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가상화폐와 아프리카TV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결합한다면? 블록체인이 미디어 비즈니스와 만난다. 아시아이노베이션그룹은 기프토코리아를 설립하고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라이브 영상 플랫폼 업라이브에 결합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인 업라이브는 한국 플랫폼과 달리 세로영상과 선물 시스템을 내세우며 국내에 진출했다.

국내 법인 설립 3주에 접어든 기프토코리아 박동휘 총괄을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기프토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시아이노베이션의 주력 서비스는 업라이브라는 이름의 모바일 동영상 라이브 플랫폼이다. 대만, 홍콩, 중동,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전 세계 이용자 3000만 명을 보유하고 있고 1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국내는 현재 베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업라이브는 아프리카TV를 비롯한 여타 라이브 플랫폼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많다. 우선, ‘세로영상’만 지원한다. 박 총괄은 “중국에는 세로형 라이브 플랫폼이 많다”면서 “가로형은 시청하는 자세로 보게 된다면 세로형은 ‘인터랙션(Interaction)’이 들어간다는 점이 다르다. 더 몰입하게 되고 나와 직접 소통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가로 영상이 TV라면 세로영상은 영상통화에 빗댈 수 있다.

▲ 박동휘 기프토코리아 총괄. 사진=기프토코리아 제공.
▲ 박동휘 기프토코리아 총괄. 사진=기프토코리아 제공.

아프리카TV는 크리에이터에게 별풍선을 지급하지만 업라이브는 ‘가상선물’을 준다는 점도 다르다. 인터넷 방송을 진행 중인 크리에이터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구입한 선물을 클릭하면 화면에서 별이 쏟아지거나, 크리에이터 어깨에 동물이 올라가거나, 선글라스가 얼굴에 씌워지는 등 화려한 효과가 나온다. 그러면 크리에이터는 놀라거나 기뻐하는 반응을 보인다. 증정된 선물은 받은 만큼 현금 교환이 가능하다. 박 총괄은 이 같은 방식을 ‘게임 매커니즘’이라고 표현했다.

“게임 매커니즘의 핵심은 인터랙션에 있다. 눌렀을 때 반응이 오고 소통이 리얼타임으로 일어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는 독자들은 소통에 좀 더 관여하기 위해, 돋보이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려 한다. 따라서 더 많은 돈을 들이며 자발적으로 선물을 구입하게 된다.” 선물은 10원에서 600만 원까지 다양한 금액대가 있으며 가격이 비쌀수록 효과가 화려하고 지속시간이 길다.

박 총괄은 ‘세로영상’과 ‘선물 지급’ 시스템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수익화 방안이 많지 않다. 인터랙션이 들어가는 세로영상에 광고가 튀어나온다면 거부감이 크게 느껴진다. 반대로 선물은 이용자와 크리에이터의 관계를 타이트하게 만든다. 크리에이터 국가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선물도 준비돼 있다. 이 타이트함 속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 업라이브 선물지급 서비스 화면.
▲ 업라이브 선물지급 서비스 화면.

업라이브는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박 총괄은 “라이브스트리밍 서비스는 선정적일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 시장에서 저항이 있다”면서 대만의 경우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인식을 바꿨다고 밝혔다.

“라이브스트리밍은 가장 사고가 많이 나는 영역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방송할 수 있지만 모두를 다 보여주지 않는다. 큐레이션 방식으로 콘텐츠를 걸러낸다. 300명의 직원 중 70명 직원이 모니터링을 한다. 이들이 좋은 콘텐츠와 나쁜 콘텐츠를 구분하고 알고리즘을 통해서도 거른다. 폭력적이거나, 담배를 피거나 ‘약’을 하거나 노출이 심한 방송 등에 대해 강력하게 제재한다. 따라서 우리 플랫폼에서는 대화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방송이 가장 인기가 많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어떻게 결합한다는 것일까.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박 총괄은 지금까지 해온 설명을 이어가며 ‘수익의 불균형’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제대로 돈을 버는 크리에이터는 극소수다. ‘기프팅’이라는 매개가 팬들과 크리에이터의 관계를 더 깊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 수익의 툴이 ‘기프토’로 만들어지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프토(Gifto)’는 가상화폐의 한 종류로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 업라이브는 상반기 내에 기프토를 업라이브에 접목하는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영상을 보면서 돈을 쓰는 건 어차피 ‘현질’을 하나 ‘가상화폐’를 거치나 별 차이가 없지 않을까. 박 총괄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이 단순한 결제방식의 변화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개방성’을 언급했다.

▲ 기프토 프로젝트 개념도.
▲ 기프토 프로젝트 개념도.

“크리에이터들은 업라이브보다 외부에 더 많다. 그분들이 어떻게 하면 시청자와 관계를 통해 수익을 만들 수 있는지 고민했다. 기프토가 있으면 페이스북, 유튜브 크리에이터들도 활용할 수 있다.” 이들 플랫폼 영상에 기프토 링크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오픈’하겠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특징인 ‘탈중앙화’ 역시 중요한 요소다. 박 총괄은 “업라이브는 중앙화 돼 있다. 우리가 직접 선물 이미지를 만들다보니 유니크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자가 안드로이드 앱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것처럼 기프토에서 직접 선물을 개발하면 유니크한 아이템이 나올 수 있고, 다양한 선물이 출시될 수 있다. 박 총괄은 “월평균 3000만건의 기프팅이 10만 명에게 일어나면 일일이 정산을 해야 하는데 블록체인이 결합되면 이 과정이 생략되는 이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박 총괄은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와는 다르다. 우리는 기존의 서비스 대상이 더 나은 환경에서 활동하게 만들기 위해 출시한 것“이라며 “블록체인을 결합한 결제 시스템은 종종 나오고 있지만 업라이브는 3000만 유저를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단순히 투기하는 화폐의 툴이 아니라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알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가치의 변동 폭이 큰 상황에서 선물의 가치가 불안정하게 변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을까. 박 총괄은 “‘캐피탈’은 얼마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가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데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은 ‘얼마나 많이 원하느냐’에 따라서만 결정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상용화 단계에서는 안정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 변화를 우리가 선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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