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구·부산 방문, 지상파는 아무 생각이 없나
대통령 대구·부산 방문, 지상파는 아무 생각이 없나
‘청와대의 입’ KBS, ‘친박의 입’ MBC, ‘간부의 입’ SBS… 박근혜 선거개입은 침묵으로 일관

KBS  
“KBS는 지상파 3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메인뉴스에 북한 관련 소식을 톱으로 보도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안감은 가능한 한 자극적이고, 사실 확인을 위한 정보는 뒷전으로 미루는 보도 행태다”

MBC 
“야당 공천을 두고는 ‘낡은 진보 청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거나 ‘패권 청산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을 담으면서도 정의화 국회의장도 문제제기하고 조중동 등 보수 언론들도 비판한 여당 공천에 대한 지적은 거의 담지 않는다. 김무성 옥새 파동으로 낙천한 후보자들의 인터뷰도 싣지 않았다”

SBS 
“지난달 열린 보도편성위원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말 바꾸기 문제에 대해 SBS가 충분히 보도하지 않았다는 점과 SBS 임원 출신인 최금락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잦은 뉴스 노출 문제도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보수 신문도 비판적 입장을 냈는데 SBS는 ‘방문했다’ 정도의 사실 전달에만 그쳤다”

지난 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상파 3사 노조 공추위 간사 총선보도 긴급점검 합동 토론회’에선 지상파 3사가 총선 관련 보도에서 정부·여당에 눈에 띄게 편향적인 ‘불공정’ 보도를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총선보도감시연대 모니터 활동을 하고 있는 민주언론시민연합으로부터 가장 ‘나쁜 보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은 KBS는 안보 불안을 자극하는 북풍 몰이 보도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수영 언론노조 KBS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사례를 볼 때 KBS ‘뉴스9’의 북한 보도량은 17꼭지로, SBS 5.5꼭지의 3배였고, 심지어 종편인 TV조선의 10꼭지보다도 월등히 앞섰다”며 “보도 양도 많을뿐더러 뉴스 배치 순서도 다른 지상파나 종편이 큐시트 중후반에 배치한 것을 KBS는 유독 톱으로 보도하는 사례가 상당히 여러 차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KBS는 테러방지법과 노동 관련법 등 여야 쟁점 법안 보도에서도 노골적인 ‘정부 여당 편들기’ 경향을 보였다. KBS본부가 지난 1월1일부터 3월8일까지 KBS ‘뉴스9’에 보도된 정치외교부 리포트 260건을 분석한 결과 쟁점 법안 처리와 관련해 정부·여당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동조하는 것으로 비치는 보도 양은 절반이 넘는 61%를 차지한 반면, 야당에 유리하거나 야당 입장을 대변한다고 평가할 만한 리포트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또한 보수 신문들조차 선거를 앞둔 부적절한 행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부산 방문에 대해서도 지상파 3사 모두 선거개입 의혹은커녕 대신 ‘청와대의 입’ 노릇을 하며 대신 해명해주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지난달 10일 박근혜 대통령 대구·경북 지역 방문 관련 지상파 3사 메인뉴스 리포트 갈무리.
KBS는 박 대통령이 부산 지역을 방문한 지난달 16일 ‘뉴스 9’에서 관련 소식을 동정 보도로 전하는 데 그쳤다. KBS는 해당 리포트에서 “박 대통령은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고 노인복지관을 찾아 민생입법촉구서명운동 현장도 둘러봤다”며 “박 대통령이 대전과 대구에 이어 부산 혁신센터를 방문한 것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고 청와대의 설명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했다. 

MBC도 마찬가지였다. MBC는 지난달 10일 뉴스데스크에서 “박 대통령이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정치적 고향이자 진박 논란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구 경북을 방문했다”면서도 “여러 해석 탓인지, 정치적 오해를 살만한 행보는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의 위협을 언급하며 국민적 단합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MBC는 박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한 지난달 16일에도 “박 대통령, 부산 찾아 ‘창조경제·민생경제’ 행보”라는 제목의 뉴스데스크 리포트를 통해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부산 방문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경제 행보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고 강조했다. 
 
