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신문의날 행사에서 ‘신뢰의 위기’를 강조하는 뼈 있는 축사를 남겼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 5일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한 62회 신문의날 기념축하연에서 신문산업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그러나 ‘신문의 위기’가 그것만은 아니라는 데에 신문의 더 큰 위기가 있다고 저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신문에게 진정으로 아픈 것은 사람들의 변화”라며 “이제 사람들은 신문의 ‘순종적 수용자’에 머물러 있지 않다. 사람들은 신문을 평가하고 감시하며, 버릴지 말지를 자유자재로 선택한다. 기자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민중의소리
▲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민중의소리

그러면서 이낙연 총리는 “뉴스도 이제는 중세의 종교 같은 ‘순종적 수용’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게다가 가짜 뉴스까지 만들어지는 세상이 됐다. 뉴스 전체가 ‘신뢰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신문은 경영의 위기뿐만 아니라, 뉴스 전체의 ‘신뢰의 위기’까지 겹쳐서 맞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총리는 “그러나 위기이더라도 신문의 역할은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은 신문인 여러분의 몫”이라며 “저는 21년을 신문기자로 살았던 사람으로서,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신문이 활발히 수행해 주기를 늘 바라고 있다”고 당부했다.

언론을 향한 이낙연 총리의 뼈 있는 축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인터넷신문의날 행사에서 이낙연 총리는 “영국 가디언지의 편집장인 찰스 스콧의 ‘논평은 자유다. 그러나 사실은 신성하다’는 명언을 되새긴다”면서 “인터넷 언론 여러분과도 이 말을 공유하고 싶다. 정보 생산과 유통, 권력 감시 등 책임 있는 언론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동아일보가 동아일보 출신 인사들의 기고를 받은 ‘나와 동아일보’ 코너에서 이낙연 총리는 “김중배 편집국장은 논어의 술이부작(述而不作)을 가르쳐 주셨다. 이것을 나는 지금도 훈련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중배 전 편집국장은 사측과 자본의 편집권 개입에 맞선 끝에 사표를 낸 인물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