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자사를 비판한 블로그 글을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인성 IT칼럼니스트는 최근 통신사의 과도한 망 사용료 징수 문제를 비판한 블로그 게시글이 ‘임시조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임시조치란 특정 게시글로 인해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포털 사업자에게 ‘게시글 삭제’를 요구하는 조치다. 신고가 있으면 포털 사업자는 게시글을 무조건 30일 동안 차단한다.

김인성 칼럼니스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 글이 삭제 요청을 당해 차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차단된 글의 제목은 “트위치가 아프리카TV를 졸로 보는 이유”다. 해외 사업자인 트위치TV가 아프리카TV보다 경쟁력이 뛰어난 데는 국내 기업에 망 사용료(통신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통신사가 인터넷사업자들로부터 받는 비용)를 과도하게 받는 통신사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 아프리카TV 로고.
▲ 아프리카TV 로고.

그는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개인 방송인들의 유튜브 이전 사태를 겪으며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중”이라며 “물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프리카TV는 경쟁력 따위는 없는 쓰레기 서비스이자 시청자에게 구걸만 하는 거지같은 서비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칼럼니스트는 “아프리카TV의 매출 75% 이상은 시청자가 던져주는 별풍선에서 나온다”면서 “아프리카TV의 순이익 구조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번 돈의 많은 부분이 통신망 사용료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실 구걸을 하지 않았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아프리카TV는 아프리카TV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 않음에도 둔화된다는 표현을 쓴 것과 회사에 대한 비판 표현들이 ‘명예훼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블로그 글은 아프리카TV를 비판하는 대목이 있지만 아프리카TV의 입장을 옹호하는 내용이 주다. 더구나 게시글 작성자가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까지 임시조치 신청하는 건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인성 칼럼니스트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칼럼은 아프리카TV를 위한 내용”이라며 “과거 아프리카TV측과 논의를 해 책을 작업한 적도 있다. 내용에 문제가 있으면 충분히 논의할 생각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조치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아프리카TV 관계자는 “해당 문구가 아프리카TV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저희의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임시조치 제도는 표현의 자유를 막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힌다. 인터넷 게시글로 인한 피해 구제를 위해 도입됐지만 내용의 타당성을 따지지 않고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채 30일 동안 게시글을 차단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임시조치 도입 이후 기업, 정치인을 비판하는 글이 대거 차단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문재인 정부는 임시조치 제도 개선을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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