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5일 증인으로 채택된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증인출석요구서가 송달되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고, 이영선 행정관은 “12일 이후로 기일을 배정해달라”며 이날 오전 헌재에 불출석사유서를 보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은 윤 행정관에게 세월호 당일 행적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윤 행정관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을 알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행정관은 “세월호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불러 관저에 올라갔지만 내가 어떤 업무를 했는지는 기억 안난다”고 말했다. 윤 행정관은 대부분 질문에 대해 “개인적이거나 비공식적인 업무라 말할 수 없다”거나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 행정관은 ‘대통령의 헤어스타인이 어땠나’라는 질문에 “오전 8시30분에 부르셔서 처음 뵙고 9시에 뵈었는데, 대통령께선 일정이 없더라도 정상 업무복을 입고 계시고 혼자 간단히 메이크업을 했고 매우 단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9시 이후에는 서류가 와서 전달해 드렸다”면서 “(이후) 오전 중에 안봉근 비서관이 급한 전화 연결인지는 모르겠으나 급한 전화 때문에 올라온 걸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용 가글을 올려드렸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디에 놓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위치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가운데)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두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윤 행정관은 “그 날 외부인이 들어온 적은 없다”며 “미용사 빼고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과 오후에 미용사가 왔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오보”라고 답하며 “오후에만 왔고, (청와대 근처에서) 제가 직접 모셔왔고 (밖으로) 모셔다 드렸다”고 말했다.

윤 행정관은 ‘미용사 외에 김영재 원장이 관저에 출입한 것을 본적이 있냐’는 질문에 “본적 없다”고 답했다. 기 치료 아줌마 주사 아줌마 등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답했다. 민방위복을 입고 머리를 만졌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오보”라고 밝혔다. 그는 “머리 끝나고 민방위 복을 제가 직접 챙겨드렸다”며 “뒤에 정리가 좀 안 돼 평소와는 다르게 돼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저에서 최씨를 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행정관은 “봤는데 몇 회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 행정관은 ‘청와대 행정관으로 발탁된 데에 최씨나 정윤회씨가 추천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신사동의 한 의상실에서 최순실로부터 대통령의 해외순방 의상을 받아온 것에 대해 윤 행정관은 “대통령이 의상 비용을 자신에게 직접 줬다”고 말했다. 윤 행정관은 대통령이 노란 봉투에 돈이라며 의상실에 직접 갖다주라고 지시했고, 언론보도에 나온 의상실 CCTV영상에 최순실씨와 함께 찍힌 것에 대해 “최씨가 온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순방일정에 대해서 윤 행정관은 “알지 못했다”며 의상실에서도 최씨가 “(일정에 대해) 말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고영태씨가 윤 행정관에게 대통령의 신체사이즈를 통보받아 옷을 제작했다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영태씨를 잘 알지 못한다”며 전화통화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 행정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박근혜) 개인 업무를 봐줬다”고 말했다. 어떤 업무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 5일 2차 변론이 열리고 있는 헌법재판소. 사진=포커스뉴스

한편 이날 변론에선 윤 행정관의 답변 태도에 대한 지적이 수차례 등장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은 “증인이 혼동하고 있는데 명백히 자신에게 책임있는 게 아니면 증언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증인은 객관적으로 다 알 수 있는 사실도 모두 모른다고 하는데 이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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