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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도움? 최순실 '컨펌' 없으면 국정 못한 박근혜
조금의 도움? 최순실 '컨펌' 없으면 국정 못한 박근혜
정호성 ‘공무상 비밀누설’ 명백, ‘지시자’ 대통령 엮을 수 있나… 최순실 ‘태블릿 전술’엔 손 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주범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국정 개입 혐의가 적나라하게 확인됐다. 정부의 대외비 문건이 박근혜 대통령의 ‘포괄적 지시’에 따라 최씨에게 전달됐다는 점에서 향후 대통령이 공범으로 엮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정호성(48·구속기소) 전 청와대 비서관의 공무사비밀누설 사건 재판에서 검찰 측의 증거 설명이 진행됐다.

▲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2월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재소환되고 있다.ⓒ포커스뉴스
▲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2월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재소환되고 있다.ⓒ포커스뉴스

“최선생님, 대통령님께서 컨펌을 받으시랍니다”

“선생님(최씨 지칭), VIP께서 선생님께 컨펌 받았는지 물어봤는데 아직 컨펌 못받았다 말했습니다. 빨리 컨펌받으라고 확인하십니다.”

검찰이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복구한 문자메시지다. 검찰은 대통령의 지시로 최씨의 확인을 받기 위해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정부 문건을 유출했다고 지적했다. 선생님은 정 전 비서관이 최씨를 부르는 호칭이다.

대통령의 ‘컨펌 지시’ 정황은 2013년 10월27일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 간 통화에서도 확인된다. 박 대통령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 담화자료에 대해 “이거 자료왔는데 정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죠?”라고 묻고, 정 전 비서관은 “그 내용을 선생님(최씨)과 상의했는데, 그런 식으로 들어가는게 적절치 않은 거 같아 저희가 따로 정리했고요”라고 답한다.

정 전 총리 담화자료는 국정원, 군 부대 등의 18대 대선 개입에 대해 2013년 10월28일 정 전 총리가 정부 입장을 밝힌 대국민 담화문이다. 박 대통령은 10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를 앞두고 어떤 입장을 밝히면 좋을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당시 최씨의 국정 개입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최씨는 정 전 총리의 담화문 발표 일정부터 2013년 10월31일 수석비서관 회의 일정 및 당일 대통령 발언 내용에까지 개입했다.

정 전 총리 담화가 있기 전날인 10월27일, 정 전 비서관이 전화로 "선생님 유민봉 수석에게 연락왔는데, 내일 담화 발표 일정 1·2안이 있다. 오전 10시, 오후 2시가 있다"고 묻자 최씨는 ‘오전’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정 전 총리는 10월28일 오후 10시에 담화문을 발표했다.

최씨는 또한 10월27일 대통령이 입장 표명 없이 해외순방을 가는 것에 대해 "훌쩍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외국만 돌아다니는 것 같이 보일 수 있다"며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를 개최할 것을 정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통해 지시했다. 정 전 비서관은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다음 날 10월31일에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가 개최된다고 발표됐다.

수석비서관회의 당시 대통령의 입장은 최씨가 개입했을 여지가 크다. 정 전 비서관이 ‘총리가 이미 발표한 내용과 동일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음에도 최씨는 “그래도 그건 꼭 해 줘야 돼” “중요한 거니 또 얘기해야한다”라며 의견을 관철시켰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발언 내용에 정 전 총리가 언급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해당 말씀자료도 최씨에게 유출된 문건이다.

박 대통령이 최씨와 ‘대포폰(차명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도 정 전 비서관 진술에서 확인됐다. 그는 ‘이유가 뭐냐’는 검사 측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뜻에 따라 최순실씨에게 문건을 보내 의견을 들었으며 이에 대한 대통령의 포괄적 지시가 있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과의 공모 혐의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전달된 자료 수백건 추정 가능… 외교부 ‘암호명’ 부여 자료까지

검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전달한 국정 관련 자료는 수백 건 수준일 것으로 유추된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과 최씨가 주고받은 문자 내역과 각각의 날짜의 청와대 일정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정 전 비서관이 자료 171건을 최씨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료엔 ‘2013년도 기재부 금융위 업무보고’, ‘국정원 2차장 및 기조실장 인선안’ 등이 포함됐다.

▲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태 관련 사건 심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법정. ⓒ포커스뉴스
▲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태 관련 사건 심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법정. ⓒ포커스뉴스

정씨는 피의자 신문에서 “(대통령이 최씨의 도움을) 상당히 자주 받았다” “거의 매일 (문건을) 보냈고, 거의 매일 통화했다” “(구체적 언급은 회피하면서) 상당히 많은 양의 대통령 말씀자료를 보낸 것은 사실이다” 등으로 진술했다. 정씨는 “대통령이 개인적인 일을 믿고 맡기는 분이 최순실 밖에 없었다”면서 최씨가 18대 대통령 선거 운동 때부터 박 대통령 일에 관여했고 2016년 연초까지도 최씨에게 자료를 보내고 의견을 들어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직접 입수한 문건 중 47건 만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대상으로 특정했다. 정부 조직 및 인사관련 문건 13건, 정부부처 및 비서실 보고 문건 14건, 대통령 일정 관련 문건 10건, 대통령 말씀자료 등 문건 10건 등이다.

정 전 비서관은 '행정부 조직도 3안', '중국 특사단 추천 명단', '14개 부처 차관 인선안(2013년 3월13일 인선 관련)', '감사원장·금융감독원장·국세청장·검찰청장 등 인선안(2013년 3월15일 인선 관련)' 등 13건의 정부 조직 및 인사 관련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했다.

