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대박 공식, 큰 것 한 방이 필요하다"
"페이스북 대박 공식, 큰 것 한 방이 필요하다"
[미디어 전략가 릴레이 인터뷰] CBS 노컷뉴스 최철 SNS 팀장, "도달수 800만짜리 동영상 하나가 성장 견인"

2400명에서 11만명. 노컷뉴스 페이스북 좋아요 수는 1년만에 약 45배 증가했다. 지난해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는 영상이 페이스북에 다른 언론사보다 빠르게 올라가면서다. 노컷뉴스 페이스북에 업로드됐던 이 영상은 도달수만 800만이라는 기록이 나왔다.

노컷뉴스가 지금의 11만명 좋아요 수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또 한 차례의 ‘대박’이 있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 행사 당시 어린이 합창단이 추운 날씨에 외투도 없이 얇은 옷을 입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 ‘노컷V’ 영상이 페이스북 등 온라인 상에 업로드되면서다. 이 영상도 700만에 가까운 도달률을 기록했다. 언론사 중에서는 뉴미디어 후발 주자지만 성장속도는 괄목할만한 정도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8일 서울 목동 CBS 근처 카페에서 최철 SNS팀장을 만나 노컷뉴스의 SNS를 비롯한 뉴미디어 대응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컷뉴스 SNS팀을 소개해달라. 

“SNS팀에는 총 8명이 있다. 씨리얼(C-Real)이라는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온라인 채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노컷뉴스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한다. 씨리얼은 공식적으로 CBS 소속이라고 소개하지는 않지만 젊은 시각과 감각을 담은 실험적인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채널이다. 씨리얼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는 두 명이다. 이들이 PD처럼 촬영도 하고 동영상 편집도 직접한다. 노컷뉴스 담당 6명 중 4명은 기자이고, 나머지 두 명은 웹디자이너와 데이터분석가다.

올해 1월에 SNS팀으로 개편돼서 지금처럼 운영하고 있다. 씨리얼 팀은 보도국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별도 조직으로 있던 것이 올해 초 부서 개편으로 SNS팀과 합쳐졌다. 작년에 SNS 계정을 혼자 맡아 운영하던 것에서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 최철 노컷뉴스 SNS팀장. 사진제공=노컷뉴스.
-노컷뉴스의 페이스북은 많은 이들에게 진보 성향이 뚜렷한 계정으로 보인다. 젊은 층이 많이 활동하는 페이스북 특성을 노린 것인가.

“의도한 것은 아니다. 집권여당이 잘못한 게 너무 많아서 기사도 그런 내용이 많기는 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모두 신랄하게 비판한다. 우리는 페이스북에 기사를 올리거나 발문을 달 때도 일부러 어느 쪽의 편을 들고 쓰지 않는다. 그런 멘션과 댓글 등을 다는 것은 나와 부팀장의 권한이며, 과한 내용은 없도록 조절한다.

우리는 의도한 것은 아닌데 특종이거나 우리만의 분석기사, 특히 정부여당의 내막을 파헤친 아이템들이 노컷뉴스에서 나오면 야당 성향 독자 중에서는 시원하다는 반응이 있긴 하다. 다른 언론사에서는 없는 기사에 대한 호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노컷은 ‘왼쪽’이라고 하면서 떠나는 독자도 있다.“

- 작년부터 페이스북 후발주자로 뛰어든 노컷뉴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전략은 무엇인가.

“경향신문은 작년에 이미 좋아요 20만을 달성했고, 한겨레는 13만 정도였다.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올려도 경향은 좋아요 500개가 눌리고 우리는 두 개 밖에 안 눌리더라. 우리도 좋은 기사가 많은데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우리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자고 생각한 이유다. 미디어오늘도 그렇지만 노컷뉴스도 정부의 내막을 볼 수 있는 언론사로서 진성팬을 모은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본다. 작년 11월 민중총궐기 때의 백남기 농민 물대포 영상과 YS영결식 때의 어린이 합창단 영상이 대박을 터트린 것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 노컷뉴스 페이스북의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동영상뉴스 갈무리. 조회수만 누적 300만에 가깝다.
-페이스북 상에서 ‘드립’은 안 날리시는 것 같던데, 일부 언론사 페이스북 계정 운영자가 소위 ‘드립’을 날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조선일보 페이스북식의 드립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은 보면서 딱딱해보이는 조선일보에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어 친근하게 느껴서 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조선일보가 ‘드립 잘치는 선수’를 페이스북 관리자로 넣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조선일보조차도 신문 발간을 중단하고 디지털 쪽으로 넘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언론사가 운영하기 때문에 공적인 기능을 갖긴 하지만 페이스북은 기본적으로 사적인 공간이다. 패륜 논란이 있을 정도의 드립이 아니라면 페이스북 이용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도 언론 신뢰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부산경찰청 페이스북도 인기가 높은데, 운영자가 경찰이 꿈이라는 한 지망생에게 “경찰 되지 마라, 경찰 돼도 나처럼 페이스북이나 운영하게 된다”는 내용의 웃긴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것으로 인기다. 부산경찰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신뢰도도 올랐다.“

-노컷뉴스의 페이스북 운영을 비롯한 뉴미디어 전략을 소개해주신다면.

"크게 네 가지다. 정보, 재미, 감동, 소신이다. 정보의 측면에서는 다른 언론에는 없는데 노컷뉴스에만 있는 콘텐츠가 있으면 사람들이 와서 읽을 것이다. 또한 재미도 있어야 한다. 요즘 조선일보와 YTN 등이 페이스북에서 먹히는 이유는 페이스북 계정이 재밌기 때문이다. 감동 코드도 페이스북에서 먹히는 소재다. 언론사로서의 소신도 중요하다. 언론사로서의 색이 분명하면 진성팬들도 늘어나는 것 같다.

