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전자파 유해 논란 해소 안 되는 이유는
사드 전자파 유해 논란 해소 안 되는 이유는
기자들 출력·주파수도 안물어봐… “정부 군, 데이더 더 공개해야” vs “노이즈 수준, 크게 안 변할 것”

경북 성주로 배치가 결정된 사드 레이더 기지에서 나올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사드기지를 성주로 발표한 지 일주일만에 언론에 괌 사드기지의 전자파 측정치를 공개했으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과 의사들 사이에선 국방부와 미군이 측정 결과만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측정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주에 배치될 사드의 레이더 기지에서 쏘는 전자기파는 X밴드 대역(8~12GHz)의 주파수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레이더 빔)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주파수 대역은 공개돼 있지 않다. 전자파에 대한 유해성을 가르는 국내의 기준은 미래창조과학부 고시인 ‘전자파 인체 보호기준’이다. 이 고시에서 사드 레이더인 X밴드 대역의 전자파는 ‘2~300GHz’ 사이의 주파수 범위에 해당된다. 일반인의 경우 이 주파수 대역에서 전력밀도 10W/㎡를 초과하는 강도의 전자파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고주파의 전자기파를 ‘발암가능물질’(2B) 그룹으로 지정해놓았다. X밴드 대역은 8~12GHz에 해당되는 고주파이다. 2B 그룹은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반면, 안 나왔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때 부여하는 등급이다.

전력밀도 기준치로 볼 때 사드 레이더의 X밴드 전자파는 주파수 대역 0.874~2.66GHz의 'LTE급 휴대전화'와도 비슷하다. LTE 휴대전화의 주파수 대역에서 안전기준치를 전력밀도에 적용하면 4~10W/㎡로 사드 레이더 기준치인 10W/㎡와 유사하다. 또한 전자레인지의 주파수도 2.4GHz로 전력밀도 기준치를 적용하면 로 환산했을 때 사드레이더와 기준치와 같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한 전자파 담당 연구원은 “주파수가 2GHz 대역이라는 점에서 전력밀도 기준치로 보면 사드의 X밴드레이더와 휴대전화가 비슷한 레벨”이라면서도 “다만 휴대폰은 귀에 밀착해 사용하므로 유해성 측정을 전력밀도가 아닌 ‘전자파흡수율(SAR)’을 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사드 기지가 있는 괌에 현장취재하러간 국방부 출입기자 6명이 출고한 기사에 따르면, 사드기지로부터 1.6km 떨어진 곳에서 6분간 측정한 결과 0.0007W/㎡의 전력밀도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군과 정부는 안전 기준치의 0.007%에 불과하므로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측정 당시 레이더 빔과 관련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빔의 방향, 출력, 사거리, 운용방식 등에 대한 데이터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지에 방문 취재한 기자들은 출력이나 주파수 등에 대해 미군에게 직접 질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괌 현지를 취재한 기자들은 측정당시 출력이나 정확한 주파수에 대해 미군에게 공식적으로 질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지 방문한 A언론사 기자는 2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괌 사드기지의 발전기 출력은 공지가 돼 있고, 환경영향평가를 보면 도표와 도면이 나와있다”면서도 “따로 묻거나 그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를 방문한 B언론사 기자도 “미군 쪽에 정식으로 질의응답 때 (질문은) 없었다”며 “다만 동행한 한국군 관계자가 비공식적으로 한 얘기는 ‘출력을 인위적으로 세게하고 약하게 하는 성격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또 주파수 대역과 출력 정보는 기본적으로 군사비밀이라는 점에서 한계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기자는 “질의응답 시간이 30분으로 제한돼 있어 인체유해성이나 효용성 등 급한 것 위주로 질의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취재가 유해성 논란을 해소했는지에 대해 “천안함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정부나 군 입장에서는 할 만큼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국방부 출입 기자들이 지난 18일 미국 괌에 위치한 앤더슨 공군 기지에 미군 관계자와 함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의 전자파 방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를 두고 이형철 경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20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레이더는 보통 CW파(continuous wave-연속파)로 위아래로 훑어가며 옆으로 지나가는데, 한 지점에서는 마치 사이키 조명처럼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레이더 빔이) 위쪽에 있으면 아래쪽이 적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측정당시 어떻게 운용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0.0007W/㎡라는 수치에 대한 해석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불안감 역시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일회성 