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대라는 힘의 논리, 선거 끝나고도 유효한가”
“선거연대라는 힘의 논리, 선거 끝나고도 유효한가”
[인터뷰] 고양갑 출마 노동당 신지혜 후보 "진짜로 살고 싶은 세상에 투표하라"

경기 고양갑 선거구인 화정역에 내리면 큰 현수막 두 개가 먼저 보인다. ‘기호 1번’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와 ‘현역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현수막이다. 고양갑은 18대에는 손범규 후보가, 19대에는 최소득표 차이인 170표로 심상정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다. 언론에서도 두 후보의 격전을 위주로 소개된다. 그래서인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도 후보 등록 마감 3일전인 현재 22일 까지도 쉽사리 후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경기 고양갑에 박준 전 지역위원장을 지역구 후보자로 인준했다.) 

여기에 후보등록을 마친 세 번째 후보가 있다. 신지혜 노동당 후보다. 2012년부터 화정동에 살았다는 신지혜 후보는 18대, 19대 격전의 현장에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5년 동안 화정동의 주택단지에서 ‘내 생애 첫 정착’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건물 밖 100m에서도 보일 것 같은 다른 두 후보의 사무실과 달리 신지혜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21일 오후화정역의 한 비즈니스 센터에서 신지혜 후보를 만났다.

▲ 21일 오후 화정역 근처 비즈니스 센터에서 신지혜 노동당 후보를 만났다. 사진= 정민경 기자
- 노동당이 나와서 일여다야 국면을 만든다는 지적은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우리 지역에서 심상정 의원이 이미 3선에 도전하고 계시고 손범규 후보도 2선 국회의원이시다. 또 고양갑의 선거가 ‘누가 될 것인가?’에 초점이 가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 두 후보를 보면 손범규 후보는 ‘중앙정부를 움직이는 힘’을 주장하고 있고 심상정 후보 역시 ‘힘센 삼선의원이 필요합니다’며 힘 대결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힘 대결에서는 그동안 우리를 대변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정치에 실망하고 투표장에 가지 않았던 사람들을 설득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늘 투표장에 가지 않는 사람들을 탓하면서 정작 왜 투표장에 가지 않는지, 가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저는 지금 이 선거에서 호명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거다.

-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는 지적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의 삶의 변화를 위해서라면 진짜로 살고 싶은 세상에 투표하시라고 호소하고 싶다. 선거연대는 결국 힘의 논리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이야기가 끝나버린다. 정말로 야당이면 이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여러 정당이 이야기했었던 정책들이 실현되기 위한 공통의 행동들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우선은 국민의 의사가 모두 국회에서 녹아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바꾸는 데 힘을 쏟았으면 좋겠다.”

-최고격전지인 고양갑이다. 왜 이 지역을 선택했나.

당적인 입장을 먼저 말하자면 노동당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재연 도의원이 의정활동을 했다. 그 이후에 2014년 낙선을 하긴 했지만 큰 득표를 받았다. 지역주민들께 약속하고서 받았던 한 표에 대해 이 지역에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서 꾸준히 화정역 광장에서 선전전을 해왔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출마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사람들의 삶을 바꿔나갈 수 있는 정치를 지속해서 하고 싶어서다. (얼마나 이 지역에서 산 건가?) 2012년부터다.

- 이 지역에 5년 정도 산 건데 어떤 애정이 있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다. 초등학교 때 5개의 초등학교에 다닐 정도로 이사를 많이 했다. 중고등학교 때도 4번 정도 이사를 했다.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면서도 기숙사, 원룸 이런 식으로 1년에 한 번씩 집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이제는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때마침 살게 된 곳이 화정이었다. 5년간 살면서 그토록 원했던 ‘정착’의 느낌을 받아서 애정이 간다. 요새는 단골집도 생기고 심심할 때 동네친구의 집에 놀러 가기도 한다.

- 선거가 23일 남았는데 지역을 좀 돌아봤나?

“아직 본격적인 유세를 할 수 없는 기간이라 출근길과 퇴근길에 인사드리고, 상가들에 돌아다니면서 인사하고 있다. 예비홍보물을 만들어서 유권자의 10%에 해당하는 가구에 보낼 수 있기에, 예비홍보물을 공들여 만들어 보냈다.”

