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7시간’ 제작 이상호 기자 중징계 예고
‘대통령의 7시간’ 제작 이상호 기자 중징계 예고
모욕죄 무죄 판결 후 25일 두 번째 인사위 개최…이상호 “국민의 뜻 거스르는 비상식 징계”

법원으로부터 해고 무효와 최근 회사 모욕 혐의까지 무죄 판결을 받은 이상호 MBC 기자가 25일 또다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MBC 사측이 이미 지난달 7일 이 기자의 징계안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못 내린 후, 지난 20일 이 기자의 모욕죄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재차 인사위 개최를 통보한 것이다.  

사측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 소속으로 현재 심의국 TV심의부에서 근무 중인 이 기자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25일 오전 9시 반 임원회의실에서 개최할 것임을 통보하고 노조 측에 지난 22일까지 △지부 대표 참석 여부와 참석 인원 △서면으로 변론하고자 하는 경우 서면 변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이 기자는 인사위에 출석하지 않았고, 별도의 서면 변론서도 제출하지도 않았다.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이 노조에 보낸 인사위 통보서는 지난달 인사위 개최 내용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MBC 사측은 이 기자가 정직 기간 중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과 구조 실패 책임을 묻는 다큐멘터리 ‘대통령의 7시간’을 제작한 것을 문제 삼았다. (관련기사 : MBC, 이상호 기자 또 해고하나)

이상호 MBC 기자가 지난 2월 2일 SNS에 공개한 ‘대통령의 7시간’ 제작 영상
MBC 심의국은 지난 2월5일 이 기자가 6개월 정직 징계 후 복귀하자 인사부에 이 기자에 대한 인사위 회부 요청서를 보냈고, 이에 따라 이 기자는 23일 다큐멘터리 제작 관련 경위서를 인사부에 제출했다. 

아울러 사측은 이 기자의 △해고 기간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제작 등 관련 활동 △영화 ‘쿼바디스’ 출연 △세월호 사고 보도 관련 회사와 동료 기자 비방 △SNS 활동 등 총 14가지 이유를 들어 인사위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지난 21일 MBC 파업 기간 중 고용된 전재홍 기자와 MBC 모욕 혐의 항소심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회사가 한 달이 넘어 다시 인사위를 여는 것은 나도 징계를 많이 받아봤지만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아마도 회사가 봐도 징계 근거가 좀 부실하니까 그동안 내용을 보강하기 위해 다시 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어 “그동안 충분히 징계를 집행할 만한 시기가 있었음에도 총선 과정에서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시기 조절을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사실상 확인되는 것 같다”며 “총선을 통해 드러난 민의라는 것이 정권적으로는 국민과 소통하라는 뜻이고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과 종편 언론에 대해선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오라는 소환 신호인데도 회사가 다시 징계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오기 위해 마지막 비상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 기자는 또 “MBC에는 무려 10명의 변호사가 고용돼 있는데 이들이 비싼 월급을 받으면서 언론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어 낸 사측의 논리라고 생각한다”며 “이 또한 지난번 ‘백종문 녹취록’에서 드러났듯이 일단 자르고 보기 위한 최소한의 구속요건 만들어야 하므로 궁여지책으로 개발해 낸 논리여서 법원은 물론이고 사회 여론을 통해서도 단호하게 비판받고 패배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성훈 변호사도 “회사에서 근로자를 해고해 놓고 그 기간 내 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건 자가당착”이라며 “회사 입장에선 언제든지 근로자에 대한 해고 사유를 찾기 위해 그 중 하나가 해고 기간 내 한 행위들을 찾아봐서 그 행위가 문제가 되면 충분히 징계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이는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MBC 사측은 21일 이 기자 모욕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해 “조롱과 왜곡이 뒤섞인 거칠고 과격한 발언에 모욕을 느낀 피해자가 엄연히 존재하고, 공영방송 MBC의 명예를 실추한 사실이 명확함에도 그 발언 당사자에게 아무런 법률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입장을 냈다.

사측은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는 MBC 조직의 활기를 흩뜨리고, 회사가 부여한 자신의 위치와 자격을 망각한 채 구성원의 결속력을 저해하는 이상호와 같은 어떤 유형의 발언과 돌발행태에도 당당히 대처해 나갈 것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이상호 ‘시용 기자’ 모욕 혐의 항소심서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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