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항소심에서도 핵심 쟁점은 ‘이재용 뇌물’
최순실 항소심에서도 핵심 쟁점은 ‘이재용 뇌물’
특검, 항소심 돌입과 동시에 ‘삼성 뇌물 무죄’ 반박 판례 열거… “‘회사 도와달라’ 정도도 부정청탁 인정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11일 최순실씨에 대한 항소심 1회 공판을 열었다. 최순실은 1심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뇌물수수 등 17개 혐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첫 공판에서 특검은 삼성그룹이 최순실씨 측에 준 220억 원에 대한 ‘뇌물 무죄 논리’를 조목조목 논박했다.

특검은 항소이유를 발표하면서 삼성그룹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 원 및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여 원에 대해 뇌물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반박했다.

특검에 따르면 사법부는 이 사건과 유사한 구조의 사건에서 ‘제3자 뇌물수수죄’ 성립을 다수 인정해왔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뇌물 사건이 대표적이다. 진 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할 당시 한진그룹 내사사건을 종결하면서 서용원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자신의 처남에게 147억원 상당 용역을 주도록 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받았고, 1·2·3심 재판부는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특검은 이 사건에서 ‘묵시적 청탁’이 인정된 결과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서 전 부사장이 진 전 검사장에게 ‘향후에도 회사를 잘 도와달라’고 청탁한 것과 관련해 부장검사 직무 간의 대가관계를 인정했다. 대한항공이 여러 경영 현안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회사를 잘 봐달라’는 요구는 부정청탁 행위라고 본 것이다.

▲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어 구치소를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어 구치소를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의 현안 청탁과 파면된 전 대통령 박근혜씨의 직무 간 대가관계가 성립함에도 무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했다. 최씨 1심 재판부는 “승계작업이 개념적으로 뚜렷하지 않고 피고인(대통령)이 그에 대해 뚜렷이 인식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히며 무죄를 선고했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의 뇌물 사건과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의 뇌물 사건에서도 최씨 1심 재판부와 다른 논리가 적용됐다.

강 전 은행장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지인 회사에 거액의 투자를 종용한 혐의를 샀고 유죄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남 전 사장이 강 전 은행장에게 ‘명예롭게 퇴진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을 부정청탁이라고 판단했다.

정옥근 전 총장의 파기환송심은 ‘구체적인 청탁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도 정 전 총장이 받은 돈을 뇌물로 봤다. 정 전 총장은 총장 시절 방산업체 STX의 유도탄 고속함 등의 수주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STX로부터 장남의 요트회사를 통해 7억7천만원을 받았다. 재판부는 “여러가지 사정에 비춰봐 STX 측이 거액을 후원하게 된 건 막연한 선처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니라 STX 현안과 피고인 정옥근의 직무 영향력에 대한 상호 공통의 인식과 양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진 전 검사장의 경우 이 부회장 뇌물 사건 경위와 더욱 유사한 양상을 띤다. 대한항공 측은 진 전 검사장이 한진그룹에 대한 내사종결을 처분한 후에 그에 대한 감사 표시와 함께 ‘회사를 잘 도와달라’고 청탁했다. 진 전 검사장 처남은 이 대가로 7년 동안 대한항공으로부터 147억 원 상당의 용역을 수주했다.

삼성 뇌물 사건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된지 15일 후 대통령과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했다. 박근혜는 이 자리에서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문화재단 및 빙상협회’에 대한 후원 등을 요구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1년 동안 정씨 승마 지원에 78억 원, 미르·K재단에 204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 원을 지급했다.

특검은 “이 사건도 진 전 검사장 뇌물과 동일한 구조로, 합병이 성사된 직후 단독면담이 있었다. 승계작업 현안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 부회장으로선 대통령 측 금품요구가 당연히 합병과 같은 목적의 승계작업을 봐주는 것에 대한 대가로 인식할 수 밖에 없다”며 “단독면담은 그 성격 자체가 대통령이 기업 총수에게 금품 제공을 요구하고 총수는 대통령에게 현안과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특검은 “계속해서 지원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 왜 승마 지원금에 대해선 뇌물이고, 영재센터와 재단 지원금은 뇌물이 아닌지 의문을 던진다”면서 “항소심에서 판단이 이뤄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씨 측은 “묵시적 청탁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재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씨 측 변호인은 “묵시적으로 청탁하는 방법이 과연 있느냐?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과 만났을 때 묵시적으로 어떻게 청탁을 하느냐”면서 “1심 판결문에도 암묵적이라는 말이 있는데, 내심의 행위는 처벌이 불가하다. 내심 행위를 처벌하려면 음모 등의 규정 있어야 한다는게 형법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또한 “최고통수권자가 외부로 전혀 표현하지 않고 묵시적으로 금전을 요구했다는 것인데, 수사기관·재판기관이 언제든지 애매한 사람을 만들 수도 있는 구조”라면서 “적어도 사람을 처벌하는 의미에서 ‘고의’라고 하려면 확실하게 인정해야지, ‘이심전심으로 한다’ 이렇게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레기아웃 2018-04-12 09:53:58
가재는 게편인 판새 ㅅㅋ들의 참수가 시급함.

평화 2018-04-11 22:49:49
이재용은 절대 넘어가선 안된다. 필히 관심있게 봐야할 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