처음에 SNS팀으로 왔을 때 느꼈던 점은 페이스북만큼 기사를 링크하기 좋은 플랫폼이 없다는 거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댓글을 달고 공유하면 기사가 널리 퍼지게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계정에 좋아요 수가 높더라도 도달률은 떨어지는 알고리즘도 갖고 있다. 노컷뉴스는 다른 언론사들보다 한참 늦게 시작해 좋아요 수가 낮았지만, 이런 구조 속에서라면 콘텐츠가 좋으면 빠르게 퍼지고 성공도 거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만의 색을 분명히 해서 진성팬을 늘리는 전략을 잡게 됐다.

우리는 모션 그래픽을 활용한 기사도 제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르스가 각 환자들 간의 접촉을 통해 퍼져 나가는 과정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단순히 텍스트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김지수 기자가 이슈를 쉽게 설명해주는 영상뉴스인 ‘콕! 뉴스’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으로 노컷뉴스 기사를 보려는 사람들은 정보에 쉽게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콘텐츠들을 통해 이들을 위해 좀 더 편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노컷뉴스 페이스북에 올라온 모션그래픽 기사(왼쪽)와 영상뉴스인 '콕!뉴스'(오른쪽) 갈무리.
-노컷뉴스의 디지털 콘텐츠를 많이 보는 이들의 연령대와 성별은 어떻게 되나.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올리는 PV는 어느 정도되나.

“노컷뉴스 페이스북 구독자는 30~40대가 가장 많다.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6대4로 조금 더 많지만 점점 여성들도 많아지고 있다. 씨리얼은 반면 여성 구독자 수가 더 많고 연령대도 20~30대로 낮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텍스트 기사보다는 영상 콘텐츠 조회수가 높다.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되는 PV는 전체 PV 중 10% 정도다. 다른 언론사들은 우리보다 좀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페이스북 등에 올리는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시나.

“협찬 받아 만드는 콘텐츠를 그저 비난만 할 수 없다고 본다. 페이스북은 공간 특성 상 네이티브 광고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일반 홈페이지라면 배너 광고 등 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있지만, 페이스북은 타임라인이 광고 공간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 중 잘못된 것을 잘 했다고 홍보하는 식의 콘텐츠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일 소주 열풍이 불었을 때 각 브랜드 별로 맛 평가를 한다거나 짬뽕 라면 중 어떤 것이 더 맛있는지를 실험하는 등의 가벼운 영상은 협찬을 받고 만들어도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우리는 아직 그런 협찬받고 콘텐츠를 만들 계획은 없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했다. 신문이 망해서가 아니다. 디지털 전환이 완료됐기 때문에 중단한 것이다. 지금 디지털 전략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언론사들도 다 똑같을 것이다. 지면은 광고 때문에 찍는 것 뿐이다. 지면을 통해 올리는 광고수입을 디지털 쪽에서도 낼 수 있다는 보장이 있으면 다들 발간을 중단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PV를 올리고 있고, PV는 기본적으로 광고 단가를 결정짓기 때문에 페이스북 콘텐츠가 광고 단가를 올리는 데에는 일조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SNS를 비롯한 뉴미디어 분야를 담당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

“아래로부터의 요구를 국장급 이상 결정권자들이 안된다고 하면 안되는 경우가 있다. 이 분야는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수의 언론사들이 뉴미디어 조직을 밑에서부터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인원을 늘려달라는 요구에 맞춰 늘려가고 있다. 당장 인원 충원에 급급해 충원했다가 실적이 없으면 바로 잘리기도 한다. 중앙일보는 조금 달라보인다. 사측 결정권자들이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엄청난 자원을 투입해가면서 회사 전체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이처럼 책임 질 수 있는 결정권자들이 과감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고만고만한 언론사들끼리 싸우다 도태되고 끝날 수 있다.

또한 지금 VR이 디지털 환경에서 중요하다고 해서 우리도 VR로 찍자고 하는 것은 디지털 혁신이 아니다. 조직이 디지털 콘텐츠를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디지털혁신이다. 다른 언론사들도 비슷하겠지만 우리도 아직 팀 안에 웹 관련 개발자가 들어와있지 않아 필요할 때마다 요청을 해야 한다. 지금은 개발자와 함께 협업하는 것을 요구받는 시대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환경이 언론사에게 주는 변화는 어떤 것일까.

“아젠다 세팅 기능이 약화된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우리는 온라인 환경에서 이미 또 다른 아젠다 세팅을 하고 있다. 기존 언론들은 지면 하나에 기사를 다 모아놓고 이것이 중요하다고 보여주는 식이었다. 지금은 페이스북이라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이야기하는 공간에 기사를 던지는 것이다. 많이 보는 플랫폼인 페이스북에 기사를 던지면 그만큼 기사가 많이 퍼져나가면서 사회 비판 여론이 형성된다. 고 김영삼 대통령 영상이 페이스북에 던져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SNS를 하는 이유는 미래세대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하고 있는 씨리얼이 대표적이다. 노컷뉴스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려보고 젊은 세대들이 이런 영상을 좋아한다는 기호를 확인하는 실험 공간이다. 언젠가는 CBS의 또 하나의 브랜드로서 씨리얼이 노컷뉴스를 압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앞으로 페이스북 이외에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또 다른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다. 그 다음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징검다리로서의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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