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MBC사장과 양승동 KBS사장이 지난 21일 한국방송학회 학술대회에서 ‘공영방송 혁신과제’란 주제의 대담을 통해 시민 참여로 공영방송 사장을 뽑아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양승동 사장은 역대 KBS사장 가운데 시민의 평가가 반영된 첫 사장이다. KBS는 이사회 평가 60%, 시민자문단 평가 40%로 사장을 선출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양 사장은 이날 자리에서 시민자문단을 두고 “이사회의 정파적 대립 구도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장 선출시 시민자문단의 제도적 도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 최승호 MBC사장(왼쪽)과 양승동 KBS사장(오른쪽). ⓒ이치열 기자
▲ 최승호 MBC사장(왼쪽)과 양승동 KBS사장(오른쪽). ⓒ이치열 기자
최승호 사장은 지난해 이용마 MBC기자가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단을 차용한 국민대리인단의 사장 선임 방식을 제안한 것을 두고 “(처음엔) 현실성이 있을까 우려했지만 원전 공론화 과정이나 KBS사장 선임 과정을 보면서 가능성 있는 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정당 소속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식견이 있어도 사장 선임 과정에서 결국 정파적 구도 속에 함몰 된다”면서 “정치권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공영방송 인사에 정치권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방안을 야당에 제안했다. 안심 전화번호 추출로 100인~200인(홀수) 규모의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들이 과반 찬성으로 1명의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후보 추천 이후 KBS 사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와 대통령의 임명으로, EBS는 대통령의 임명으로, MBC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되는 일명 ‘국민참여형 사장선출제’다.

지금까지는 공영방송 사장 선출에서 이사들의 투표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내놓은 모델에선 더 이상 이사들이 관여할 수 없다. 여야 7대4구조인 KBS이사회와 여야 6대3구조인 MBC 방송문화진흥회가 여야 5대5비율로 바뀌기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제출된 법안은 차악의 방안이다.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문재인 정권으로 바뀌었으니 진정한 독립방안을 찾는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민주당 안이 포퓰리즘적 인기투표에 그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편 양대 공영방송 사장은 청와대로부터 부당한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언론장악 의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고, 양 사장은 “정권이 바뀔 경우에 대비해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보도와 시사영역의 국장 임명동의제, 편성위원회 정상화를 제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사장과 최 사장은 이날 종합편성채널 및 유료방송채널과의 각종 비대칭 규제 해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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