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발’ 가짜뉴스가 판친다
‘홍준표발’ 가짜뉴스가 판친다
“문재인 해명 중 거짓말 54%”는 명백한 거짓…가짜뉴스 쏟아내며 스스로 ‘대선후보 자격미달’ 드러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19대 대선에서 가짜뉴스의 숙주를 자처하고 있다. 의도적인 거짓주장으로 특정후보에 불리한 여론을 반복적으로 선동하고 있어 대선후보로서 자격미달이란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4월28일 선관위 주최 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언론사 팩트체크 팀에서 문 후보의 사건 해명 가운데 사실이 18%, 거짓말이 54%로 밝혀졌다”며 “오늘은 거짓말 안 하실 거죠?”라고 물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주제 이야기 하십시다. 우리 사회자한테 지적 받습니다”라고 답했지만 이미 가짜뉴스의 늪에 빠진 뒤였다. 많은 언론이 이날 토론회를 기사화하며 홍 후보의 “거짓말 54%” 발언을 워딩으로 담으며 ‘공방’으로 처리했다.

▲ 지난 4월28일 선관위 주최 대선후보토론회 중 홍준표 후보 발언 모습. ⓒKBS
▲ 지난 4월28일 선관위 주최 대선후보토론회 중 홍준표 후보 발언 모습. ⓒKBS
그러나 홍 후보의 주장은 거짓이었다. 홍 후보 주장의 근거는 인터넷매체 미디어펜이 4월26일 오전 11시 경 내보낸 온라인기사였다. “조선일보가 ‘4차 TV토론 누가 거짓을 말했나’란 내용의 카드뉴스를 통해 팩트체크 한 결과 문재인 후보 해명에는 거짓말이 54%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조선일보는 같은 날 “가짜 그래픽 뉴스가 나돌았다. 그런 통계를 뽑은 적 없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국내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조선일보가 전날 밤 JTBC가 중계한 대선후보 토론을 팩트체크해 보도했다는 뉴스가 돌아다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은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 조선일보가 만들었다는 카드뉴스. 홍준표 후보는 거짓말이 0%로 등장한다. 이 카드뉴스는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 조선일보가 만들었다는 카드뉴스. 홍준표 후보는 거짓말이 0%로 등장한다. 이 카드뉴스는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조선일보가 만들었다는 가짜 카드뉴스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거짓말 28%,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거짓말 50%, 유승민 후보는 거짓말 16%를 나타낸 반면 홍준표 후보는 거짓말 0%였다. 홍 후보 캠프에서 거짓말 0%라는 그래프를 순순히 믿었던 걸까. 홍 후보는 인터넷에 떠돌던 가짜뉴스를 토론회에 유포하며 문 후보의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홍 후보의 가장 큰 문제는 돼지발정제를 이용한 강간모의 논란과 더불어 근거없는 거짓주장이 일시적인 실수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반복된다는 점에 있다. 

그의 거짓주장은 토론회 때마다 쏟아지고 있다. 홍 후보는 “DJ부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네 개의 정권을 거치면서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던 때가 노무현 대통령 때”라고 강조했지만 역시 거짓이었다. 빈부 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노무현 정부가 아닌 이명박 정부 때 가장 높았다. 조선일보 팩트체크에 따르면 지니계수는 김대중정부 0.279→노무현정부 0.281→이명박정부 0.290→박근혜정부 0.275였다.

지난 4월25일 JTBC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발언 모습.
지난 4월25일 JTBC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발언 모습.

2008년 10월14일 국정감사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였던 홍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처럼 아방궁 지어놓고 사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 것을 토론회에서 지적받자 “아방궁은 집 자체가 아니라 그 집 주위에 들어간 세금이 한 1000억 원 들어갔다는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이 역시 거짓주장이었다.

당시 김해시 공설운동장 개보수 예산까지 ‘끌어 모아’ 김해시에서 했던 모든 개발 사업을 노무현 사저와 연관시킨 결과 보수언론이 주장했던 봉하 마을 일대 예산은 495억 원이었다. 1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 생가 복원을 포함한 봉하 마을 일대 10개 사업 예산은 75억 원이었고 이 같은 사업을 요청한 곳은 한나라당 시의회였지만 이런 내용이 토론회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홍준표 후보가 심상정 후보와 노동 분야 관련 논쟁 중 “아니, 토론 태도가 왜 그래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법에 따라 정리 해고된 것 아닙니까? 그때 통진당 하실 때 같이 만든 것 아닙니까?”라고 주장한 것 역시 거짓이었다. 정리해고법이라 부르는 근로기준법 24조는 1998년 도입됐으며 통합진보당은 2011년 12월 창당했다.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입도 2004년 총선 때다.

4월25일 JTBC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도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동성애 때문에 지금 얼마나 우리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1만4000명 이상 창궐하는지 아십니까”라고 말했으나 역시 거짓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는 동성애자들만의 질병이 아니다.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은 성(性)정체성에 관계없이 HIV감염인과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할 때 전파된다”고 밝히고 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가짜뉴스의 숙주로 떠올랐다. 대다수의 언론이 홍 후보의 발언을 검증없이 보도하며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가짜뉴스의 숙주로 떠올랐다. 대다수의 언론이 홍 후보의 발언을 검증없이 보도하며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4월23일 중앙선관위 초청 대선 후보 1차 토론회에서도 홍준표 후보는 가짜뉴스를 양산했다. 예컨대 “(노무현정부가) 우리를 지지했던 코미디언 두 분을 아예 방송에서 5년 동안 배제했다”며 “만약 박근혜 정부가 리스트를 안 만들고 노무현 정부처럼 몰래 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 노무현 정부에서 한 것을 그대로 두고 지금 와서 죄를 묻는 것은 잘못이다”라며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반박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이 두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며, 노무현정부 시절 방송·연예계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배제됐거나 몰래 탄압했던 일은 공식적으로 없다.

홍준표 후보는 또한 “DJ·노무현 정부 시절 70억 달러의 돈을 줬기 때문에 핵이 돼 돌아온 거다”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했으나 이 금액에는 완제품을 기준으로 액수를 계산한 교역과 위탁가공금액 28억5000만 달러도 포함돼있다. 쉽게 말해 현물까지 포함된 것이어서 돈이 넘어갔다고 말하긴 어렵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려면 액수를 39억 달러로 조정해야 한다.

홍 후보는 SBS-한국기자협회초청 대선후보 첫 토론회에서도 “노무현 정부가 세월호 유병언 빚을 탕감해 줬고, 당시 민정수석인 문재인 후보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역시 거짓이었다. 팩트체크 결과 1155억 원의 채권 출자전환은 정부가 아니라 채권단이 합의하고 법원이 인가한 것이었으며 채권이 출자전환 된 2007년 12월 당시 문 후보는 민정수석이 아니라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홍준표 후보는 대선후보가 된 뒤부터 매일매일 가짜뉴스를 양산해왔다. 가짜뉴스에 대한 비판을 또 다른 가짜뉴스로 덮는 식의 네거티브공세는 지난해 미국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전략과 유사하다. 트럼프는 유권자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전달하며 사실을 왜곡했다. 이쯤 되면 홍준표 후보를 가짜뉴스의 숙주로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문제는 가짜뉴스의 숙주인 홍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라는 사실이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언론은 지속적으로 대선후보의 주장을 팩트체크해야 한다. 거짓주장을 두고 일부는 사실이라는 식으로 호도해선 안 된다. 지금 시점에선 사실과 악의적인 흑색선전을 언론이 구분하고 판단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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