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 줄어도 광고단가 그대로
부수 줄어도 광고단가 그대로
어차피 광고 효과는 뒷전…‘보이지 않는 광고’로 줄어든 매출 만회

주요 신문의 발행부수가 지난 10여년 사이에 반토막 났는데 기업의 광고비는 크게 줄지 않았다. 광고효과가 크게 줄었는데도 광고 단가는 꾸준히 올랐다. 당연히 문 닫는 신문사가 한 군데도 없다. 애초에 발행부수와 광고단가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5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간지의 종이신문 판매 수입은 2013년 약 4490억에서 2014년 3688억원 규모로 약 17.9%포인트 감소했다. 종이신문을 통한 수입은 2014년 기준 전체 수입 중 14.1%만 차지한다.

반면 일간지의 주요 수입원으로 크게 성장한 분야인 인터넷상의 콘텐츠 판매 수입은 2013년 475억에서 2014년 932억으로 96.1% 증가했다. 부가사업 및 기타사업수입 역시 2013년 6143억에서 6244억으로 1.7%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주요 일간지들조차도 발행 부수와 유료 부수를 통해서는 수익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발행 부수와 유료 부수는 광고 단가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도 아니다. 원칙적으로 발행 부수나 유료 부수가 많아질수록 광고 단가가 올라가야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그렇지 않다. 광고 단가는 광고주인 기업과 신문사 간 관계에서 한번 만들어지고 나면 이후 부수 변동과는 상관없이 관행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 iStock.
여기에 신문사들의 경영 악화 현상이 덧붙여져 발행 부수와 유료 부수는 매년 줄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5 신문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는 조선일보와 내일신문, 문화일보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전국 종합 일간신문이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불안정한 경영상태라고 분석했다. 주요 신문사들이 부수를 유지하기에는 매출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종이값과 인쇄 비용도 적지 않게 부담이 된다. 신문사 내 광고국 인원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곳이 많아진 이유도 인건비 절감을 통해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업계 1위’ 조선일보 조차도 신문 발행이 아닌 사업수익이나 임대수익을 통해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기준 조선일보의 신문 매출액은 2014년 2973억으로 2013년 3115억원에서 4.55% 감소한 상황이다. 반면 사업수익은 2014년 233억여원으로 직전년도 139억원보다 68.23%가 증가했다.

한 경제지 관계자는 “지면은 광고를 위해 필요하긴 하다. 다만 발행 부수나 유료 부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수익이 좋아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온라인 위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지면 광고를 얻기 위한 부수만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신문사들이 영업 전략을 부수늘리기와 지면광고 보다는 협찬성 기사와 보이지 않는 광고로 옮긴 이유다. 지면에는 지면광고 이외에도 독자 눈에는 보이지 않는 광고들로 가득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주요 일간지 광고국 관계자는 “한 언론사에만 광고를 주면 다른 언론사에서 우리도 광고를 달라며 광고주를 찾아간다. 이를 막기 위해 편법을 쓴다. 광고나 기사와 관계 없이 몰래 협찬만 주는 경우도 있지만, 초판 인쇄에만 광고를 넣고 바로 빼는 방법도 쓴다. 혹시라도 뒷돈 거래가 있었는지 감사가 들어왔을 경우 정당하게 광고로 지출했다는 흔적은 남기기 위해서다. 초판에만 광고가 있기 때문에 독자뿐만아니라 다른 신문사조차 눈치를 채기 쉽지 않은 편법”이라고 말했다.

광고주들이 ‘광고아닌 광고’를 하는 이유는 광고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닌, 신문사와의 관계 때문이다. 광고주들도 신문에 광고를 낸다고 해서 크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 언론시장 이외에도 온라인·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광고할 곳은 많아졌고 신문 부수와 독자수가 크게 줄면서 신문을 통한 광고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 iStock.
다만 여전히 신문사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론을 형성하는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고주들은 신문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특히 신문사에서 비판적인 기사가 나왔을 경우를 대비해 신문사 측에 기사에 대한 불만사항을 비교적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보험’을 하나 들어놓는다고 보는 것이다.

주요 신문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수가 많아져도 수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자에게 굳이 구독부수를 늘려오라는 압박을 줄 필요가 없다. 기자에게 부수 영업을 시키기보다는 기사의 방향을 광고주에게 좀 더 유리한 쪽으로 조절하는 것이 오히려 후원이나 협찬을 끌어오는데 더 큰 수입 창출 효과가 있다고 본다.

신문사 입장에서도 신문 기사조차도 협찬에 의존하는 비율이 많아지다보니 편집국에서는 고민이 깊어진다.

한 주요 일간지 관계자는 “신문 시장이 어려워져 이에 맞춰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야 하지만 당장 수익이 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몇 개 소수 대기업이 전체 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삼성 광고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치열한 내부 토론이 이어졌을테지만 요즘에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광고는 물론이고 협찬성 기사도 어쩔 수 없다는 일 쯤으로 받아들일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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