SBS ‘8 뉴스’ 역시 박 대통령이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한 지난달 10일 “박 대통령, TK 방문…‘앞장서 힘 모아달라’”는 리포트에 이어, 16일 부산을 방문했을 땐 “박 대통령, 이번엔 부산…경제 행보로 민심 잡기” 리포트에서 “박 대통령이 대구에 이어 부산을 찾아서 창조 경제성과를 점검했다”며 “복지관 입구에서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 촉구 서명’을 받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선 국민의 뜻이 국회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호찬 MBC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는 총선을 앞두고 여야 공천 갈등과 관련한 보도에서 “뉴스데스크에서 야당의 경우 공천 배제된 의원들의 입장과 인터뷰가 비교적 충실하게 실린 반면, 여당은 공천 초기 김태환·강길부 의원 등 고령을 이유로 배제된 의원들의 인터뷰만 실렸을 뿐 공천 배제되거나 탈당한 비박계 의원들의 인터뷰는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곤 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유승민 의원의 새누리당 탈당 이후 지난달 24일 뉴스데스크 보도를 보면 유 의원 발언은 “(저에 대한)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 한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고만 한 번 다뤘다. 

반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본인의 행동을 따뜻한 보수니 정의로운 보수니 하는 그럴듯한 말로 미화하고, 오히려 자신만의 잣대를 국민들에게 설득하려고 했다”는 발언에 이어 “‘청와대 얼라’ 이런 식의 발언도 그 뒤에 이어지는 여러 가지 행동도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라는 등 직접적인 발언 노출뿐 아니라 “꽃길만을 걸어온 당을 버리고 정부 활동을 적극 막는 법을 어거지로 통과시켜 대통령이 끝내 거부권을 발동하도록 만든 것 역시 당 정체성 위반이라고 지적했다”는 등 설명까지 덧붙이며 기계적 균형조차 지키지 않았다.

지난달 9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게다가 MBC는 지난달 3월9일 뉴스데스크에서 친박 핵심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막말 파문은 “김무성이 XX버리게”로 순화해 보도했지만, 불과 6일 전인 3일 “막말 공방 끝 회기 종료, 민생·경제법안 처리 무산”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당 수뇌부는 죽게 내버려둬”라고 욕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MBC 보도는 ‘오보’였다. 실제 서영교 의원의 “여당 수뇌부는 뒤지게 냅둬” 발언은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계좌 추적과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국가정보원이 ‘뒤져’ 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MBC는 서 의원의 발언을 막말이라고 왜곡해 보도하고도 정정보도 없이 해당 부분을 삭제한 채 편집해 인터넷에 올렸다. (관련기사 : “죽게” 아니라 “뒤지게” MBC 서영교 발언 보도는 오보)

SBS는 지난달 24일 보도편성위원회에서 개성공단 관련 보도와 최금락 새누리당 예비 후보 관련 보도가 정부와 해당 후보를 위한 보도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왔다.  

SBS ‘8뉴스’는 지난 2월 12일 “개성공단 돈, 핵개발 입증 자료 있다”는 홍영표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톱뉴스로 다루고, 이어 14일에도 “개성공단 임금 70%, 노동당 서기실에 상납”이라는 제목의 톱 뉴스에서 홍 장관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날 홍 장관이 ‘개성공단 자금이 핵 개발 자금으로 유입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을 바꿨음에도 톱뉴스가 아닌 세 번째 리포트에서 해당 소식을 전했다.

지난 2월14일 SBS 8뉴스 갈무리.
또한 SBS는 지난 1월22일 이후 2월14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8뉴스’에서 SBS 보도본부장 출신의 최금락 새누리당 예비후보 관련 소식을 전해 “뉴스 보도를 최 후보의 선거운동에 동원한 명백한 보도준칙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관련기사 : SBS 출신 최금락, SBS 뉴스에 자주 뜨는 이유는?)

이대욱 언론노조 SBS본부 공정방송위원장은 “현재 SBS의 공정성은 욕 안 먹을 정도의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수준인데 정책 부분에서 비판적, 심층적 뉴스가 부족하고 정치적 무관심을 심화하는 보도를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총선 이후에는 청와대발 기사에 주안점을 두고 문제제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