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탁 처벌 공언한 황창규 KT회장 본인 인사청탁은?”
“인사청탁 처벌 공언한 황창규 KT회장 본인 인사청탁은?”
[인터뷰] 황창규 특검고발·연임효력정지 가처분 낸 소액주주·KT해고자 조태욱씨 “연임 우선심사 정관에 없어”

대통령 측근 최순실씨와 차은택씨 등의 불법적인 인사청탁을 수용한 것으로 드러난 황창규 KT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연임하자 안팎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엔 KT 소액주주들이 황 회장 연임에 대한 이사회의결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KT 회장 연임 문제가 법정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KT 소액주주이자 KT노동인권센터 책임자들이기도 한 조태욱·황득주·김태욱 등 3인은 지난 2일 황창규 회장 연임을 한 이사회의결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재판장 김영대 수석부장판사)로 배당이 됐으나 6일부로 성남으로 이송 결정이 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이 이 사건을 결정한다. KT 본사가 있는 분당은 이 법원 관할이다.

가처분 신청을 낸 KT 소액주주 조태욱씨는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지난 2010년 해고된 해고자이기도 하다. 그는 당시 민주노총 탈퇴반대 기자회견을 벌였다는 이유로 삼천포로 부당전보되자 텐트노숙 농성을 벌이다 생긴 현지 지사장과 다툼 등의 문제로 그해 4월 해고됐다. 또 조씨는 지난 2013년 KT 회장 추천 당시 본인이 사장에 응모하기도 했다. 조씨는 KT노동인권센터 명의로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검찰과 특검에 황창규 회장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제3자뇌물수수죄의 피의자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씨는 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황 회장 연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이유에 대해 “이사회가 KT 대표이사 회장으로 갖춰야할 도덕성을 우습게 봤기 때문”이라며 “통신은 일종의 신경망이자 국민의 삶 자체라는 점에서 민감한 속성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를 책임지는 수장의 도덕성이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조씨는 “이런 사업장에 이 정도의 일(인사청탁, 광고대행사 부당선정, 미르 재단 지원 등-기자주)을 저지르고도 또 연임하겠다는 것은 그 이상도 저지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는 국민과 KT 구성원에 대한 도전이라고 본다. 그래서 검찰과 특검 고발에 이어 가처분신청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험한 꼴을 보기 전에 황 회장은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 KT 소액주주이자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태욱씨가 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황창규 KT 회장 연임 결정의 부당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 KT 소액주주이자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태욱씨가 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황창규 KT 회장 연임 결정의 부당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특히 황 회장의 내정자 신분일 때 처음 내놓은 발언이 ‘인사청탁하는 사람 처벌하겠다’는 것이라는 점은 본인 스스로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벌할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씨는 “그가 내정자 시절 일성이 ‘외부로부터 인사청탁하는 임직원은 처벌하겠다’고 했으나 (2년도 안돼) 실제 인사청탁을 받아들인 것은 황창규 자신이었다”며 “일성으로 공약한 것인데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씨는 “적어도 그만두는 것이 자신을 처벌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은근슬쩍 넘어가면서 연임까지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다음과 같이 2013년 당시 황 회장의 발언과 검찰 공소장을 보면 '유체이탈' 화법이 나타난다.

“외부 인사청탁이 있을 경우 처벌하겠다”(2013년 12월19일 황창규 회장 내정자 발언-언론보도)

“안종범은 횡창규 KT 회장에게 연락하여 ‘윗선 관심사항인데 이동수는 유명 홍보전문가이니 KT에 채용하면 좋겠다, 신혜성인 이동수 밑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면 좋을 것 같으니 함께 채용해달라’고 요구, 황 회장은 비서실장 구아무개에게 지시해 2015년 2월16일 이동수를, 그해 12월 초순경 신혜성을 채용하였다”(차은택의 공소 범죄사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조씨 등 소액주주들이 낸 황 회장의 연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주요 문제점은 KT CEO 선임 과정에서 현 CEO가 연임을 하려고 할 때 우선적으로 단독 심사해 통과하면 바로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현 정관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내부 규정이 있다해도 정관에서 이를 위임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선임은 무효라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견해이다.

이들은 가처분신청서에서 KT 정관에 ‘회장은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 또는 경영경험이 풍부한 자로서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자 중에서 선임하여야 한다’(정관 33조1항)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정관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복수’의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자 중에서 회장을 선임해야 하므로 종래 CEO추천위원회는 회장 후보를 추천하기에 앞서 공모와 추천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인물 가운데 회장을 선임하도록 KT 정관에 나와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도 정관상 CEO추천위원회가 현 회장의 연임 적합성을 우선적으로 심사한 뒤 공모나 추천 절차를 없애 다른 후보자에 대한 심사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할 수 있는 근거조항은 전혀 없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이사회의 황 회장 연임 결정에 대해 △정관상 근거 없이 현 회장에 대해서만 우선, 단독 심사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며 △복수의 후보자 중에서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정관 제33조 제1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무효임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KT 측이 CEO추천위원회 운영규정에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면 단독 심사할 수 있다’는 근거조항이 있다고 주장했다는 한겨레 등의 보도를 들어 이들은 “하지만 KT가 정작 그 규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설령 CEO추천위원회 운영규정에 회장 연임 도전시 단독 심사 규정이 있다고 해도 정관의 위임이 없으므로 무효”라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포스코의 경우 정관의 ‘이사회운영규정’에 ‘연임의사를 표명한 현직 대표이사 회장에 대대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가중된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KT의 정관에는 이 같은 위임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 지난해 3월22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에서 열린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서 황창규 KT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홍채인식 금융 보안 솔루션(결제 시스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해 3월22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에서 열린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서 황창규 KT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홍채인식 금융 보안 솔루션(결제 시스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들은 가처분신청서에서 황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이사회 결의없이 미르 재단에 11억 원을 출연해 제3자뇌물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과 특검에 고발됐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이들은 “회장으로서 그 누구보다 이사회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정면으로 위반하여 이사회결의도 없이 10억 원이 넘는 돈을 임의로 출연하여 회사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회장의 자격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T 이사회 규정 제8조는 ‘이사회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결의한다’, 14호는 ‘10억 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 등으로 규정돼 있다. 이들은 “따라서 황창규 회장이 이사회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해 이사회의 결의 없이 임의로 2015년 10월26일 KT가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재단법인 미르에 11억 원을 무상으로 출연한 것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황 회장의 연임 이사회 결의가 절차적·실체적 측면에서 모두 무효임이 명백함에도, KT는 현 황창규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것을 강행하고 있다”며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조태욱씨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가처분신청 뿐 아니라 소액주주들을 모아 주주대표소송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씨는 “KT 주식을 25주 보유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KT에 압류된 상태”라며 “해고무효소송 패소했을 때 소송비용을 못내자 2012년 12월 8월7일자로 KT가 주식을 압류했다”고 설명했다. 주식이 압류돼도 주주의 권리행사는 인정된다. 

조씨는 황 회장이 미르재단등에 11억 원을 출연한 것을 두고 “최순실이 회의록이나 정관, 임원 선출까지 결정하거나 마음대로 조작한 재단에 KT 돈을 충분한 검증없이 헌납한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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