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정의… 너무 늦게 나왔다” 한상균 석방
“지연된 정의… 너무 늦게 나왔다” 한상균 석방
[현장] 한상균, 한껏 상기된 어조로 “평등세상 만들자”… 세월호 유족·국제노총·쌍용차 노동자 환영 줄이어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냉수마찰 한 번 하고 나왔다. 아침도 굶었다. 동지들이랑 점심 때 평양냉면 먹으려고.”

형기 6개월을 남기고 가석방된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10시 화성교도소 문밖을 나왔다.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 쌍용자동차 노동자, 진보정당, 종교계 인사 등 시민사회 각계가 화성교도소를 찾아 한 전 위원장의 석방을 축하했다.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21일 오전 10시 가석방돼 화성교도소를 나왔다. 사진=김현정 피디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21일 오전 10시 가석방돼 화성교도소를 나왔다. 사진=김현정 피디

한 전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한 전 위원장의 어머니 임선복씨와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가 가장 처음 그에게 꽃다발을 안겨줬다. 김명환 현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의 회색 정장 상의 위에 민주노총 조끼를 입혀 줬고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왼쪽 가슴께에 세월호 참사 추모 리본을 달아줬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포토라인에 선 한 전 위원장은 상기된 표정과 어조로 심경을 밝혔다. “많이 낯선데 오늘 날씨가 많이 좋습니다”라고 운을 뗀 그는 “여기도 사람사는 동네다. 지난 번 (감옥)살이 땐 통 못 들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공무원노조가 옛날에는 노동자라는 이야기를 안했는데 이제 ‘우리 빨리 조합원 됐으면 좋겠는데 어쩌겠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 한상균 전 위원장의 어머니 임--씨가 환영식 참가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현정 피디
▲ 한상균 전 위원장의 어머니 임선복씨가 환영식 참가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현정 피디

한 전 위원장은 “이제 바뀌고 있다. 주저 앉을 필요 없다. 옛날에 쉽게 비난과 비판으로 보냈던 시간들 이제 지금부터는 우리의 실력을 가지고 우리의 노동해방과 평등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단한 언변이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삐 풀린 것을 잡은 게 아니다. ‘무노조 삼성’의 빗장 여는 것은 검찰의 압수수색 자료 6천 건 문건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며 “촛불의 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도 ‘너희들이 무슨 자격으로 한반도 전쟁 운운하냐’고 트럼프에게 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위원장 임기를 끝낸 한 전 위원장은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활동가로 노동운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청년들이 세상에 무관심할 것이라 자의적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지금 어떻느냐. 지금 청년들의 피가 끓고 있다. 가장 정치적이다. 그들이 이 한국사회를 바꿔낼 거라고 믿는다. 우리 기성세대는 청년들의 든든한 언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소풍길을 마치면서 지난 과오와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함께 더 나은 세상을 그리고, 작은 대립과 반목의 아픈 상처들을 손잡고 이제 그야말로 통크게 해봅시다. 해낼 수 있습니까. 저는 정말 해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들 눈이 살아있어요”라고 말했다.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21일 오전 10시 가석방돼 화성교도소를 나왔다. 사진=김현정 피디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21일 오전 10시 가석방돼 화성교도소를 나왔다. 사진=김현정 피디

이어 마이크를 받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미안하다. 우리가 석방시켜 냈어야 했다. 작년 정권교체 이후에 나왔어야 했는데 너무나 늦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들 말을 하던데 이건 지연된 정의가 아니냐”며 “꼬리표를 붙여서 가석방이라고 하고 있다. 참 쪼잔하다”고 덧붙였다.

