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오늘 문 닫는 GM군산공장을 찾아가 ‘기업 떠난 군산의 눈물(上)’이란 제목의 기획기사를 썼다. 기획기사는 1면에 ‘GM 마지막 통근버스… 막막한 군산’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조선일보는 7만명 먹여 살리던 회사들이 2년새 사라져 아빠는 일자리 찾아 외지로 가고 곳곳에 불꺼진 아파트가 늘어나 도시 자체가 비어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4명의 기자를 군산 현지로 보내 ‘군산의 눈물’을 담았다.

조선일보에 ‘진짜’ 군산의 눈물을 기대한다

조선일보는 10면에도 ‘사람도 가게도 떠난다, 군산엔 이삿짐센터만 슬픈 호황’이란 제목으로 해질 녘 텅 빈 군산의 번화가 영동거리의 쓸쓸한 사진을 실었다. 애들 넘쳐나던 어린이집도 정원 못 채우고 잇따라 폐업하고 노인센터로 간판 바꿔 달았다는 군산, 이사갈 형편이 안 되는 집들은 가장만 다른 도시의 공장 기숙사로 전직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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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면

오늘 보도는 ‘군산의 눈물’을 그대로 소개했다. 시리즈 기사의 첫 보도라 단정하기 어렵지만, 감상에 젖은 시선으론 대안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편에선 차분한 원인 분석과 함께 기업과 지방정부, 중앙정부가 뭘 해야 할지 대안도 제시했으면 한다. 조선일보의 이런 감상적 기사의 결론은 대부분 강성노조 때문에 나라가 망해간다는 ‘기승전 강성노조’였다.

사실 오늘 ‘군산의 눈물’은 조선일보 지면에서 며칠 전부터 예고됐다. ‘창원의 눈물’도 있었고, 바로 어제 경제섹션 3면에 실은 ‘GM 군산공장 내일 폐쇄… 200명 다른 공장 배치’라는 기사도 있었다. 어제 조선일보 이 기사는 두 차례 희망퇴직으로 남은 군산공장의 600여명 중 200여명을 부평과 창원공장으로 전환배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전환배치에서 배제된 400여명은 최대 3년간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노사는 이 400명의 3년 생계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정규직만 놓고 고민하는 거다. 1천여명의 비정규직은 살 길을 찾아 2년전부터 군산을 떠났다. 전환배치돼 부평과 창원공장으로 정규직 200명이 옮겨오면 원래 그 자리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200명이 또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 지난 번 GM 노사가 맺은 협약엔 비정규직은 언급조차 없었다. 수박 겉핥는 기획기사가 아니었으면 한다. ‘진짜’ 군산의 눈물은 2014년 호황을 끝으로 소리 없이 쫓겨난 수많은 비정규직들이다.

“대법정 점거로 번진 사법불신 걱정” VS “양승태 재판 거래 시도는 헌정유린”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이 오늘도 이어졌다. 매일경제신문은 사설로 대법정 점거 시위로까지 번진 사법불신이 걱정된다고 했다. 매경은 이 사설에서 논란의 핵심원인을 “어느 선에서 작성됐는지도 알 수 없는 문건만 공개함으로써 사법부 전체를 불신의 늪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어제 조선일보 주장처럼 사태의 원인을 특별조사단의 섣부른 보고서 공개로 몰아갔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달랐다. 경향은 오늘 1면 머리에 ‘양승태 재판 거래 시도는 헌정유린’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은 법원 안팎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 촉구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전국에서 119명의 판사가 모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거래대상으로 삼은 KTX 해고 승무원 재판결과로 원고 중 1명이 어린 딸을 남겨둔 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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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8면도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이란 문패를 달고 전면을 털어 이 문제를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8면 관련기사에서 이번 사태는 이명박·우병우의 직권남용 혐의와 유사하다는 법조계의 주장과 함께 “보고서 작성만으로 처벌 가능”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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