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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카드’로 시선분산? ‘최순실 정국’은 계속된다
‘김병준 카드’로 시선분산? ‘최순실 정국’은 계속된다
총리 후보 지명된 김병준 “내일 입장 밝히겠다” 사실상 수락할 듯…박원순·안철수도 “하야”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병준 후보자가 “소감이나 미래 계획에 대해 내일(3일) 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총리 후보자 지위를 받아들이고 책임총리 역할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준 후보자는 2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정국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병준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책임 총리 권한에 대해 논의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있겠죠”라면서도 자세한 답변은 3일로 미뤘다.

김병준 후보자는 그러면서 “그동안 당 안에서 오래 일해 온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종합해서 내일 다시 말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밝힌 '당'은 야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가 2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다만 김병준 후보자는 총리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은 시점에 대해 “오래되지 않았다”며 “일주일가량도 안됐다”고 말했다.

김병준 후보자는 함께 임명이 발표된 박승주 국민안전처장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후보자는 “개인적인 이야기”라며 “2003년 정부 혁신위원장을 할 때 인연이 됐다”고만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국 쇄신 카드로 ‘김병준 후보자 지명’이 이뤄졌지만 청문회 통과 여부는 물론 국정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병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 등을 지낸 정책브레인이다. 비교적 야당과 가까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파격 인사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사실상 2선 후퇴를 요구받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와 상의 한번 없이 임명권을 행사한 데 대해 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는 선을 긋던 여당도 갑작스러운 개각 소식에 놀란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각이 발표되던 시기 새누리당은 대표-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중이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자주 통화한다’고 했던 이정현 대표는 이날 회의 중 메모를 전달받고 상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나도 여기 와서 들었다”며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발표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나? 백날 떠들어봐야 소용없는 것 아니냐”고 당 지도부를 질타했다. 나경원 의원은 “거국 내각 구성과 관련해 국회와 미리 상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대통령이) 이를 걷어차 버린 상황이 돼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도 회의 도중 자리를 떴다.

김병준 후보자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혼용무도의 정국 수습 책임자로 적합하지 않다”며 김병준 후보자가 우병우 전 수석 장인과 동향으로 잘 아는 사이였다는 점, 참여정부 정책실장 당시의 재벌개혁 금산분리법 통과를 위해 로비했다는 점 등을 들며 “총리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병준 후보자는 우병우 전 수석과의 관계에 대해 “우병우 전 수석은 잘 모르지만 우병우 전 수석 장인이 향우회 회장이라 아는 사이”라고 답했다.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논문 자기 표절 논란으로 결국 임명 며칠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후 논문 자기 표절은 인사 청문회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와 논의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이슈를 던져 최순실 정국의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여야 모두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다만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꺼내들어 박 대통령의 의중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피의자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안종범 전 수석은 일관되게 부인했던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기업 동참 압박에 대해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에 대해 이날 직권남용과 사기 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현재는 김병준이든 누구든 인물이 중요한 때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2선 후퇴를 정면 거부한 상황에서 정치권은 물론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최요한 평론가는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까지 던졌지만 이슈를 덮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만들어낼 이슈가 없는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개각안을 던진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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