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2억원대의 향응을 받았다며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밝힌 자료의 출처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1차 기자회견의 자료는 산업은행에서 제공받았다고 밝혔고, 2차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자료에 대해서는 "자료의 출처는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출처 공개를 거부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유력언론인이 대우조선해양이 제공한 전세기를 이용했다고 밝히면서 자료 출처와 관련해 "8.24 사기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수환 대표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대표와 유착되어 해외출장에도 동행했다는 풍문이 있어, 본 의원실에서는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어제(8.25) 산업은행 측에 대우조선해양 전세기 이용실적을 요구하여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주장했다.

송 주필과 박수환 대표의 해외출장 동행 풍문도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산업은행 측에 요청해 곧바로 이를 확인하는 자료를 제출받았다는 것이 김 의원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산업 은행 측은 대우조선해양이 작성한 자료를 중간에서 전달했을 뿐이라며 자료 출처 근거지로 지목되는 것을 경계했다.

대우조선해양 전세기 이용실적과 같은 자료는 대우조선해양 고유의 영업 내부 실적에 해당되기 때문에 산업은행 측에서 애초에 파악하기 어려운 자료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전세기 이용 실적과 같은 자료는 내부적으로 저희가 대우조선을 감사한 것도 아니고 특히나 대우조선해양 고유의 영업실적 등과 관련해 관여할 만한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은 김 의원실에서 요청이 왔고, 국회 대외 협력팀에서 대우조선해양 쪽에 자료를 작성하도록 하고 산업은행이 받아 의원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마치 자료의 출처인 것처럼, 작성하고 전달한 것처럼 오해되는 부분이 있는데 대우조선에서 작성해 전달받아 의원실 쪽에 제출했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 설명대로 김진태 의원실의 요청을 받아 대우조선해양이 작성한 자료를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김 의원이 풍문을 듣고 전세기 이용실적 자료를 콕 집어 요청하고 이를 짧은 시간 확인해준 정황이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 보좌진은 "보통 공공기관 자료 요청은 의정자료시스템에 접속해 이뤄지고 빠르면 일주일 정도 걸려 자료 회신이 온다"고 말했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사진=포커스뉴스

김 의원은 두번째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자료도 출처 공개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의심을 더 사고 있다.

김 의원이 29일 밝힌 자료는 2011년 9월 5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호화요트에 탄 내역과 비용, 2011년 9월 9일 런던 한 골프장에서 한 라운딩 내역, 송희영 주필이 이용한 항공권 내역과 비용, 호텔 비용과 관광 경비 등이다. 특히 송희영 주필의 배우자가 2009년 8월 17일 선박 명명식에서 참석해 밧줄을 자른 사진까지 공개했다. 사실상 송희영 주필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자료에 해당한다.

김 의원은 자료 출처에 대해 "1차 기자회견 이후로 제보가 많이 들어와 어제 밤늦게까지 자료를 분석"했다고 밝히면서도 자료 출처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했다.

김 의원이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과 관련한 자료 공개 시점이 청와대가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밝힌 시점과 맞물리면서 청와대 혹은 사정기관에서 흘린 자료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와의 갈등 구도가 격해지자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와 관련해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수사 자료를 흘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확보한 자료가 지난 6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을 압수수색하면서 사정기관이 확보한 자료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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