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바른미래당으로 통합해 공식 출범했다.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은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을 넘은 정당”임을 강조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대표직에서 사퇴한다.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는 모두 안 전 대표의 출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바른미래당의 출범대회가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바른미래당의 출범대회가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 출범대회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벽을 허물었다. 왼쪽과 오른쪽의 경계도 지웠다”며 “호남과 영남, 진보와 보수를 넘어 국민으로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새누리당을 떠나온 바른정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을 떠나온 국민의당, 한 지붕 두 가족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느냐”며 “개혁적 보수냐, 합리적 중도냐, 아니면 합리적 진보냐를 두고 우리는 진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바른미래당 안에서 향후 불거질 수도 있는 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유 공동대표는 “지난 1월18일 저와 안철수 대표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정치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저는 이 약속을 지킬 것이고, 이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출처=리얼미터 홈페이지.
▲ 출처=리얼미터 홈페이지.
바른미래당은 제1야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지만 의원 의석수 30석으로 출발했다. 현재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비해 3분의 1정도의 규모다. 잠재 지지율 역시 자유한국당에 뒤지는 상태다. 1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잠재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11.3%의 지지율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은 43.4%, 자유한국당은 19.5%로 바른미래당은 3위에 그쳤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 참조.)

게다가 현재의 30석도 민주평화당에 합류한 비례대표 3명과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의원 3명이 포함된 수라, 추가 의원 이탈이 나올 시 제1야당의 꿈은 더욱 멀어져 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바른미래당이 비례대표 출당에 확고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출범대회에서는 국민의당 21명, 바른정당 9명 의원들 이름이 나열됐다. 나열된 의원들 이름 중에는 이상돈, 박주현, 장정숙 의원 등 비례대표의 이름도 있었다. 이들은 이미 민주평화당과 함께 하겠다는 것을 밝혔다. 바른미래당이 이날 이들 비례대표 의원들의 이름도 나열한 것은 ‘비례대표 출당 문제’에 대해 기존처럼 출당해줄 의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출범대회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박주선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출당 문제는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정당 투표 의해서 당선됐고 그 당의 당적 가지고 당을 위해서 역할을 해야 할 소임이 크다”며 안철수 전 대표의 입장과 같음을 밝혔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국민의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오신 분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이날 이름이 언급된 박선숙, 김성식, 채이배 등 이른바 친안파로 분류되는 인사들 역시 출범대회에 불참해, 의원 추가이탈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바른미래당 출범대회가 끝난후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바른미래당 출범대회가 끝난후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당 대표직을 사퇴하는 만큼 6월13일 지방선거에서 선수로 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 역시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격려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안 전 대표는 우리당의 가장 큰 자산 중 한분이기에 당을 위해서 필요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유 공동대표와 심도있게 논의해서 부탁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 역시 “이 문제는 안 대표께서 결심할 문제”라면서도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해줬으면 한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안 전 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거취를 정하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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