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엠바고 파기 기자 출입정지 논란
유엔 대북제재 엠바고 파기 기자 출입정지 논란
동아일보 외교부 출입기자 3개월 출입정지… “안보리 결의 채택 전에 보도” 재고 요청

북한 핵실험과 로켓 개발 핵심 인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됐다는 보도를 낸 동아일보의 기자가 엠바고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기자실 출입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9일자 1면 기사 <北 이만건(군수공업부장) 유철우(우주개발국장) 등 미사일 개발자 제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만건 군수공업부장, 유철우 우주개발국장 등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핵심 인물을 대북제재 대상에 다수 포함한 사실이 대북 제재 결의 문안으로 확인됐다”며 “또 마레이징강(鋼)과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주파수 변조기 등 관련 품목도 금수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보도 전날(28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입수해 보도했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은 모두 17명이며, 핵·미사일 담당자는 4명”이라며 이만건 군수공업부장(미사일 개발 최측근), 유철우 우주개발국장, 현광일 과학개발국장,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등을 거론했다.

이를 두고 외교부 출입기자단은 보도가 나온 당일 열린 기자단 회의에서 동아 보도가 엠바고 파기이며, 이에 따른 기자단 출입 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표결로 결정했다.

동아일보가 보도한 내용 가운데, 외교부와 기자단의 엠바고 합의를 파기한 부분은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의 주요 내용 뿐 아니라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일부 인사를 언급한 내용이라고 기자단 관계자가 전했다. 외교부도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이미 엠바고를 전제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기자단은 동아가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되기 전에 보도했기 때문에 엠바고를 파기했다고 판단했다.

▲ 동아일보 2월29일자 1면
외교부 기자단 소속의 한 출입기자는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동아가 보도한 내용은 외교부에서 엠바고를 전제로 해서 브리핑을 받은 사항으로, 엠바고 해제 역시 결의안 채택 시점으로 취재원과 기자단이 약속을 했다”며 “하지만 결의안이 채택되기 전에 임의로 보도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자단은 이날 다수의 기자 요청에 따라 회의를 열어 표결을 통해 엠바고 파기여부를 결정한 뒤 징계수위도 결정했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기자단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이 사안이 과연 중차대한 엠바고 파기인 것인지, 중징계가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외교부 기자단 소속의 이 기자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의 경우 우리 나라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15개 이사국의 동의를 거쳐 채택하는 절차가 있는데, 임의로 기사가 나가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맞지 않고, 대외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보도의 잘잘못에 대해 해당 언론사가 책임지면 될 일이지 기자단에게 타 언론사의 책임을 물을 권한이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이 기자는 “해당 매체가 원해서 가입한 기자단의 운영 규정과 규칙에 대해 회원사로서 지킬 의무가 있다”며 “엠바고는 전세계의 취재원이 편의상 운영하고 있는 제도로 파기 권한 여부를 따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자가 외교적 대외신뢰도까지 신경써야 하느냐는 지적에 대해 이 기자는 “대외신뢰도 하락은 국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데 기자도 신경쓸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동아일보 기자는 기자단 결정 직후 재고해달라는 요청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단은 재고요청을 기자단에 공식으로 제출한 것이 아니며, 기자단에 재심(재논의) 규정도 없다는 입장이라고 이 기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기사를 쓴 동아 기자는 미디어오늘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조숭호 동아일보 기자는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어떠한 내 얘기도 인용되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 해군이 지난달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정박중인 통영함 함미 선상에서 북한 로켓 잔해 추정 수거물을 공개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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