▲ 선거구 지역에서 시민과 만나고 있는 신지혜 노동당 후보. 사진=신지혜 후보 페이스북
- 홍보물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사실 처음 해보는 선거라 정보가 많지 않았다. 국회의원 한 분들에 비해 주민들의 주소를 모르고 있었다. 선관위에 요청해서 일단 20~30대 가구주들을 대상으로 주소를 받아서 홍보물을 보냈다. 우리 홍보물 뒤페이지를 보면 체크카드 모양이 있다. 노동당의 가장 큰 공약이 기본소득, 모든 국민에게 3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정책인데 정책 내용을 와 닿게 하려고 체크카드 모양으로 만들었다. 40대 이상은 홍보물을 뿌리지 않았는데 어느 날 한 할머니께서 전화가 와서 이 카드 신청하면 주는 거냐고 물어봤다. 한 달에 30만원 주는 체크카드 신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그래서 열심히 정책을 홍보한 일이 있다.”

- 실제로 30만원을 주는 공약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기본소득 정책을 보고 가장 열광하는 분들은 청년들이나 청소년들이다. 열망과 동시에 ‘이게 진짜 가능해요?’ 라고 묻는다. 그때 재벌 기업이 지금 내야 할 세금을 덜 내고 있는데 세금을 제대로 내기만 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한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기본소득 정책이 실현되려면 여러 시스템을 고쳐나갈 수밖에 없는, 엄청난 제도다. 우선 선별적 복지에도 맞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지금 많은 복지시스템이 가족을 중심으로 짜여있는데 이를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런 변화가 오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에 열망하는 힘들이 모여야 한다.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 사람들이 원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을 지급하는 것보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 시스템을 탄탄하게 만드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 있다.

“노동당의 기본소득 정책은 기본적으로 사회복지를 훨씬 더 강화한 상황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의료‧교육 등의 복지를 다시 민간에 맡기자는 게 아니다. 복지가 더 강화가 됐을 때 기본소득이 함께 받쳐져야한다고 주장하는 거다. 기본소득을 하는 대신에 우리의 지금 복지를 축소하자는 것이 아니다.

또 기본소득 정책은 보편적 복지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복지의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다른 오해가 있는 게, 기본소득이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를 확장하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이긴하지만 ‘모든 사람이 완전히 다 똑같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노동이 더 어려운 사람에게는 추가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사각지대를 없애고, 재분배가 제대로 되기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의 복지는 사람을 선별한다. 수많은 사람을 선별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고 선별기준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복지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런 시스템은 사람들을 낙인찍고, 지금의 상황에 머무르게 하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데 기본소득이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기본소득 정책 외에 주민들이 원하는 지역 정책은 어떤 것이 있나? 다른 두 후보는 지역발전 공약들이 많던데.

“발전되는 것이란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나온 여러 가지 공약들에서 보면, 뭔가를 새로 짓는 것이 굉장히 많다. 고양갑의 큰 민원인 교통공약에 대해서도 지하철역 신설이 주요하다.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주변에 지하철역을 만드는 것은 집값이 오르는 문제와 연결돼있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고양시 절반이 세입자다. 정말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철역을 만들 게 아니라 역과 사람들이 사는 집의 거리를 단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마을버스를 직영화해서 불편하지 않게 지금 있는 지하철역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환경적 측면에서도, 생활의 편리 부분에서도 훨씬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관련된 공약을 준비 중이다.”

- 보통 진보정당은 지역발전에 부정적이라는 생각이 많다. 노동당에 내세우는 지역공약은 어떤 것인가?

“제가 생각하는 발전이란 결국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현안공약을 준비했다. 예를들면 고양시의 정수장 옆에 골프장이 증설될 예정이다. 골프장이 증설되면 정수장과 300m도 떨어지지 않는 곳에 골프장이 닿게 된다. 골프장은 매일 엄청난 양의 농약을 뿌린다.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게 유지하기 위해 골프장을 증설하지 않도록 막겠다는 공약이 있다. 또 광명에서 파주까지 민자 고속도로를 짓는다는 기공식을 했다. 공사과정이나 고속도로 설계 위치를 봤을 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을 지나가게 된다. 이런 공사들을 막겠다는 공약이 있다.

-중장년층이 청년 후보에게 투표할까? 청년 후보로서 돌아다니니 중장년층의 반응이 어떤가.

“4050 부모세대가 저에게 보내는 반응을 생각해봤을 때 첫 번째가 ‘우리 아들딸보다 어리네’ 이런 반응이 있고 ‘그래 이제 젊은 사람이 한번 해야지’이런 반응도 있다. ‘우리 아들보다 어리네’ 이런 표현은 불신이 있는 것 같다. 아들딸 친구가 그런 것들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신인 것 같다. 이런 불신을 뚫고 다가가는 방법은 계속해서 유세할 때도 주장할 것이지만 청년이 겪고 있는 문제가 청년들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의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부모가 겪고 있는 문제가 청년들의 문제로 나타나 더 심각하게 두드러지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지혜에게 투표하는 것은 사람들의 소득을, 안정적인 일자리를, 일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를 가장 많이 와 닿고 가장 원하는 것은 청년세대이겠지만 다른 세대가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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