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에 따라 매년 발간하는 KBS경영평가보고서가 2016년도 KBS 신뢰도가 가파르게 하락한 사실을 언급하며 “일련의 국정농단 사태에서 KBS가 국민의 알권리를 적극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뒤 “KBS보도가 사회적으로 논쟁적인 이슈를 더욱 적극적으로 다룰 것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언론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미래연구소 언론사 신뢰도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추이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던 KBS는 2016년 지표에서 아예 순위권을 벗어났다. 시사주간지 시사인과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언론사 신뢰도·영향력 평가에서도 KBS는 JTBC에 뒤처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미디어오늘과 에스티아이가 실시한 여덟 차례의 방송사 신뢰도 여론조사에서도 KBS는 국정농단 국면에서 눈에 띄는 신뢰도 추락세를 보였다.

▲ 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방송사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디자인=이우림 기자.
▲ 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방송사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디자인=이우림 기자.
▲ 미디어미래연구소 신뢰도 조사 결과. 2016KBS경영평가보고서에서 갈무리.
▲ 미디어미래연구소 신뢰도 조사 결과. 2016 KBS경영평가보고서에서 갈무리.
KBS경영평가보고서는 보도·시사 독립성 평가대목에서 “2016년 6월30일 김시곤 전 보도국장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간의 녹취록이 공개되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청와대의 지속적인 보도개입이 공개되며 KBS의 독립성, 신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 각종 조사에서 예년에 비해 KBS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보도부문의 영향력, 신뢰도 등 다양한 지표에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KBS경영평가보고서는 이 같은 하락세를 두고 “메인뉴스 시청률에 안주하지 않고 보도 전체 프로세스와 뉴스 가치, 쟁점, 의제설정 보도 시스템 재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KBS기자들은 보도 시스템 재편을 위해 고대영 KBS사장 이하 간부진의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KBS의 추락을 주도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KBS기자 429명이 기명성명을 내고 고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상황이다.

▲ KBS 로고.
▲ KBS 로고.
KBS경영평가보고서는 지난해에도 KBS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특히 민중총궐기 보도와 관련해 “과잉진압보다 폭력시위 프레임을 많이 사용했다”며 “민중총궐기에 대한 KBS 보도는 균형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도 KBS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당시 보고서는 미디어비평프로그램 ‘미디어인사이드’에 대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언론보도를 발 빠르게 분석했다”고 호평했지만 경영진은 해당 프로그램을 폐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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