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을 자막으로 써 논란이 된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해당 프로그램에 법정제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6일 오후 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채널A가 지난달 11일 시사토크프로그램 ‘직언직설’에 대해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주의(벌점 1점)’의견으로 전체회의에 회부했다.

앞서 채널A는 지난달 11일 시사토크프로그램 ‘직언직설’에서 신 회장 발언을 생방송으로 전하며 “아버님을 많이 존경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아버니므르 많이 존겨하고 있스므니다’라는 자막으로, “가족의 문제는 별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카족의 문제는 별또라고 생각하고 있스므니다’라는 자막으로 내보냈다. 해당 자막은 롯데그룹의 국적논란을 이용한 지나친 희화화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관련기사: 채널A, 신동빈 “있으므니다” 조롱자막 논란)

   
▲ 11일자 채널A '직언직설' 보도화면 갈무리.
 

이날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이기홍 채널A 보도본부 부본부장은 “방송당시 롯데 신 회장이 기자회견을 한 직후였고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는 문제가 뜨거운 이슈였던 그 당시 상황을 고려해주시기를 당부드리겠다”면서 “발견 즉시 바로 중단하고 제작진을 불러서 엄중히 문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부본부장은 “언론인으로서 굉장히 잘못된 보도인 건 맞지만 법을 위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심의위원들은 여야 가리지 않고 해당 프로그램을 중징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추천 함귀용 위원은 “방송에서 사투리를 쓰는 경우 자막에서 표준어로 바꿔 내보내는데 신 회장의 억양을 본인이 말한 것보다 더 자극적인 표현으로 자막을 내보낸 것은 희화화한 것뿐이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도 ‘주의’제재로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7월5일 방영된 ‘이봉규의 정치옥타곤’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상황을 가정하고 대담을 나누던 중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이 “문재인 대표가 대통령이 됐다면 국가보안법이 폐지돼 (황선‧신은미 씨 등이) 북한에 자유자재로 왔다갔다 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 7월5일자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보도화면 갈무리.
 

이날 의견진술을 한 이창하 TV조선 시사제작팀 차장은 “정치옥타곤 프로그램은 딱딱한 전통 시사 프로그램의 방식을 고수하기 보다는 사안을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했다”면서 “전체 방송의 흐름을 보면 (차 전 의원의 발언에) 반대의견도 있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심사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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