최씨가 자신의 이권 취득을 위해 정부 부처 보고 문건을 입수한 정황도 발견됐다. 2013년 10월 국토교통부가 작성한 ‘복합 생활체육시설 추가대상지(안) 검토안’은 수도권 지역 내 복합 생활체육시설 건립지로 경기도 하남시 특정 부지를 1순위로 지목하고 있다. 당시 최씨가 소유하던 토지와 인접한 곳이었다. 이 문건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최씨에게 유출됐다. 검찰은 “공무상 비밀로써 유지할 가치가 충분”하며 “국민의 토지재산권과도 밀접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외교부가 극도의 보안 유지를 위해 암호명을 설정한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표 파일도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수차례 받았다. 최씨가 소유한 사우디·쿠웨이트 등 중동 순방 일정표인 '계절풍', 2014년 10월 ASEM 회의 참석을 위한 이탈리아 순방 일정표인 '선인장', 2014년 북미 순방 일정표인 '북극성' 등의 외교부 문건에는 오른쪽 상단에 '대외주의'가 기재돼있다. 외교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해당 파일을 보안용 외장하드에만 별도로 보관할 뿐만 아니라 담당자 한 명만 문서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교부가 3급 비밀로 지정한 ‘한미 정상회담 및 해외 순방 일정 추진안’도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유출한 문건이다.

대통령 말씀자료 등 10건 유출 문건엔 ‘일본 총리 전화 통화 말씀 자료’를 비롯해 ‘11차 국무회의 말씀자료’, ‘민정수석 통화시 지시사항’, ‘존 캐리 미 국무장관 접견 자료’ 등이 포함돼있다.

검찰, 각종 전자정보로 입증 “태블릿PC 주인은 최씨밖에 없어”

최씨는 자신이 JTBC에 보도된 태블릿PC의 소유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검찰은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최씨가 태블릿의 실제 이용자임을 입증했다.

검찰은 태블릿PC에 있는 외교부 영사콜센터 안내 문자, 국제전화 로밍 안내 문자, 독일 내 통신요금 안내 문자 등을 종합하면 태블릿 이용자는 2012년 7월15일 및 2013년 7월29일 무렵 독일에 입국해 머물렀다고 말했다.

▲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최씨는 2012년 7월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독일로 출국해 2012년 7월29일 귀국했다. 최씨는 2013년 7월28일 다시 독일로 출국해 2013년 8월7일 귀국했다. 태블릿에서는 최씨가 2012년 7월15일 독일에 잘 도착했다고 보낸 카카오톡 어플리케이션 발신메시지도 발견됐다. 동선이 태블릿 내 메시지 내역과 일치한다.

태블릿에서는 2013년 7월28일 촬영된 대통령 여름휴가 사진 14종류도 있었다.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된 5개 사진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2013년 7월29일 독일에서 이메일 계정을 통해 태블릿PC에 다운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가 독일에 머물렀던 때다.

태블릿 이용자는 2012년 8월15일 새벽 1시46분 무렵 제주도 서귀포시 회수동 부근에서 네이버 검색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최씨는 2012년 8월14일 김포공항에서 제주도 행 비행기를 탔고 이틀 후인 16일 서울로 돌아왔다. 검찰은 어플리케이션 이용 위치 정보는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소유한 부동산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강조했다.

드레스덴 문건의 최종 수정 시각은 2014년 3월27일 오후 6시33분 경이다. 그로부터 2분 30초 후에 정 전 비서관과 최씨가 공유하는 지메일 계정에서 ‘한류’라는 제목의 메일이 생성됐다. 45분 정도 지난 오후 7시20분경 해당 태블릿 기기에서 지메일 계정 접속 기록이 확인된다. 접속한 지 30초 후 드레스덴 연설문 파일이 태블릿 피씨에 다운로드된다. 정 전 비서관은 해당 메일이 자신이 최씨에게 보낸 것이 맞다고 진술했다.

해당 기기에서는 18대 대선 운동 관련 파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련 파일, 대통령 취임 후 작성된 연설문 및 말씀자료 등 한글문서 파일 80개가 발견됐다. 이중 공무상 비밀로 특정된 파일은 중국특사단 추천 의원, 국무회의 말씀자료,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 연설문(드레스덴 연설문) 등 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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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2017-02-17 09:31:29
자존심 상한다.

honggildong 2017-02-17 00:36:27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검찰측의 주장이 기사화되었네요. 기왕이면 변호인측 주장도 균형있게 다뤄졌으면 좋을뻔 했는데...아쉽습니다. 변호인측에서, 정비서관이 시종일관 1. 최순실은 국정에 개입할 능력이 없다. 2. 담화문 등의 컨펌 내용은 '이런 표현은 알아듣기 힘들다. 쉬운 용어로 바꾸면 좋겠다는 등의 첨삭이었다'고 주장하며 검찰측과 법리를 다투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었으면 훨씬 이해하기 좋지 않았을까요. 태블릿 PC는 매우 중요한 증거인데, '아직도 실체를 볼 수 없다, JTBC 보도가 조작된 것이다. 김한수 비서관 소유이다'는 등의 주장도 있다고 썼다면 반대 의견을 가진 독자들도 훨씬 이해하기 좋을텐데, 일방적인 주장만을 실은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쉽습니다. 분발을 기대합니다. ^^

경제공동체 2017-02-16 23:17:38
어쨌든 한몸이었다는 뜻이니까... 최순실이 받은 뇌물은, 박근혜가 받은 뇌물이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