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글을 써 공직자로서 정치 중립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07년 10월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하느님 편에서 보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요즘 한나라당에서는 경선후보들 사이에 검증공방이 한창이고, 그 과정에서 소위 네거티브 전술도 종종 등장하여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유력한 경선후보 중의 한 분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선 경쟁은 몹시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세상 사람들이 크리스천이 왜 그런 모습을 보이느냐고 질책하지 않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썼다.

황 후보자가 말한 '추한 모습의 독실한 크리스천'은 당시 이명박 후보를 말한다. 

지난 2007년 대통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경선 롤 공방을 벌이면서 서로를 공격했고 특히 이명박 후보 캠프는 고 최태민 목사와 박근헤 후보의 사생활 의혹을 제기해 파장을 일으켰다.

황 후보자가 말한 네거티브 전술도 이명박 후보의 박근혜 후보 사생활 의혹 제기를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황 후보자가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네거티브 전술을 비판한 대목인데 황 후보자의 경력 사항에 따르면 당시 황 후보자는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장을 맡고 있어서 정치적 중립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의 정치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도 교육적, 종교적, 직업적인 기관 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그 구성원에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를 비판한 것이 적극적인 정치운동에 해당되는지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황 후보자는 이명박 후보를 비난하면서 "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당장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적 이해관계의 다급함 때문에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종교적인 입장으로 결론을 맺었다.

황 후보자는 "우리 교단 안에서도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목회자 또는 지도자들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며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분쟁과 갈등은 이를 제기하는 사람만 있으면 누구든지 그 상대방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분쟁의 당사자가 된 것 자체가 비판의 대상은 아닐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분쟁을 제기하는 쪽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습관적으로 분쟁을 제기하거나, 다툼과 갈등을 지속하거나 또는 너무 자주 그 상대방이 되는 분들은 교단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후보의 박근헤 후보 네거티브 공세를 언급하며 교회 내부 갈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황 후보자는 2012년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 현실법과 종교 문제가 충돌할 때 종교의 편에 섰던 입장을 밝혔는데 해당 글에서도 종교 편향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황 후보자는 "크리스천이라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매사를 하나님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법률적으로는 어떻고, 정치적으로는 어떻고, 윤리적으로는 어떻고, 사리상은 어떻고, 심지어는 교리적으로는 어떻고 여부를 떠나, 정말 철저히 떠나, 과연 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시는가를 나의 입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장에서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로그의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종교적 편향성에 더해 황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내용에 해당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황 후보자는 독실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다. 같은 기독교 신자를 비난 할만큼 그 당시부터 친박과 연계가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경선 당시 올린 글이어서 공안 검사로서 정치 중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