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MBC 뉴스데스크도 반성하고 사과했다. 지역 MBC의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지난 26일 MBC 뉴스데스크가 끝난 후 이어진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 전주, 춘천, 충북 MBC 뉴스데스크에서도 그동안의 보도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이어졌다.

전주 MBC는 오프닝멘트를 통해 “무도한 정권에 공영방송이 장악됐지만 뉴스를 망친 건 어쩌면 우리 스스로였다”면서 “낡은 취재관행 탓이 컸음을 반성한다. 해답은 현장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광주, 전주, 대전, 충북, 대구, 춘천 MBC 뉴스데스크 오프닝.
▲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광주, 전주, 대전, 충북, 대구, 춘천 MBC 뉴스데스크 오프닝.

춘천 MBC는 지난 26일 해임된 송재우 사장의 노조 탄압을 조명하며 “강원도 공영방송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MBC는 “그동안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한 많은 질책을 들었다”면서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전했다. 전주 MBC는 첫 리포트로 전주 MBC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을 담아 전하기도 했다.

광주 MBC는  “한 가지 이슈에 집중하는 오늘의 뉴스를 발굴해 전달하겠다. 뉴스 이면을 파헤치는 분석과 설명을 통해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친절한 뉴스를 만들겠다”며 뉴스 형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지역 MBC는 서울과 달리 ‘지역성’ 구현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전 MBC는 26일 첫 리포트를 통해 중동 특파원 출신인 이진숙 사장 부임 이후 지역과 무관한 중동 관련 뉴스가 쏟아진 데 대해 “지역언론이 다뤄야 할 중요한 의제는 실종되고 공영방송은 철저히 사유화됐다”고 비판했다.

▲ 26일 대전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 26일 대전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27일 대전 MBC는 첫 리포트로 ‘지역 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화두로 내세웠다. 대전MBC는 “역대 대전MBC 대표이사는 모두 서울 MBC 출신”이라며 “서울 눈치보기에 바쁜 사장은 신입사원 충원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 조직의 미래가 걸린 문제에 소신 있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충북MBC는 26일 충주, 청주 MBC 통폐합과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170명에 달하던 직원이 93명으로 줄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영악화과 주된 이유였는데 이 과정에서 공공성과 지역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충북 MBC는 “지역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수직적인 네트워크 구조는 지역 MBC의 목을 더욱 조였다”면서 서울MBC와 지역MBC 광고매출 배분 비율이 지역에 불리하게 변경된 점, 유료방송에 채널을 내보낸 대가로 받는 해당 지역의 재송신 수수료 매출 절반을 서울이 가져가는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강원영동, 경남, 목포, 여수, 제주, 포항 등 6곳의 지역 MBC는 구성원들의 제작거부가 이어지고 있어 정상화되지 못했다.

다음은 26일자 지역 MBC 오프닝멘트 전문.

전주MBC)

전주 MBC 뉴스데스크가 오늘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공정방송 회복과 공영방송 MBC 재건투쟁 4개월째 지역방송의 역할도 고민했습니다. 뉴스까지 중단한 초유의 사태 속에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다시 돌아온 뉴스, 감시와 비판에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듣고 또 묻겠습니다. 오직 시청자만 바라보겠습니다. 무도한 정권에 공영방송이 장악됐지만 뉴스를 망친 건 어쩌면 우리 스스로였습니다. 낡은 취재관행 탓이 컸음을 반성합니다. 해답은 현장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청자 눈높이에서부터 바꾸라는 비판을 되새겨 조금 더디더라도 반드시 바꾸겠습니다.

대구MBC)

넉달 가까이 불이 꺼져있던 대구 MBC 뉴스룸을 오늘 다시 밝혔습니다. 그동안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한 많은 질책을 들었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우리사회가 보다 정의롭고 따뜻해지도록 또 약자를 대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건강하고 책임을 다하는 MBC가 되길 바라는 격려도 잊지 않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좋은 친구로 좋은 보도를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광주MBC)

기나긴 방송파행을 접고 광주 MBC 뉴스데스크가 오늘부터 새롭게 출발합니다. 광주 MBC는 시청자가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기존의 단편적인 뉴스보도에서 벗어나 한 가지 이슈에 집중하는 오늘의 뉴스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뉴스 이면을 파헤치는 분석과 설명을 통해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친절한 뉴스를 만들겠습니다.

대전MBC)

그동안 지역의 대표 공영방송사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상처를 남긴 점 깊이 반성하고 사과합니다. 대전 MBC 뉴스는 대전, 세종, 충남 지역 시청자만을 위한 뉴스로 거듭나겠습니다. 그러기위해 지난 3년간 제 역할 못한 대전 MBC의 과오를 우선 반성합니다.

울산MBC)


울산MBC 뉴스데스크도 오늘부터 완전 정상화됐습니다.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넉달여간의 파업과 제작 거부를 끝내고 기자들도 모두 현업으로 복귀했습니다. 앞으로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사회 약자에 대한 배려 뉴스 확대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울산MBC 뉴스로 거듭나겠습니다.

부산MBC)

앞서 서울에서도 전해드렸습니다만 부산 MBC뉴스도 반성과 고민의 시간을 거쳐서 오늘부터 정상화됐습니다. 앞으로 부산  MBC뉴스는 오직 시청자만이 뉴스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기고 부산 시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춘천MBC)

파업으로 뉴스가 중단된지 114일 만에 다시 여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앞서 보신 바와 같이 MBC 뉴스데스크가 오늘부터 정상화됐습니다. 춘천 MBC뉴스도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지역과 주민을 위한 뉴스로 보답하겠습니다.

충북MBC)

뉴스데스크 충북이 넉달만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다시 인사드립니다. 지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밑거름 삼아 공영방송의 가치만을 생각하는 새 출발의 각오로 뉴스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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