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노태우 정부 민정수석실의 ‘최태민 보고서’를 보도하며 보고서 사진의 제일 마지막 문장은 삭제한 채 온라인에 게재했다. 해당 문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과 내연의 관계로 동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4일 조간에서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0년대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최순실씨의 부친 최태민씨와 관련된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던 것이 드러났다”며 “(당시) 최씨의 행태는 최근 제기된 최순실씨 국정농단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최씨는 육영재단과 한국문화재단에 따로 사무실을 두고 박 대통령과 수시로 접촉하며 재단 운영에 개입했다. 또 최씨가 측근을 재단 간부와 비서, 경호원 등으로 근무하도록 해 박 대통령의 활동을 수집하는 식으로 재단 운영을 배후 조종했다. 

▲ 조선일보 4일자 기사. 빨간색 굵은 표시는 온라인에서 삭제된 문장.
전두환·노태우 정부에 참여한 한 인사는 조선일보에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영애 시절이었을 때부터 최태민씨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두 사람 모두 집권 직후 전직 대통령 유족 보호 차원에서 최씨를 박 대통령에게서 떼어놓으려 했지만 잘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는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댓글이 700개 가까이 달리는 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조선일보 4일 조간신문 기사에는 보고서 사진의 마지막 문장인 “(박 대통령이) 최태민과 내연의 관계로 동거하고 있다”는 기사에 실리지 않았다. 게다가 온라인판 기사에 실린 사진에서는 해당 문장이 삭제돼 의문을 자아냈다.

미디어오늘 취재결과 사진의 마지막 문장은 의도적으로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고서를 전체적으로 보면 사실이라고 볼 만한 부분과 유언비어로 볼 만한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내연의 관계로 동거하고 있다”는 문장은 당시 떠돌던 유언비어에 가깝게 표기되어 있다는 이유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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