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과 어버이연합은 원래 한통속이었다
전경련과 어버이연합은 원래 한통속이었다
삼성 특검 반대, 미디어법 찬성 등 안보 이슈 아닌데도 한 목소리… 이심전심? 구국의 일념? 공생관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어버이연합에 1억 원 이상의 자금을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과거 전경련이 어버이연합과 한목소리를 냈던 사안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어버이연합이 삼성 특검에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등 안보와 무관한 경제적 이슈에도 전경련과 같은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어버이연합-전경련 커넥션 의혹이 커질 소지가 있다. 

어버이연합은 지난 2008년 3월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 앞에서 삼성특검중단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당시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려다 어버이연합 등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전경련은 그해 4월1일 “삼성 특검의 장기 수사로 국가경제와 기업경영이 위축되고 있다”며 수사기간 재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2008년 4월4일 오전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 앞에서 특검수사 종료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버이연합은 4월4일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 앞에서 특검수사 종료를 주장하는 집회를 다시 열었다. 

보수단체가 선제적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전경련 등이 대기업을 두둔하는 방식으로 특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확대재생산한 결과였다. 

전경련과 어버이연합은 종편 탄생의 시발이 된 미디어법과 관련해서도 한목소리였다. 전경련은 2009년 1월 “미디어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미디어산업 관련 규제가 해소되면 신규 투자가 활발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져 경제살리기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2만6000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된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부연하기도 했다.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는 7개월 뒤인 8월 ‘미디어법 조속시행’, ‘국정왜곡 선동저지’ 등의 피켓을 들고 서울 명동에서 집회를 벌였다.

어버이연합과 전경련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각각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어버이연합은 2011년 7월 노동자들과 연대하려는 시민사회 및 노동계의 ‘희망버스’를 저지하려 했는데, 전경련 역시 그해 11월 “희망버스와 정치권의 노골적인 압박 등 노사 자율이 아닌 제3의 세력이 개입하는 나쁜 선례가 남아 우려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한미FTA와 관련해서도 전경련과 어버이연합의 입장은 일치했다. 어버이연합은 2011년 11월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한미FTA 비준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경련은 10여 일 뒤 성명서를 통해 “국회의 결단을 높게 평가하며 국익과 국민을 위한 한·미 FTA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이제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한·미 FTA의 체결 효과를 높이기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버이연합은 지난 2012년 10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동화빌딩 앞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 의원이 ‘친일파’ 백선엽 장군을 '민족의 반역자'라 칭했다는 이유였다.

▲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2012월 10월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동화빌딩 앞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의 얼굴이 붙은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측은 "김 의원이 백선엽 장군을 '민족의 반역자'라 칭했다"며 김광진 의원 사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입장 발표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흥미롭게도 전경련은 그해 12월 백 장군이 시장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며 ‘제23회 시장경제대상’에서 공로상을 전달했다.

전경련 등 경제 5단체는 2013년 12월26일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매일경제 등 주요 일간지 1면에 실은 호소문을 통해 “대통령과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수서발 KTX 자회사를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는 명분 없는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어버이연합은 이듬해 1월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 집행부의 자진 철수를 촉구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번 어버이연합 지원 의혹과 관련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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