안산 단원고 세월호 유가족 10여 명도 한 전 위원장을 찾았다. 전명선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을 힘있게 포옹한 뒤 “전 정권을 내려앉게 만들고 민주주의 사회를 앞당긴 데에는 저희 가족들 대신해, 핍박받고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국민들을 대신한 한상균 위원장의 정의로운 행동, 언행. 실천이 있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한상균 위원장이 우리 가족들, 국민들, 노동자들에게 보인 그 모습으로,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 수감 기간 2년 6개월 동안 그의 아들은 군 입대와 제대를 마쳤다. 쌍용자동차 노조(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의 김득중 지부장은 “공교롭게도 2년 전 형수님과 아들이 입대 전 서울구치소에 면회를 갔다. 철창을 두고 얼굴보고 손도 못 잡는 아들과 아빠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했다. 그 아들은 이미 제대를 했다. 그런 시간이 2년 6개월”이라 말했다.

김득중 지부장은 “이명박이 3년, 박근혜가 2년 6개월을 구속시켰다. 대한민국을 망친 적폐 정권 하에서 5년 6개월”이라며 “차디찬 감방에서 나온 한상균 동지를 아프지만 뜨겁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77일 동안 점거 파업을 주도해 실형 3년을 선고받고 2012년 8월 만기출소했다. 이어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 주도 혐의로 실형 3년을 최종 선고받고 또다시 구속수감됐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수감 때와 많이 달랐다. 그땐 가장 절망적 상황에서 몸부림칠 때였고 지금은 실력을 키우면 우리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준비하지 않고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이 기회를 지나치기에, 과연 우리는 어느 수준에 와있는가, 수구·보수 몰락 이후로 우린 무엇을 할 거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21일 오전 10시 가석방돼 화성교도소를 나왔다. 사진=김현정 피디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21일 오전 10시 가석방돼 화성교도소를 나왔다. 사진=김현정 피디

해외 노동조합도 한 전 위원장에게 꽃을 배달했다. 이들은 한 전 위원장이 구속된 2015년 12월부터 석방촉구 기자회견, 성명서 발표 등을 해왔다. 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IGU), 전미자동차노조(UAW), 캐나다 유니포노조(전 캐나다 자동차노조), 전미철강노조(USW), 멕시코 금속광산노조(Los Mineros), 브라질 금속연맹(CNM-CUT), 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 일본연락협의회(IGU-JLC), 태국 제조업노동자총연맹(CILT), 스웨덴 제조노조(IF Metall) 등의 한 전 위원장의 가석방을 축하했다.

한 전 위원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17년 5월 유죄를 선고하고 징역 3년을 최종 확정했다.

한 전 위원장을 수사한 경찰은 당시 그에게 1986년 이후 적용된 적 없는 소요죄를 적용했다.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에 지명수배 신분이었던 한 전 위원장은 사정기관 감시를 피해 조계사로 피신했다. 경찰은 종교기관에 경찰병력 500여 명을 투입하는 체포작전을 강행해 논란을 빚었다.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12월10일 오전 11시 조계사에서 경찰에 자진출두해 지금까지 구속·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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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2018-05-22 09:49:20
백남준 농민을 살해한 박근혜 정권이 자신들의 죄를 숨기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가두고 집행위원들을 좇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어요. 여전히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있지만 한상균 위원장이 풀려나서 기쁘네요.
감옥에 박근혜 정권이 누명을 씌우고 가두어둔 이석기 의원이 있습니다. 또 박근혜 정권이 강제로 해산한 통진당과 통진당의 해산으로 잃어버린 유권자들의 표가 있습니다.

귀족노조 2018-05-21 20:23:22
노동자와 법위에 군림하는 귀족노조.
적폐중에 적폐
수구꼴통중에 꼴통
그 꼴통의 대가리 오늘 문재앙이 석방.
법위에 군림하려는 여론조작의 달인이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
거짓말로 트럼프를 속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속여 나라를 넘기는자 민란으로 정권을 탈취한 자.
다 니들 개돼지가 선동되서 뽑아줬다.
실업율 10% 통닭도 이제 배달료 내고 먹고 휘발류값 1570원 만들어준 서민죽이는 대통령 굿.
이니 맘대로 말아 먹엇!

ㅇㅇ 2018-05-21 16:45:44
위원장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기사도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