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과 관련해 JTBC를 제외한 종합편성채널 3사는 메인뉴스에서 관련 보도를 내지 않으며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3일 발표한 방송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6일부터 지난 1월1일까지 이건희 차명계좌 의혹을 다룬 방송 메인뉴스 보도 건수는 SBS(14건), JTBC(8건), MBC(4건), KBS(1건) 순이며 TV조선·채널A·MBN은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건희 회장이 과거 삼성 특검에서 드러난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바꾸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4조4000억 원을 인출했다는 정황을 폭로했다. 이후 언론 보도에 의해 추가 차명계좌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SBS, JTBC, MBC는 이건희 회장의 추가 차명계좌를 찾아내고 있다. 위에서부터 SBS 8뉴스(2017년 12월29일), JTBC 뉴스룸(2017년 12월 8일), MBC 뉴스데스크(2017년 12월26일).
▲ SBS, JTBC, MBC는 이건희 회장의 추가 차명계좌를 찾아내고 있다. 위에서부터 SBS 8뉴스(2017년 12월29일), JTBC 뉴스룸(2017년 12월 8일), MBC 뉴스데스크(2017년 12월26일).

이 사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한 방송사는 SBS다. SBS 8뉴스는 지난해 10월29일 “이건희 ‘4조5천억 차명계좌’ 추가 과세한다” 단독보도로 포문을 열었고 추가 차명계좌 발견, 금융혁신위원회가 해당 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소식 등 6건의 단독보도를 쏟아냈다.

JTBC 뉴스룸 역시 지난해 12월8일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8개를 추가로 발견했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보도했으며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다는 소식, 국세청의 차명계좌 과세 시점이 이미 계좌에서 대부분의 돈이 빠져나간 뒤라는 사실 등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MBC의 경우 정상화되기 이전에는 해당 사안을 소극적으로 보도하거나 삼성측 입장을 반영하는 리포트를 내보냈으나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개편 첫날 MBC 뉴스데스크는 “2천억 대 이건희 차명계좌 또 발견” 단독 보도를 통해 2008년 특검이 찾아내지 못한 이건희 회장의 추가 비자금 2000억 원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민언련은 “개편 직후 첫 단독 보도이자 톱보도의 주제가 이건희 차명계좌와 관련된 것이었다는 점에서 단신에도 삼성 측 입장을 꼭 넣어주던 과거와는 달라졌음을 짐작케 한다”고 밝혔다.

▲ 지난해 10월30일 TV조선 뉴스 보도.
▲ 지난해 10월30일 TV조선 뉴스 보도.

TV조선은 관련 소식을 메인뉴스가 아닌 다른 뉴스에서 방송했는데 이마저도 차명계좌에 대한 문제제기를 비판적으로 다뤘다. TV조선은 지난해 10월30일 오후 6시에 방영된 TV조선 뉴스에서 “정치권 압박에…‘차명계좌 과세 다시 점검’”리포트를 내고 “4조4000억원을 이 회장이 세금을 제대로 안 내고 찾아갔다는 것이 정치권 일부의 문제 제기”라고 언급하며 정쟁의 결과 삼성이 피해를 보는 것처럼 부각했다.

또한 TV조선은 “삼성은 금융실명법상 실명확인을 받은 실명계좌로 이미 세금을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또 특검 당시 밝혔던 사회환원 방침에 대해서도 방법이 결정되면 대국민 약속을 지키겠다고 설명했다”며 삼성측 입장을 상세하게 전했다.

인용자료: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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