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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중단, 테러방지법 원안 그대로 통과 전망
필리버스터 중단, 테러방지법 원안 그대로 통과 전망
[아침신문 솎아보기] ‘발목잡는 야당’ 역풍에 선거 참패 우려? 김종인·박영선 등 비대위 결정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물러났다.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을 저지하기 위한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29일 밤 긴급히 결정된 내용이라 3월1일 오전 아침신문에는 간단한 스트레이트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7일 만에 중단된 필리버스터…이유는 ‘역풍’

더민주는 29일 밤 심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1일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어 필리버스터 중단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비대위 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필리버스터를 고수하자는 이종걸 원내대표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가 심야 비대위를 가동해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한 이유는 ‘역풍’을 우려한 탓이다. 경향신문은 “더민주로선 테러방지법 수정 요구에 새누리당이 꿈쩍도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버스터 장기화에 따른 역풍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더 이상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미루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테러방지법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한정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여론의 부담’을 중단 이유로 들었다. ‘그냥 물러설 순 없다’는 명분과 ‘선거구 획정’을 해야 한다는 현실론 사이에서 현실론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동아는 “지지층 결집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선거구 획정안 처리 지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현실과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에 대한 아무런 수정 없이 종료할 수 없다는 명분 사이에서 결국 현실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 동아일보 3면

한국일보 역시 “개성공단 이슈 이후 여당이 친 ‘발목 잡는 야당’ 프레임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테러방지법을 저지하겠다고 필리버스터로 선거법 처리를 가로막는 ‘자가당착’에 빠질 경우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버텨도 3월 10일 이후 곧바로 소집되는 3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이 처리될 수밖에 없는 국회법 조항도 고민을 깊게 하는 대목”이라는 더민주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필리버스터가 ‘인터넷상’에서만 열광적으로 벌어졌을 뿐이라는 점을 짚었다. 조선은 “필리버스터에 대해 야당 지지자들이 인터넷상에서 열광하는 것과 달리 유권자 전체의 평가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한국갤럽이 2월 26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새누리당 42%, 더불어민주당 19%, 국민의당 8%였다. 필리버스터가 정당 지지율에 거의 변화를 주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은 또한 “2월 29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에서도 새누리당 43.5%, 더민주 26.7%, 국민의당 12.1%였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정체였고 새누리당은 지난주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며 “필리버스터를 통한 지지율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무슨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한 표정으로 필리버스터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꼴불견 작태마저 보여 왔다. 또 테러방지법과 직간접적으로 전혀 관계없는 개인 소회나 밝히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며 “우리 사회 일각에서 관심을 보이자 마치 필리버스터가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라고 필리버스터 열풍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3월1일 지면 사설은 맥락상 더민주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선언하기 이전에 쓴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더민주는 조선일보의 충고를 이행한 셈이 됐다. 조선은 사설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겠다는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합법적 행위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천재지변'이나 '국가비상사태'로 제한돼 있는 직권상정을 다소 무리하게 테러방지법에 적용한 것이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부른 측면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문제는 필리버스터가 선거법 처리까지 가로막았던 상황이 옳은 일이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의 고민점이다.

조선일보는 또한 “국정원의 권한 남용과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야당의 주장도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다”며 “야당은 선거법과 함께 이 법안도 함께 통과시킨 뒤 조그만한 부작용이라도 발생하면 그때 가서 관련자를 엄벌하고 법안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순리”라고 제안했다. 더민주는 이 길을 선택했다. 박영선 비대위원은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테러방지법 수정안을 내고 우리 스스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소수 야당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총선 때 과반 이상 달라고 마지막 호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일보 27면


김종인‧박영선이 주도한 필리버스터 중단

필리버스터 중단은 심야 비대위에서 결정됐다. 29일 오후 열린 의원총회 때만 해도 이 원내대표는 “양당이 합의해 본회의를 정회한 후 선거법을 처리하고 다시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필리버스터를 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은 심야 비대위 회의에서 뒤집혔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이제 중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국민들에게 총선 이후 테러방지법 개정을 약속하는 방식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세계일보는 “일부 비대위원들도 선거구 획정안의 최우선 처리를 요구했던 더민주가 선거법을 지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중단을 강하게 요구한 또 다른 인물은 박영선 의원이다. 비대위 참석자에 따르면 박 의원은 “내일(1일) 조간신문에 ‘선거법 발목을 잡은 야당’이라고 새까맣게 쓰지 않겠느냐. 오늘(29일) 자정에라도 필리버스터를 중단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2012년 총선 때를 생각해봐라. 고집하다가 결국 선거에서 지지 않았느냐”고도 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당 관계자의 말을 빌려 “나꼼수 김용민 당시 후보의 ‘막말’ 논란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가 선거 역풍을 맞았던 걸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선 의원총회에서는 필리버스터 지속과 중단을 두고 찬반양론이 오가다가 결국 당 지도부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비대위의 요구를 받아들인 셈이다.

의원총회에서도 필리버스터 중단을 요구한 의원들이 있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전북 3선인 최규성 의원은 “선거법 때문에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 주면 고개를 못 든다”며 “(2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10일까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싸워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 전략공천위원장인 김성곤 의원은 “후보 신청도 받고 심사도 해야 되는데 못하고 있어 압박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10일까지 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오늘 바로 중단하면 개혁 성향 유권자는 (야당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는 신중론을 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더민주 의원들은 ‘명분 있는 중단’의 방법으로 이 원내대표의 마지막 필리버스터를 제안했다. 민병두 의원은 “내일(1일) 우리 스스로 필리버스터를 정리하고 과거 국정교과서를 막지 못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적은 의석 때문에) 테러방지법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이 원내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를 통해 대국민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또한 “과거 선거의 전례를 보면 ‘이념 전쟁’으로는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었다”며 “김종인이라는 경제전문가를 ‘캐스팅’해온 상황에서 (테러방지법 등) 이념 전쟁으로 싸우는 것도 맞는 전략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 중앙일보 3면

결과적으로 ‘테러방지법 하나도 못 고친다’고 버티던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동아일보는 “새누리당은 더민주당을 다양한 방법으로 압박했다”고 분석했다. 그 전략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국가정보원이 지금의 테러방지법보다 더 큰 권한을 가진 법을 추진했다는 점 강조 △본회의장 밖 발언이 허위사실일 경우 법적 대응 기조 △더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필리버스터 본회의 사회를 맡은 것에 대해서는 국회법 위반이라는 비판 등으로 다양했다.

