임금 개악 거부권 행사”… 민주당 의원 SNS엔 성토 봇물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저임금노동자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에서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정훈 전 알바노조 위원장은 2일 서울 신촌 3번 출구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문재인식 최저임금 개악안은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완전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최저임금 삭감법에 거부권을 행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28일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글을 올린 바 있다.

▲ 박정훈 전 알바노조 위원장은 6월2일 오후 4시 '최저임금 1만원 사회운동가 고 권문석 5주기 추모식' 기자회견에 참가해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규탄했다.
▲ 박정훈 전 알바노조 위원장은 6월2일 오후 4시 '최저임금 1만원 사회운동가 고 권문석 5주기 추모식' 기자회견에 참가해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규탄했다.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식비·교통비 등 복리후생비와 매달 지급되는 상여금을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범위에 포함시켰다. 당장 내년부터 연간 상여금 472만여원(최저임금의 25%), 복리후생비 132만여원(최저임금의 7%)을 초과하는 수당이 모두 최저임금 산입에 포함된다. 이럴 경우 임금이 오르지않아도 계산방식의 변화로 최저임금이 늘어나 자동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해가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박정훈 전 위원장은 이번 최저임금 개정안에 시간제 노동자(알바노동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알바노동자들은 이미 최저임금에 식대와 교통비 등이 산입되어 왔고 그 때문에 각종 꼼수가 판쳐 왔다. 그런 상황이 심화될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알바노동자들은 식대는커녕 최저임금이나마 지켜 달라고 읍소해왔다. 그때마다 사장님들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돼지고기를 사주거나 명절 선물을 준 것, 남은 빵 가져간 것도 체불임금에 포함하려고 하거나 고시원 총무 알바에겐 방을 하나 주고 고시원을 관리하게 한 후 방값을 최저임금에서 뺀다”며 “이런 꼼수가 판치게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런 와중에 식대와 숙박비가 최저임금에 산입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으니 7%의 조건 조항보다는 식대 포함이라는 말이 통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로 현물로 식대를 주는 요식업에서 현금 지급으로 식대를 전환하고 자기 가게에서 구매해서 먹으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진숙 부위원장(왼쪽)이 2일 2일차 공공운수노조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진숙 부위원장(왼쪽)이 2일 2일차 공공운수노조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1일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와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에 농성장을 차렸다. 민주노총은 오는 4~5일 각종 기자회견과 집회를 집중적으로 여는 ‘24시간 민중공동행동 집중실천’ 계획을 공포했다.

공공운수노조 간부 및 조합원들은 지난 1일부터 농성장에서 릴레이 단식을 시작해 오는 9일까지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또한 법안이 통과되자 마자 최저임금위원회 참여 위원 5명이 전원 위촉장을 반납했다. 노동계 위원 9명 중 남은 4명은 민주노총 추천 위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할 시한은 내달 29일이다. 민주노총이 강경 투쟁을 선언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 파행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안 동의 근거를 밝혔다. 사진=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캡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안 동의 근거를 밝혔다. 사진=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캡쳐

성토·규탄장 된 더불어민주당 SNS

법안 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SNS에는 성토·비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법안에 찬성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부담 완화 사이의 균형을 추구했고 무엇보다 이번 개정안은 복잡한 임금체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후 찬반 댓글 400여 개가 달렸다.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상여금은 백번이라도 이해하는데 왜 복리후생비를 건드려서 200만원도 못받는 저소득 노동자한테 식대 10만원 뺏어가느냐? 뺨치고 어르느냐” “이게 박주민이란 사람이 걸어온 행보에 맞는 설명이냐” “그럴듯한 논리로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개념을 뒤섞어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언행은 그만두라” 등의 규탄 댓글을 달았다.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홍영표 의원, 간사 한정애 의원도 페이스북 입장문을 남겨 노동계의 지탄을 받았다.

홍 의원은 지난 1일 “(노동계가) 여론을 향해 거짓말을 하는것도 모자라 유세장에 몰려와서 건물 복도를 점거하고, 감금하고, 간담회를 하는 조건을 걸어 나가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며 “노동존중사회, 우리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고 이제 1년이 지났다.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정애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 최종합의안은 애초 최저임금제도개선 전문가TF 제안안보다는 많이 진일보한 결과”라며 “최저임금산입범위 조정은 우리나라 임금체계개편의 작은 조각일 뿐이다. 아직 논의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사회적대화를 통해 임금체계의 개편이 논의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법안은 국무회의에 상정된다. 국무위원의 부서 및 대통령의 재가를 거친 법안은 확정된 법률안으로 공포된다. 대통령은 법률에 이의가 있을 때 이송된 후 15일 이내 이의서를 붙여 국회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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