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제작진 사망에 넷플릭스 “애도 우선, 말씀드릴 정보 없다”
킹덤 제작진 사망에 넷플릭스 “애도 우선, 말씀드릴 정보 없다”
‘정’ 강조하며 넷플릭스 한국시장 중요성 부각한 행사, 정작 현안 질문엔 모호한 답변 많아

넷플릭스가 기자간담회를 열었지만 국내 현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넷플릭스는 서울 종로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사 이름은 ‘정(情)주행의 집’, 보도자료 제목은 “넷플릭스, 한국 회원들과 콘텐츠에 대한 각별한 ‘愛情(애정)’ 선보여”였다. 넷플릭스측은 행사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가장 예민한 사안인 ‘킹덤’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킹덤’ 제작 과정에서 미술팀 인력이 사망한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영화산업노조측은 과도한 노동 시간을 문제로 지목하고 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포스터.
▲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포스터.

이날 기자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넷플릭스 국내 홍보 관계자는 “킹덤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맞지만 제작하는 회사가 따로 있고 거기에서 일하시는 분”이라고 밝힌 뒤 “애도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느끼는 고통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무리한 촬영일정이 문제라면 ‘원청’ 격인 넷플릭스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지 않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김민영 인터네셔널 오리지널 담당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제작과 관련한 안전에 대해 높은 기준을 갖고 있다”면서 “유가족, 제작사와 얘기를 하고 있고, 지금은 어쨌건 애도를 하는 기간이다. 업데이트를 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행사가 끝난 후 국내 홍보 관계자는 ‘공식 입장’을 다시 주겠다며 “표해주신 걱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재는 유가족에 대한 애도와 배려가 최우선으로 추가로 말씀드릴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해당 내용으로 기사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외주제작’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라는 발언은 빠졌다.

여러 넷플릭스 임직원들이 연사로 참석했고 다양한 세션이 있었지만 정작 국내 시장과 관련한 정보나 현안에 대한 내용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행사는 넷플릭스의 역사 및 국내 제휴현황, 넷플릭스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소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소개 및 제작 발표 등의 내용을 담은 3가지 세션으로 구성됐다. 넷플릭스를 취재해온 기자들이 다수 참석한 기자간담회였지만 기본적인 소개가 주가 된 것이다.

행사에 참석한 A기자는 “(콘텐츠에) 80억 달러 투자한다는 것 등 이미 다 나온 이야기가 반복됐고 2년 전 기자간담회 때에 비해 글로벌 가입자가 늘었다는 것 외에는 새로운 내용도 없었다”면서 “아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하니 지겨웠다”고 말했다. B기자는 “특히 두 번째 세션에서는 넷플릭스의 역사를 설명했다”면서 “해외에서 권위 있는 관계자들을 불렀는데, 그분들에게서 기본적인 소개만 듣다가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한국 회원들의 시청 패턴 데이터와 이용자 설문 결과를 공개한다고 발표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기사에 언급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정주행 시간 순삭 10’ ‘힐링 타이틀 10’ ‘하루 2시간 이상 정주행 한 시리즈’ ‘하루에 하나씩 아껴본 시리즈’ 등 기본적인 랭킹을 언급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B기자는 “정교한 알고리즘 시스템을 강조하는 회사가 이런 데에 데이터라는 단어를 써도 되는 건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 25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넷플릭스 기자간담회에서 케이틀린 스몰우드 사이언스 및 애널리틱스 담당 부사장이 넷플릭스 알고리즘을 설명하고 있다.
▲ 25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넷플릭스 기자간담회에서 케이틀린 스몰우드 사이언스 및 애널리틱스 담당 부사장이 넷플릭스 알고리즘을 설명하고 있다.

질의응답 때 국내 시장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명확한 답을 듣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자들은 주로 국내 이용자 규모, 국내 콘텐츠 소비 패턴, 국내 통신사와 제휴 여부 및 망사용료 지급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물었다.

A기자는 “한국과 관련된 질문은 다 피해가는 답변을 하더라. 답답했다”면서 “한국 독자와 기자들이 뭘 궁금해하는지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C기자는 “기자간담회에 정성이 느껴졌고, 친절하게 대해주셨지만 정작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고 반복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자료나 데이터, 입장을 찾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세션 행사가 끝난 후 5분 가량 1층 로비에서 기자들이 몰려들어 조나단 프리드랜드 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에게 망사용료와 관련한 질문을 쏟아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질문이 이어지자 주최측은 ‘미팅’ 일정이 있다며 조나단 책임자를 데리고 사라지기도 했다. 이날 주최측은 세션 종료 후 1층에서 조나단 책임자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

A기자는 “한국 기자들의 관심사가 국내 이슈에만 국한된 반면 넷플릭스 관계자들은 글로벌한 시각으로 보니 제대로 답하기 힘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이를 감안해도 한국시장을 정말 전략적으로 생각한다면 의미 있는 계획이나 숫자를 제시하는게 나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C기자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그게 원하는 바일 수도 있다”면서 “기자들은 새로운 걸 찾으려고 하지만, 넷플릭스는 기본적인 소개를 해 주는 기사가 더 필요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A기자는 “국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넷플릭스가 여전히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방증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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