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은 왜 특수활동비 상납 “모른다”고 했을까
서훈 국정원장은 왜 특수활동비 상납 “모른다”고 했을까
청와대 상납 40억 외 30억 불법 유출 사실이면 후폭풍 심각… 최경환 1억 수수 의혹은 빙산의 일각?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장 2명이 동시에 구속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남재준·이병기 전 원장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총 40억여 원을 청와대에 뇌물로 상납한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이들 두 명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이병호 전 원장은 혐의를 인정해 구속되진 않았지만, 재임 기간 청와대 상납액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국정원이 청와대에 상납한 것으로 알려진 40억 원 외 용처가 명확지 않은 특활비 30억 원이 더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일부는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상납 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의원 중 한 명은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규모와 용처가 불분명한 국정원 특활비가 유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건 국정원이 아니라 검찰이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지난달 남재준 전 원장 시절 이른바 ‘문고리 3인방’에게 월 5000만 원이 전달됐다가 후임인 이병기 전 원장 취임 후 지난해까지 월 1억 원씩 전달된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 지난 16일 JTBC ‘뉴스룸’ 리포트 갈무리.
▲ 지난 16일 JTBC ‘뉴스룸’ 리포트 갈무리.
돈이 빠져나간 곳은 국정원이지만 국정원은 특활비 상납 의혹에 대해 줄곧 ‘모르쇠’로 일관했다. 지난 16일 서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정원 간부들이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특활비를 건넸다는 근거 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며 “검찰로부터 통보받은 것도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조선일보는 야권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정원 간부들이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특활비를 건넸다는 근거 자료가 국정원에 남아 있고, 현 국정원도 이를 통해 사실 여부를 어느 정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7일에도 “서 원장과 국회의원 특수활동비 수수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했던 국회 관계자는 ‘서 원장이 이 문제에 대해 걱정을 했었다’고 했다”며 “복수의 야당 의원들도 서 원장을 만난 관계자가 당 지도부와 일부 중진 의원에게 서 원장을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관련 의혹이 있으면 검찰이 계속 수사를 하겠다는 것 같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국회 정보위원들의 말에 따르면 서훈 원장은 국정원 특활비 불법 유출에 대해 자체 조사를 했지만 ‘국정원 차원에서는 확인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우리의 입장은 조선일보에 보도된 것처럼 서 원장이 국회 관계자에게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등의 언급을 한 바가 전혀 없고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라며 “최근 국회의원 특활비 상납 관련해 보도되고 있는 부분은 우리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17일자 중앙일보 8면.
17일자 중앙일보 8면.
서훈 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이 부정하게 사용한 특활비가 70억 원에 달한다는 16일 뉴시스 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뉴시스는 17일에도 “41억 원가량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나머지 30억 원의 사용처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병기 전 원장이 최경환 의원에게 줬다는 1억 원은 ‘용처 불명’의 30억 원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후속 보도했다.

서훈 원장이 국회 정보위에 나와 해명한 대로 국정원에서 빠져나간 특활비가 ‘특수공작사업비’였다면 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를 서 원장이 알고 있었다는 조선일보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정원은 내부적으로 훨씬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 수 있다.

뉴시스 보도대로 청와대에 상납한 특활비 외에도 불법 유출된 돈이 30억 원에 달하고, 이에 연루된 국회의원과 국정원 임직원이 상당한 숫자라면 국정원 스스로 이를 ‘실토’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 야당 정보위원은 조선일보에 “일부 정보위원들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설이 도는 상황에서 서 원장도 답변하기가 곤혹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국회 정보위가 ‘국정원 개혁특위’를 만들어 국정원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자고 제안한 배경에 대해 “국정원 특활비가 여야 의원들에게도 동시에 전달됐다는 의혹과 관련 있다”며 “여야를 뛰어넘어 위원회 차원에서 전면 반박하고 공동 대응에 나선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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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17-12-05 15:50:26
일단 있는 자료만 가지고 조지면 알아서 분다. 특히나 최경환은 지 억울하다고 다 불꺼야. 박통시대 처럼 고문할 필요도 없지

국민 2017-11-18 13:26:53
최경환 뿐이겠나?? 과거 정권들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을 것!!!

아국정원 2017-11-17 15:40:25
국정원을 조사하는데 국정원 직원이 주는 자료만 받아서 조사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그런데도 이마만한 비리가 확인되었는데 조사는 완료되었다고 한다. 이게 정말 나라 꼴이....
국정원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 국정원 직원이 검수하고 준 자료만 가지고 하는 조사가 아니라, 원천적으로 처음부터 조사해서 국정원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 간부들 중 비리자들과 관련 라인까지 다 조사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벌어지게 해서는 안된다.
이런식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게 너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