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노동조합 출범(1988년) 이후, 첫 경선으로 치러진 제30대 조선일보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박준동 현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박 위원장은 최초로 위원장을 연임하게 됐다.

조선일보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치러진 선거에서 기호 1번 박 위원장이 155표 중 80표(51.6%)를 얻었다. 기호 2번 송혜진 후보는 74표(47.7%)를 획득했다. 부위원장에는 단독 출마한 46기 김성모 기자, 회계감사에는 47기 김인원 기자가 당선됐다.

사상 처음 치러진 경선에 기자들은 적극 참여했다. 이번 선거에는 전체 조합원 219명 중 155명이 참여했는데 해외근무자, 연수자, 휴직자 등 선거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15명을 제외하면 실제 투표율은 76%에 달한다. 2014년 투표율은 59%, 2015년 61%, 2016년 73%였다.

▲ 박준동 조선일보 노동조합 위원장.
▲ 박준동 조선일보 노동조합 위원장.

박 위원장은 당선 인사에서 “저에 대한 인간적인 지지라기보다는 지난 1년 노조가 걸어온 길에 대한 재승인의 의미라고 본다”며 “그럼에도 근소한 차이가 났다는 점을 명심하고 저를 선택하지 않은 조합원들과 소통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애초에 낙선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니 경선에 부담을 갖지 말자고 했지만 송 후보로서는 용기 있는 결단을 한 것”이라며 “많은 조합원을 잘 대변해주고 제가 보지 못한 부분들을 지적해준 송 후보자에게 우리 모두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번 선거 과정을 두고 “상대에 대한 비판이 지나쳤고 조합원들이 둘로 갈라졌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그래도 양측 모두 조합이 정도를 가야한다는 큰 뜻에서는 동일했다. 실현하는 방법론에 차이가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현실을 감안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조합원들의 생각과 의지가 우리의 현실”이라며 “올해 임금협상도 조합사무실이 북적였기에 그 힘으로 밀고 나갈 수 있었다. 다른 의견이라도 제기하고 참여해 조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길 바란다”고 당선 인사를 마무리 했다.

송 후보자는 낙선 인사에서 “돌이켜보면 지난 며칠은 지금껏 겪은 회사 생활 중 가장 뜨거운 시간이었다”며 “노조는 조합원 각자가 품은 애정과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알게 됐다. 박 당선자도 같은 경험을 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후보자는 “부족한 후보를 지지하고 밀어줬던 분들에겐 따로 감사드린다. 지지와 응원에 비해 역량이 많이 모자라 죄송했다”며 “우리가 직접 투표로 뽑은 위원장인만큼 박 위원장이 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함께 돕자고 말하고 싶다”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새 위원장 임기는 다음달 15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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