한편 이날 필리버스터 중단이 긴급하게 결정된 만큼, 아침신문은 풍부하게 관련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한겨레에는 1면에 ‘선거법 처리 난항’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을 뿐 필리버스터 중단 관련 소식이 없었고, 세계일보는 1면이 비대위에서 중단을 요구했다는 소식만 실렸다.

▲ 세계일보 1면


그 외에도 서울신문 등에는 1면에 필리버스터 중단이 결정됐다는 짤막한 스트레이트 기사만 실렸다. 조선일보와 1면과 5면에 관련한 짤막한 기사만 실렸다. 주요 10대 아침신문 사설에도 관련 소식이 실리지 못했다.

또 찌라시 전한 김무성? 살생부 논란 사과로 끝날까

새누리당이 다시 한 번 공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논란은 비박계인 정두언 의원이 ‘현역 의원 40명 살생부’에 대해 김무성 대표가 언급했다고 폭로하면서 벌어졌다. 김무성 대표가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씨가 꺼질 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는 29일 오후 기자들 앞에서 최고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읽었다.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최고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정 의원에게 전한 내용이 ‘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떠돌아다니는 이야기에 대해서 제가 정 의원한테 이야기한 사실”이라며 “문건을 받은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문이 김 대표의 사과로 일단락될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이 소문으로 결론 지은 살생부에는 40여명의 현역 의원들이 포함돼 있다. 친박계 서청원, 이인제, 서상기, 김태환, 안홍준 등 중진 의원들과 이재오, 정두언, 유승민, 김용태 등 비박계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경향신문은 “친박계 중진을 ‘희생’시키면서, ‘비박계 솎아내기’로 가는 친박계의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번 살생부 논란에서 친박 계와 비박 계 모두가 서로를 향해 칼날을 세웠다. 새누리당 최고위는 살생부는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 냈지만 당대표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언급한 것 자체는 ‘부적절한 행위’라 판단했다. 이는 친박 계의 김무성 대표에 대한 공격 포인트다.

국민일보는 “살생부 진위와 상관없이 김 대표가 직접 비주류 중진 의원을 만나 ‘공천에 대한 검은 음모’를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라며 “공정한 공천 관리를 약속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도 당대표가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직접 의혹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친박계는 앞서 김 대표에 대해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고까지 요구했다.

친박 계는 이번 사태를 두고 김 대표의 ‘자작극’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가 친박계와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한다는 ‘그림’을 만들고, 이를 통한 공격을 준비했다는 것.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 대표라는 사람이 자작극을 만들어 청와대와 우리(친박계)를 부도덕한 사람들인 양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 중앙일보 4면


비박계는 “아니 땐 굴둑에 연기 나겠나”라는 입장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대표와 측근들은 2월 27일 비공개 회동에서 논란이 계속될 경우 친박계를 향해 고강도 발언을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의총 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고 했다.

진화 여부에 무관하게 김 대표는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됐다. 김 대표는 향간에 떠도는 이야기, 찌라시를 보고 정 의원에게 이에 대해 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대선 때 NLL 대화록을 찌라시에서 보고 공개했다는 해명과 겹치면서 김 대표는 궁지에 몰릴 때마다 ‘찌라시에서 봤다’고 해명한다는 오명을 안게 됐다.

조선일보는 친박과 비박을 싸잡아 비난했다. 조선은 “이번 살생부 파문은 양 진영의 '밥그릇 싸움'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예견된 재앙이었다. '살생부'와 관련해 누가 거짓말을 했든 집권 여당 전체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식어 가고 있다”며 “야당은 인물과 정책에서 파격과 절실함을 보여주는데 우리는 당 차원의 민생 의제 하나 없고 안에서 총질만 하고 있다. 중앙당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매일 몇천 표씩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수도권 지역 출마자들의 말을
전했다.

한편 살생부 파문을 폭로한 정두언 의원은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청와대 개입설, 친박(친박근혜)계 실세 개입설 등 두 가지 버전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이번 살생부 파문에 직접 개입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의원은 살생부의 출처에 대해 “첫째 버전은 김무성 대표의 한 측근이 한 언론에 ‘청와대 관계자가 공천탈락자 명단을 김 대표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두 번째 출처에 대해 “김 대표를 자문하는 한 교수가 나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교수가 ‘여권 최고 실세가 명단을 김 대표에게 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실세는 현재 공천 주도권을 놓고 김 대표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3월 1일자 아침종합신문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잊지 않았습니다”>
국민일보 <野 ‘필리버스터 중단’ 결론>
동아일보 <더민주 필리버스터 오늘 중단>
서울신문 <한‧미 ‘우주협력협정’ 2020년 달탐사 탄력>
세계일보 <여 ‘살생부’ 충돌 일단 봉합 국면>
조선일보 <더민주, 필리버스터 오늘 중단>
중앙일보 <더민주, 오늘 필리버스터 끝낸다>
한겨레 <박정희 유신 축소…전두환 ‘독재’ 빠졌다>
한국일보 <노인‧자영업자 ‘소득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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