실험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합의한 전문가들이 공식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드 레이더 전자기파가 직진성으로 뻗어가므로 그 방향(최저 각도 5도)의 아래에 있는 주민들에게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국방부 주장에 대해 “빛은 파동이므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으며, 막는다 해도 회절(장애물을 돌아가거나 넘어가는 것)이 생긴다”며 “국방부가 설명하는 최저각도인 5도 아래 방향에 대해서도 퍼져 내려갈 수 있으므로 그 가능성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조사는 배치를 결정하기 전에 충분히 이뤄졌어야 하나 선후가 뒤바뀐 것”이라며 “그렇다보니 이젠 정부가 사드 전자기파 유해성에 대해 과학적 답변을 내놓을 시점”이라고 말했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정부 주장처럼 안전하다고 하기엔 정부가 데이터를 더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인연합 정책국장을 맡고 있는 이상윤 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은 1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정보들이 군사시설이다 보니 레이더 자체에 대한 정보가 한정돼 있다”며 “레이더 전자기파에 대한 건강 영향도 연구된 게 적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노태맹 성주병원 의사(전 인도주의실천의사회 대표)는 이날 “유해성을 밝히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전자파가 나오는 레이더의 재원에 대해서도 그렇고, 어떻게 운용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군인을 포함해 레이더기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소개한 해외 논문을 보니 고환염, 고환암, 뇌암, 백혈병, 혈액적 이상들, 면역 이상, 우울증, 불면증 등이 보고돼 있다”며 “그러나 한국에는 연구결과가 없다. 이는 영향이 없어서가 아니라 연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레이더 주변에서 근무한지 5~10년 된 군인도 괜찮다며 문제가 없다는 것은 객관적인 설명이 아니다”라며 “전자기파의 ‘비열성효과’의 경우 우리 유전자와 접촉해 변형을 일으키는 것인데, 어느 정도 규모의 전자파에 얼마나 오랫동안 노출됐는지는 연구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이런 의문을 해소하려면, X밴드 레이더의 재원과 출력, 작동방식, 시간 등을 얘기한 상태에서 측정이든 조사든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표는 “문제가 없다면 그린파인 레이더와 패트리어트 레이더 주변에 근무했던 사람과 주민들도 장기간 조사를 하고 불임이나 고환암 등이 있는지에 대해 통계조사,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그래서 아무 문제가 없어야 인정되는 것이지, 그 정도 확신과 자신감도 없으면 기지를 세워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 국방부 출입 기자들이 지난 18일 미국 괌에 위치한 앤더슨 공군 기지에 미군 관계자와 함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의 전자파 방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실의 한 공군장교는 “출력도 모르고 전력밀도를 계산했겠느냐”며 “레이더 출력은 레이더의 성능에 해당되기 때문에, 군사보안에 해당되니 밝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교는 레이더 기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이상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레이더를 우리도 30년 넘게 운용했지만 우리에게 그런 보고는 없다”며 “그런 이상이 보고됐다는 사람은 없다. 안전기준을 잘 지키면 아무 문제가 없다. 레이더는 하늘로 쏘며 직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레이더 빔이 퍼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 장교는 “사이드로브(빔의 특정방향 이외의 방향으로 방사되는 것)와 백로브(특정방향의 반대방향)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100m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전자레인지나 TV도 쓰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군은 사드 레이더 기지에서 100m 이내는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모든 인원이 통제되지만 그 바깥 지역은 안전구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한 전파담당 연구원은 괌에서 측정된 전력밀도 0.0007W/㎡에 대해 “이 정도 레벨은 노이즈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자파 유해성 의문에 대해 이 연구원은 “어떤 정도의 세기이냐가 중요하다”며 “그래서 인체보호 기준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출력 등 제반 데이터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그는 “출력을 올리면 값이 올라갈 수도 있겠으나 일반인이 생활하는 곳(적절히 떨어진 지점)에서 측정된 값이 중요하다”며 “신호원(레이더 발사지점)에서 멀리 떨어지면 아무리 출력을 올려도 안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력밀도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며 떨어져 있으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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